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많이 뜸해졌지만, 야외로 산책을 하러 나가면 종종 ‘뒤로 걷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솔직히 이해는 잘 되지 않았다. 뒤로 걸으면 아무래도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게 되니, 운동 효과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인트는 ‘어떤 근육을 사용하느냐’에 달려있다. 운동으로서 뒤로 걷기의 이점과 운동 방법, 주의사항을 알아본다.
뒤로 걷기의 이점, 무릎 부담 덜해
일반적인 걷기 동작은 다리 앞쪽의 사두근과 엉덩이 근육을 주로 사용한다. 이때 무릎을 굽히고 펴는 동작이 반복되기 때문에 허벅지 뒤쪽의 햄스트링 부분은 제한적으로만 사용된다. 반면 뒤로 걷기에서는 사두근은 물론 햄스트링과 엉덩이 근육이 더 적극적으로 쓰인다. ‘발을 뒤로 밀어내는 동작’이 필요하므로 햄스트링의 개입이 커지는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걷기는 무릎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므로 무릎 슬개골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진다. 이 때문에 너무 오랜 시간 걷기를 하게 되면 무릎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빠르게 걷기를 과도하게 하면 무릎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지면이 단단한 곳을 오래 걸을 경우, 그만큼 충격이 누적되기도 한다.
뒤로 걷기는 이 문제도 해결해준다. 슬개골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주기 때문에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이 한층 줄어든다. 무릎 통증이 있을 때는 오히려 도움이 되는 운동법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뒤로 걷기는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평범한 걷기는 많이 해오던 익숙한 동작이므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뒤로 걷기는 일반적으로 하지 않는 동작이기 때문에 새로운 자극이 발생한다. 게다가 뒤를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신체의 위치 감각 및 균형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집중하게 된다.
이를 통해 균형 감각을 비롯한 감각 부분의 자극 훈련이 가능해지고,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코어를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므로 코어 근육 단련에도 도움이 된다.
뒤로 걷기 운동 방법, 런닝머신도 가능
대부분의 사람들은 뒤로 걷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거나 아주 가끔씩만 해본 정도일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무조건 ‘매우 느린 속도’로 시작하도록 한다. 보통 평범하게 걷는 속도의 절반 이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좋다. 너무 느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새로운 형태의 움직임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라고 생각하자.
균형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쓰도록 하고, 다리의 어떤 부위에 주로 자극이 가해지는지 집중하면서 천천히 걸어본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던 사람이라면 그리 오래지 않아 감각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익숙해진다면 조금씩 속도를 올려서 원하는 정도로 맞추면 된다. 단, 틈틈이 뒤를 돌아보며 시야를 확보하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한다.
겨울 날씨에는 바깥에서의 뒤로 걷기가 쉽지 않다. 또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럴 때 집에 런닝머신이 있다면 집에서도 뒤로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다. 실내의 정해진 공간에서 하는 것이므로 시야 확보를 생략해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런닝머신은 기계에 정해진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반드시 머신의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 보통 런닝머신을 이용할 때 손잡이를 잡는 것은 권장되지 않지만, 뒤로 걷기에서는 예외다. 손이 닿는 곳에 벽이 있다면 벽을 지지대로 삼아도 좋다. 중요한 건 안정성이니까.
뒤로 걷기는 발가락을 먼저 뒤로 뻗은 다음, 발 전체를 딛으며 다리를 곧게 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발가락부터 시작해 발꿈치까지 자연스럽게 딛는 동작이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뒤로 걷기 주의사항, 신중하게 접근할 것
뒤로 걷기는 보통의 걷기 운동과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으로 운동 시간부터 다르게 봐야 한다. 보통 걷기 운동은 30분~1시간까지도 거뜬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뒤로 걷기는 근본적으로 다른 메커니즘으로 근육들을 사용하게 되므로 훨씬 피로감이 더하다. 처음 시도하는 경우라면 5~10분 정도만 목표로 잡고, 추후 점차 늘려가는 것이 좋다.
혹시 무릎에 부담이 덜 간다는 이점에 혹해 뒤로 걷기를 시도하려는 경우라면, 보다 신중한 접근을 권하고 싶다. 단지 보통의 걷기를 뒤로 걷기로 바꾼다고 해서 무릎 통증을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릎 통증의 원인은 걷기를 많이 해서일 수도 있지만, 무릎 주위 근육이 약해져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당연히 그 외의 원인도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어떤 사람에게는 뒤로 걷기가 그리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도무지 균형을 잡기가 어렵다거나, 자세가 부자연스러워 속도가 나지 않는 등 개인차에 따라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뒤로 걷기는 그저 한 가지 방법이며, 운동의 다양성을 위해 제안하는 것이다. 잘 맞지 않는다면 무리해서 시도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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