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 9가 남자도 맞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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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의 감염 질환이 남성의 질병으로 확대되면서 남녀 구분 없이 예방접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의 전염은 원인이 명확하고, 성매개 감염이라는 경로 또한 확실하게 밝혀진 만큼 적극적인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필요하다.

자궁경부암의 주원인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두 번째로 발병률이 높다. 국내에서만 한 해 900여 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 하지만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유일한 여성 암으로 꼽히기도 한다.

자궁경부암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인 HPV가 주원인이다. HPV(Human Papilloma Virus)는 파필로마 바이러스과(Papillomavirus family)에 속하는 DNA 바이러스로 현재까지 알려진 100여 종 중 40여 종이 생식기관에서 발견된다. 아직 감염경로가 완전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대부분 성관계를 통해 감염된다.

HPV 감염에 따른 질환들

고위험군 HPV는 자궁경부암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궁경부암 외에도 남녀 모두에게 여러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HPV는 크게 사마귀와 암을 일으키는 두 종류로 나뉜다.

여성의 경우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등을 발생시키며 남성에게는 음경의 귀두부나 포피에 발생하는 음경암과 항문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흔히 성기 사마귀, 생식기 사마귀라고 부르는 첨규콘딜롬(콘딜로마)은 남녀 모두에게 생길 수 있는 질병으로 저위험군 HPV인 6형과 11형 등에 의해 발생한다. 손발에 생기는 사마귀와 비슷한 모양의 사마귀가 생기는 이 질환은 성관계에 의해 감염되는데, 콘돔을 사용해도 100% 예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필요한 HPV 백신 접종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HPV가 포함되어 만 12세 여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국가예방접종 사업은 그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대상과 범위가 달라진다. 우리나라는 일차적으로 여성의 자궁경부암 예방을 목표로 사업이 시행됐기 때문에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알려지게 됐다. 당시 남성의 음경암 발생률이 낮다는 점, 또 여성의 접종률이 높을 경우 남성이 접종하지 않아도 유병률 자체가 낮아진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음경암 발생 건수는 2019년 208건으로 같은 해 자궁경부암 발생 건수 2만 3,564건에 비해 현저히 낮다. 하지만 질병관리청 감염병 감시 연보에 따르면 첨규콘딜롬의 경우 2015년 남성 2,042건, 여성 1,442건에서 2019년 남성 3,829건, 여성 2,155건으로 특히 남성의 발생률이 많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 등 에서 남성의 HPV 백신접종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 호주, 캐나다, 오스트리아, 스위스, 영국, 덴마크 등에서는 남녀 청소년 전부를 대상으로 예방접종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남성도 HPV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가예방접종을 18세 미만 남녀로 확대하는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자궁경부암 백신을 왜 남자가 맞느냐’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다실9가 접종 시, 90% 이상 예방 효과

HPV 백신은 남녀 모두 성 경험 이전에 접종하는 것이 예방 효과가 크다. 가장 알맞은 연령은 9~13세로 이 시기에는 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고, 이 연령대 이후에 접종한다면 처음 접종하고 2개월 후에 2차, 6개월 후에 3차를 접종해야 한다. H PV 예방접종은 일반적으로 26세까지 권고되지만 이후에도 예방 효과는 있다. 미국 FDA는 접종을 만 45세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비용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10~20만 원대가 일반적. HPV 백신은 고위험군 2종을 예방하는 서바릭스, 고위험군 2종과 저위험군 2종을 예방하는 가다실4가, 고위험군 7종과 저위험군 2종을 예방하는 가다실9가가 있다.

접종 효과보다는 HPV 예방 범위에서 차이가 난다고 보면 된다. 단, 만 12세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예방접종은 서바릭스와 가다실4가만 포함된다. 현재 가장 많이 권장되고 있는 가다실9가의 경우 12년 추적검사에서 HPV 16형과 18형에 대해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Tip. 자궁경부암 발병률은 증가 추세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자궁경부암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15년 5만 4,368명에서 2019년 6만 2,671명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는데 10대의 경우 133%, 20대는 72%, 30대는 25%가 증가했다. 하지만 국가예방접종 완전 접종률은 60%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다.

기획·글 앙쥬 편집부 담당 에디터 황지선(프리랜서) 내용출처 앙쥬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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