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에 따른 근육량 감소, 어떤 문제가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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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일부 전문가들은 근육 1kg에 수천만 원의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의 의료비를 감안하면, 근육량을 늘리거나 유지했을 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연세대학교 생물학과 김응빈 교수가 본인의 유튜브 채널 ‘응 생물학’을 통해 최근 ‘근육량이 줄면 생기는 문제들’이라는 쇼츠를 게시한 바 있다. 영상에 짤막하게 언급된 문장들을 보다 자세하게 풀어서 살펴보기로 한다.

신체 노화로 근육세포 수 감소

인체의 세포 수는 노화가 진행되며 감소한다. 근육세포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근육세포 수가 감소한다는 것은 근육을 구성하는 섬유다발(근섬유)의 감소를 의미한다. 근섬유 자체가 다수의 근육세포로 구성된 조직이기 때문이다. 

근육세포 감소의 주된 원인 중 하나는 호르몬 변화다. 노화가 진행되면 성장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 수치가 감소한다. 이로 인해 근육의 생성이 줄어들고, 세포의 재생 능력도 저하된다. 또한, 노화로 인해 신체 곳곳에서 염증 반응이 더 쉽게 일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손상된 근육세포의 사멸(apoptosis)이 촉진된다. 산화 스트레스로 인해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한편, 근육 자극이 줄어드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노화와 함께 운동 및 움직임에 관여하는 신경세포(운동 뉴런)의 수가 줄어들고, 각각의 기능도 떨어진다. 이는 근육에 대한 신경 자극이 줄어드는 원인이자, 근육세포의 생존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신체 활동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짙어진다. 본래 근섬유는 운동을 통해 자극을 받고 단백질 합성을 촉진한다.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그만큼 근섬유 자극이 감소하므로 근육의 단백질 합성이 줄어들게 되며 근육량 감소로 이어진다.

40대 이후 매년 1~2% 감소

흔히 40대 이후로 근육량 감소 속도가 빨라진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호르몬 변화가 두드러지는 시기를 가리킨다. 근육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호르몬은 테스토스테론과 성장 호르몬이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의 단백질 합성에, 성장 호르몬은 근육세포의 성장 및 복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0년 발표됐던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30대 중반부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매년 1%씩 감소한다. 이러한 감소 추세는 성장 호르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성장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근육세포의 생성 및 재생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그 결과 근육량 감소로 이어진다.

노화와 함께 기초 대사율(BMR)이 감소한다는 이야기 역시 근육량 감소와 관련이 높다. 근육은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조직일 뿐만 아니라, 근육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대사를 활발하게 만드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즉, 근육량이 감소하면 에너지를 소비할 조직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전체적인 대사 속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노화와 함께 이전에 비해 운동 수행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전보다 감당할 수 있는 운동 강도도 낮아지고, 수용 가능한 활동량도 줄어든다. 근육에 대한 자극이 줄어들어 근육 성장이 제한되고, 이에 따라 다시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들며 운동 수행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 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운동신경 둔화, 골절 위험 증가

근육은 신체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조직이지만, 한편으로 ‘균형’을 잡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움직일 때는 물론 움직이지 않고 있을 때도 균형 유지는 필요하다. 이는 소위 말하는 ‘운동 신경’의 역할이다. 

운동 신경은 근육으로부터 자극 신호를 전달받아 작동한다. 즉, 근육이 감소하게 되면 운동 신경에 대한 신호 전달이 느려질 수 있기 때문에 반응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균형을 잃거나 넘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보다 빠르게 반응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근육은 뼈 조직에 기계적 자극을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운동을 통해 근육이 수축할 때, 해당 부위의 뼈 역시 힘을 전달받는다. 이 과정을 통해 뼈는 가해지는 힘에 적응해 밀도를 증가시킨다. 2013년 발표됐던 한 연구에 따르면 근육이 뼈에 가해지는 힘이 약해지면 뼈 밀도가 낮아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골절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뼈와 뼈 사이 관절을 지지해주는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도 줄어든다. 관절이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힘을 공급해줄 근육이 줄어들어 관절 유연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유연성이 낮아진다는 것은 관절 가동 범위가 제한된다는 의미다. 근육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되면 일상적인 움직임에 필요한 가동 범위까지 제한될 수 있다. 일어서기와 걷기 등 일상 활동을 위해 필요한 유연성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면 관절 부위 염증이 더 자주, 심하게 발생하게 된다.

‘잉여 포도당’ 증가, 비만 위험 높아져 

근육은 우리 몸에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주요 조직 중 하나다. 근육은 움직임을 위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할 때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소모한다. 이는 운동에 관여하는 근육 뿐만 아니라 심장을 비롯한 장기들의 기능을 유지하는 근육도 마찬가지다. 휴식하는 중에도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기초 대사량’이 생각 이상으로 높은 근본적 원인이기도 하다.

근육량이 줄어들게 되면 팔, 다리, 코어 등 겉으로 보이는 근육들 뿐만 아니라 신체 장기의 근육도 축소되고 약화된다. 전체적인 기초 대사량이 상당한 폭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동일한 양의 음식을 섭취할 경우 ‘잉여 포도당’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잉여 포도당은 대사 과정을 거쳐 지방 세포에 축적된다. 체중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한, 잉여 포도당이 많아질수록 이를 처리하기 위해 인슐린 분비도 많아진다. 과다한 인슐린의 작용으로 빠르게 허기질 가능성이 높고, 다시 과식이나 폭식을 유도하면서 인슐린 과다 분비를 유발한다. 이 패턴이 반복되며 비만이 고도화될 수 있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당뇨로 진행될 위험도 높아진다.

근육의 자연스러운 감소에도 불구하고 식사습관이 바뀌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즉, 근육의 감소는 나이가 들며 배가 나오거나 전체적으로 살이 찌게 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셈이다. 30대 중반을 넘었다면 이전까지의 식습관 및 운동 습관을 살펴보고 명확하게 다른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 예전과 같은 습관이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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