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수는 건강에 좋을까, 나쁠까? 한 마디로 딱 정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혈당 흡수를 돕고 신진대사 촉진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 효과가 크지는 않다는 것이 결론이다. 즉, 도움은 되지만 미미하다는 것. 오픈 액세스 저널인 「영국 의학저널 – 영양 예방과 건강(BMJ Nutrition Prevention & Health)」에 게재된 내용이다.
탄산수 효능, 소화 돕고 포만감 제공
탄산수는 물에 탄산가스가 섞인 것이다. 물에 이산화탄소를 인위적으로 주입, 용해시키면 탄산이 형성되는 원리를 이용해 탄산수가 들어진다. 탄산수가 위에 들어가게 되면, 상대적으로 낮은 압력과 높은 온도를 만나게 된다. 이로써 탄산수에 포함됐던 이산화탄소가 다시 기체 상태로 변하며 방출된다. 산성을 띠는 위 환경으로 인해 탄산이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위장 내 압력이 증가한다. 즉, 위에 음식이 많이 들어온 것과 같은 상황을 만들어 위벽을 자극함으로써 위액 분비를 촉진시킨다. 또한, 탄산수 기포가 음식물과 혼합되며 소화효소가 접촉할 수 있는 면적을 늘려주는 효과도 있다. 이로 인해 소화가 원활해질 수 있다.
한편, 위에서 방출된 이산화탄소로 인해 포만감이 유발될 수 있다. 식전에 탄산수를 마시면 포만감이 생겨 식사량을 줄일 수도 있다. 이러한 효과들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긴 하지만, ‘개인차’의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소화가 원활해지는 것도, 포만감을 느끼는 것도 사람에 따라 정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탄산수 효능, 혈당 조절도 된다?
한편, 해당 논문에서는 탄산수가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제기했다. 실제 혈당 측정을 통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을 수는 있지만 그 메커니즘이 정확한 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탄산수에 함유된 이산화탄소는 위 점막을 통해 흡수된 다음, 적혈구에서 중탄산염으로 전환된다. 중탄산염은 혈액의 pH를 조절해 알칼리성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중탄산염 농도가 증가하면 적혈구의 탄산탈수효소가 활성화된다.
중탄산염은 전체 대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특히 포도당 대사에 영향을 미친다. 중탄산염으로 활성화된 효소들은 포도당의 흡수 및 사용을 가속화하여 에너지 생산을 증가시킨다. 이것이 탄산수를 마심으로써 혈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론적 설명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입증됐다고 말하기에는 관련 연구가 부족하다.
탄산수, 효과는 있지만 미미하다
논문의 저자는 탄산수 음용을 ‘혈액투석’과 비교하는 방법으로 접근했다. 혈액투석은 신장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 혈액을 인위적으로 필터링해서 노폐물과 과도한 수분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이때 혈액의 pH를 조절하기 위해 알칼리성 물질을 추가하게 되며,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를 생성해 혈액의 산도를 조절하게 된다.
저자는 실제로 혈액투석을 임상 관찰한 결과, 혈액이 투석기를 통과하면서 혈당 수치가 떨어진다고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4시간 동안 혈액투석을 진행하면 약 48,000ml의 혈액이 투석기를 통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포도당은 약 9.5g 정도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했을 때, 탄산수를 마시는 것은 분명 혈당 흡수 및 소비가 촉진된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저자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혈액투석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도당 감소와 마찬가지로, 탄산수를 마셔서 얻게 되는 포도당 감소 효과도 극히 적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탄산수만 마신다고 해서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는 없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탄산수를 마시면 소화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복부 팽만, 가스 발생은 물론 위-식도 역류 질환이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일부 탄산수 제품은 당분이나 향료, 나트륨을 비롯한 첨가물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저자는 또한, 시중에서 널리 소비되는 탄산 음료의 경우는 탄산수와 전혀 별개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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