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아동, 조기에 치료하면 더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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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기의 비만은 성인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비만은 대개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져 건강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조기 사망의 위험 요소로 꼽히기도 한다. 즉, 어린 시절의 비만이  건강과 수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비만 아동이 체중 감량을 위한 치료를 받았을 때 성인기 건강 문제 및 조기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만 아동, 일찍 치료 받는 게 좋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2020년 「플로스 메디신(PLOS Medicine)」을 통해 ‘비만 아동은 성인이 됐을 때 건강 문제로 인한 사망 위험이 더 높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최근 ‘아동기에 치료를 받을 경우 2형 당뇨, 고혈압 및 혈중 지질농도 이상을 겪을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소에서 밝힌 치료법에는 비만 아동을 비롯해 그 가족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행동 라이프스타일 치료’가 포함된다. 식단 관리, 운동 습관, 수면 패턴 등 생활습관 전반에 걸친 관리와 지원이 포함되는 총체적 접근법이다. 

연구팀은 ‘스웨덴 소아비만 치료 등록부(BORIS)’를 통해 유년기에 비만 치료를 받은 6,700여 명의 대상자를 선별했다. 대상자들의 건강 문제, 치료 기록, 사망 사례 등을 추적 조사한 결과, 비만 치료를 성실하게 따른 사람은 조기 사망 위험이 뚜렷하게 낮아졌음을 확인했다.

카롤린스카 연구소 수석 연구원인 에밀리아 해그먼 박사는 “이번 후속 연구는 비만 아동의 건강상 위험과 함께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례다”라며 “이른 시점부터 적절하게 개입할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고, 비만으로 인한 장기적 건강 위험을 낮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해그먼 박사는 “치료 후 체중 감량 상태를 유지해야만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어린 시절 비만이 위험한 이유

실제로 어린 시절의 비만은 성인기보다 더 위험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성장 및 발달이 진행 중인 시기에는 지방세포 역시 다른 양상을 띠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기 비만 환자에게서는 ‘증식형 지방세포’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성인기 비만에 나타나는 ‘비대형 지방세포’와 달리, 크기는 정상이지만 숫자가 많고 빠르게 증식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지방세포가 계속 증식할 경우 비만이 더 고도화되기 쉽다. 이 상태로 성인기에 이르게 되면 지방 세포 중 일부가 비대형으로 바뀔 수도 있다. 증식형 지방세포와 비대형 지방세포가 공존하는 상태의 심각한 비만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치료법 옵션도 제한된다. 두 가지 유형의 지방세포를 모두 제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치료 과정도 복잡하고 오래 걸릴 우려가 생긴다. 그 사이 비만으로 인한 만성 증상은 계속되며, 체내 손상도 그만큼 누적될 수 있다.

우울 및 불안은 별도 치료 필요

어린 시절의 비만은 신체적 건강 문제와 함께 정신적 건강 문제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성인기까지 이어질 우려가 있다. 어린 시절에는 별 문제가 없다가도 성인 이후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차이가 있다. 비만이었거나 비만 상태가 유지되는 경우 우울증이나 불안을 겪을 위험이 더 높은 것이다. 

「JAMA 소아과학(JAMA Pediatrics)」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조기 비만 치료를 받는다 해도 정신건강 문제는 해소할 수 없다. 비만 치료 여부와 관계 없이 비만이었던 적이 있다면 우울 및 불안을 겪을 위험은 동일하게 나타났다.

해그먼 박사는 “기존에는 체중 감량을 통해 우울 및 불안 증상도 완화할 수 있다고 믿어왔지만, 이제는 별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해그먼 박사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비만 치료 주사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연구 당시에는 이 약물이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하지는 못했다. 해그먼 박사는 “승인이 됐다 하더라도 어린이에게 약물을 투여하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배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박사는 “이 약물을 어린이에게 사용하는 쪽을 지지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어린이들은 대개 배고픔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비만 치료 주사제를 통해 배고픔을 완화시켜줄 수 있다는 이유다. 물론 이는 보조적인 수단이며, 여전히 생활습관 교정이 주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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