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내 지방, 적당 수준 넘으면 심장 건강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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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안에 ‘지방 주머니’가 있을 경우 심장마비나 심부전을 일으킬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된 연구 내용이다. 여기서 지방 주머니라는 것은, ‘근육 내 지방 침윤(Muscle Fat Infiltration, MFI)’ 정도가 심하고 근육 내 지방이 주머니처럼 뭉쳐있는 경우를 말한다.

근육 내 지방 많으면 심장 건강 위협

MFI 자체는 근육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현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근육 조직 내에 존재하는 지방의 양과 분포 형태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팀은 근육과 지방 유형을 분석하고, 이것이 심장의 미세 혈관 및 순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이 연구는 브리검 앤 위민스 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가슴통증이나 호흡곤란 증상을 겪고 있지만, 관상동맥 폐쇄 증상이 없는 환자 669명이 모집됐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3세, 여성이 약 70%, 남성이 약 30%였다. 백인 환자의 비율은 54%였다.

연구팀은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PET/CT 촬영을 실시해 심장 기능을 평가했다. 그리고 CT 스캔을 통해 각 환자의 체성분을 분석한 다음, 모든 환자의 동일한 부위에서 지방과 근육의 양이 각각 어느 정도인지, 지방이 어떻게 분포해 있는지를 측정했다.

체성분 분석 결과를 정량화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체 체성분 측정 결과와 근육 내 지방의 비율을 계산했다. 이를 ‘지방근 분율’이라고 정의한 다음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진행 결과, 근육에 지방 저장량이 많을수록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작은 혈관들이 손상(CMD)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장질환으로 사망하거나 입원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지방근 분율이 1% 증가할 때마다 CMD 위험은 2% 높아졌으며, 심각한 심장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7% 높아졌다.

근육 내 지방, 적정 수준 넘으면 문제

근육 내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은 생리적으로 정상이다. 이들은 운동 중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데, 특히 장시간 신체 활동이나 지구력을 요구하는 운동을 수행할 때 도움이 된다. 지방 자체가 에너지원으로서 효율이 좋기 때문에 오랜 시간 운동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때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근육 내 지방은 ‘대사적으로 활성화’돼 있는 상태다. 이는 체내에 저장된 피하지방과 두드러진 차이다. 피하지방은 평소 비활성 상태로 에너지 저장 역할을 하지만, 인슐린 수치가 낮아지거나 체온 조절 등이 필요할 때 활성화된다. 반면 근육 내 지방은 상시 활성화된 상태로 있기 때문에 보다 쉽게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전체 체지방 비율이 정상적인 범위 내에 있다면, 근육 내 지방 축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적당한 수준으로 소모되고 다시 보충되는 형태로 항상성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다만, 근육 내 축적된 지방량이 과도해질 경우가 문제다. 근육 내 지방은 대사 활성화 상태에 있기 때문에, 그 양이 과도해질 경우 인슐린 저항성 증가와 이어진다. 

하버드 의과대학 비비아니 타케티 교수는 “근육에 저장된 지방은 염증을 발생시키고 포도당 대사의 변화를 유도해, 인슐린 저항성 및 대사 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며 “이 문제가 만성화되면 심장으로 이어지는 혈관은 물론 심장 근육 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순수 근육량 많으면 위험 낮아져

하버드 대학 연구팀은 근육 내 지방이 ‘지방 주머니’라 불릴 정도로 과도하게 쌓이는 경우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의 건강 위험을 어떻게 낮출 수 있는지가 관건인 것이다. 근육 내 축적된 지방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과도하게 쌓인 지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타케티 교수는 “체중 감량과 관련된 다양한 요법이 알려져 있고 새롭게 연구되고 있지만, 이런 방법들이 근육 내 지방과 피하지방, 그리고 기타 다른 체내 조직과 장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비쳤다.

한편, 유의미한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은 순수 근육량이다. 전체적으로 근육량 자체가 많을 경우 비슷한 양의 지방이 있더라도 CMD나 심장질환 위험이 낮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근육량이 비슷하더라도 근육 내 지방이 아닌 피하지방이 더 많을 경우 심장 관련 위험이 높지 않았다.

이번 결과를 발표한 뒤 연구팀은 운동, 영양, 체중 감량 약물, 수술 등 다방면의 치료 전략을 검토 중이다. 각각의 방법이 체성분 변화와 대사 변화, 그리고 심장질환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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