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새로운 치료법, 공연 조명에 쓰는 제논 가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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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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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경기장이나 공연장, 영화관 등에서 사용하는 조명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조명보다 훨씬 밝다.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퍼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조명들에는 ‘제논(Xe)’이라는 기체가 사용된다. 대기 중에 매우 미세한 농도로 존재하는 무색 무취의 기체로, 대형 공간의 조명, 카메라 플래시, 방사선 치료 등에 사용된다.

이 제논 가스를 흡입하면 알츠하이머로 인한 증상을 완화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쥐 실험을 통해 검증한 결과, 신경계에 발생한 염증을 억제하고, 뇌 위축을 줄이며, 신경 보호 상태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혈뇌장벽 통과하는 제논 가스

알츠하이머를 비롯해 뇌와 신경계에 발생하는 문제를 치료할 때는 항상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통과하는 것이 관건이다. 혈뇌장벽은 뇌를 보호하는 중요한 관문으로, 일정 크기 이상의 입자나 유해 물질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혈뇌장벽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작은 분자로 이루어진 물질 또는 특정 성질을 띤 물질이어야 한다.

이밖에도 물리화학적 성질이나 전달 메커니즘 등 약물 설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이로 인해 뇌와 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지극히 어렵다. 알츠하이머 증상이 뇌에 축적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의 엉킴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도 치료제 개발이 오래 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미국 워싱턴 대학 의대와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에서는 기존과는 달리 ‘제논 가스’를 직접 흡입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제논 가스가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뇌에 이로운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뇌 위축 완화, 염증 감소 효과

제논 가스는 대기 중에 약 0.0000087%의 미세한 농도로 존재하는 기체다. 헬륨이나 네온, 아르곤과 같은 비활성 기체(noble gas)의 일종으로, 그 중에서 원자량이 가장 높은 기체이기도 하다. 비활성 기체들은 일반적으로 다른 원자와 반응하지 않지만, 제논의 경우 특정 조건에서 반응해 화합물을 만든다.

연구팀은 제논 가스의 이런 독특한 성질이 뇌 신경계에 이로운 작용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가 유발된 쥐 모델에게 제논 가스를 흡입하게 한 결과, 혈뇌장벽을 통과해 뇌를 둘러싼 체액으로 직접 전달됐다. 관찰 결과 뇌 위축과 신경계 염증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뇌의 주요 면역세포인 ‘소교세포(microglia)’가 더 활발하게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제논 가스가 뇌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제논 가스를 직접적으로 흡입한 뒤 신경 세포 사멸이 줄어들고 염증 반응이 억제되는 현상이 나타났으므로, 이를 중심으로 한 상호작용을 연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임상시험 시작, 자원 효율성도 검토

브리검 앤 위민스 병원에서는 인간을 대상으로 제논 가스의 효능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임상 1상시험은 별다른 증상이 없는 건강한 지원자들만을 모집해 실시할 예정이며, 올해 초 안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1상시험에서는 제논 가스의 안전성, 그리고 적정 복용량(흡입량)을 확립하는 데 주 목적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제논 가스가 효과를 나타내는 메커니즘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쥐 모델 실험으로 확인한 잠재력으로 볼 때, 제논 가스는 알츠하이머 외에도 다발성 경화증,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 안구 질환 등 신경 세포 손상과 관련된 다른 질환에도 효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연구팀은 제논 가스가 대기 중에 매우 희박하게 존재한다는 특성을 고려해, 제논 가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그리고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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