차박을 떠나기 위해 온라인 카페나 서적을 참고하다 보면 넘쳐나는 정보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 준비 물품부터 추천 장소, 참고하면 좋은 자료, 차박 용어까지 초보 차박러를 위한 맞춤 가이드.
Point 1.
차의 종류에 따른 잠자리 세팅
차박은 먹고 자고 노는 모든 것이 차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보통 6~7시간 이상 잠을 자기에 편안한 잠자리를 확보해야 하는 데, 몸을 눕힐 수 있는 공간 마련에 필요한 장비는 차종에 따라 달라진다. 공간 활용도가 높은 SUV나 패밀리카로 불리는 미니밴인 경우엔 에어매트를 준비해보자. 2, 3열 좌석의 등받이를 눕혀 평평하게 만든 후 에어매트를 깔면 트렁크 바닥과의 낙차가 보완되어 아늑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뒷좌석이 눕혀지지 않는 세단이나 공간이 협소한 소형차라면 루프톱 텐트를 설치하는 걸 추천한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앞으로 밀고 등받이를 접은 상태에서 빈 곳을 메우고 차박용 침대를 놓아 잠자리를 만들 수 있지만 3인 가족에게는 비좁다. 루프톱 텐트는 개방감이 뛰어날 뿐 아니라 넓은 시야가 확보되어 자연경관을 감상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다만 차량 지붕 위에 얹는 방식으로 한번 설치하면 해체하기가 쉽지 않다. 캠핑을 가지 않을 때에도 설치한 채 차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연비 감소, 풍절음 발생, 층고가 낮은 주차장 이용 시 제약이 따른다는 점을 고려해 구입을 결정한다.
Point 2.
차에서 화기사용은 금물! 안전 수칙 준수
음식을 준비하거나 여름과 겨울에 냉·난방기를 작동하려면 가스와 전기 사용이 불가피하다. 부주의할 경우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유의사항을 반드시 숙지한다. 보통 간과하는 점이 차량이나 텐트 안에서 가스버너를 사용하는 것. 밀폐된 장소에서는 일산화탄소의 노출 위험이 크므로 창문이나 한쪽 출입구를 개방해 바람이 통하게 한다. 과대 불판 사용, 무더운 날 부탄가스 가열 사고도 잦으므로 주의한다. 또 날씨가 덥거나 추울 때 문을 닫은 채 에어컨이나 히터를 틀고 잠들면 바깥공기가 유입되지 않아 산소 결핍이 생길 수 있다. 가급적 냉·난방기는 끄고 잠들되 꼭 틀어야 한다면 창문을 살짝 열어 환기한다. 이 밖에도 아이들을 위해 텐트나 타프를 고정하는 말뚝은 깊숙이 박아 이동 시 발에 걸리는 사고를 예방하고, 야광이나 LED 등이 들어오는 스트링 가드너로 줄이 있는 위치를 표시해두면 좋다.
Point 3.
올바른 차박 매너 익히기
차박의 가장 큰 매력은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고즈넉한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 주변 사람들을 배려해 늦은 시간까지 음악을 크게 틀거나 아이들과 소란스럽게 뛰어놀며 피해를 주는 일은 삼가자. 용변이 급한 아이에게 노상 방뇨를 하게 하는 것도 실례. 노지 캠핑 시 사용하는 이동식 변기를 준비하면 급하게 화장실을 찾지 않아도 된다. 용변 분해제를 이용하면 뒤처리도 한결 수월해지니 참고할 것. 머문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도 기본 중의 기본. 짐을 간소화하려고 일회용품을 많이 쓰면 페트병, 포장용기 등이 쏟아져 나오기 십상이다. 가급적 일회용품 사용은 자제하고 쓰레기 배출은 최소화한다. 어쩔 수 없이 생긴 쓰레기는 해당 지역의 쓰레기봉투를 구입해 분리배출하고 버릴 곳이 마땅치 않다면 집으로 가져오는 방법을 택한다.
Point 4.
첫 차박은 안전한 캠핑장에서
‘차를 세울 수 있으면 어디든 숙소가 된다’는 점이 차박의 묘미라지만 아이와 함께한다면 비교적 깨끗하고 안전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추천한다. 특히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초보자라면 화장실, 샤워실, 개수대, 매점 등의 편의시설과 전기시설을 갖춘 ‘오토캠핑장’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용료를 지불하고 할당된 구역만을 사용해야 하지만, 보안상 안전하고 파쇄석으로 바닥을 다져놓아 비나 눈이 오는 날에도 안심하고 지낼 수 있다. 경력이 어느 정도 쌓였다면 노지 차박에 도전해보자. 이때 장소를 고르는 데 있어 신중함이 필요하다. 초보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장소 선정이다. 탁 트인 공간이면 무조건 차박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국의 도립·시립·군립 공원과 국립공원, 국유림, 임산 도로, 사유지, 방파제에서는 금지된다. 또 지자체마다 조례에 따라 취사를 금지하는 곳이 있으니 사전 확인은 필수다.
2023년 앙쥬 4월호
기획·글 앙쥬 편집부 담당 에디터 류신애 내용·사진출처 앙쥬 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