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유달리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리는 계절이다. 특히 바이러스는 추운 날씨에도 오랫동안 생존하며, 건조하고 사람이 모인 환경일 경우 더 쉽게 퍼져나간다. 겨울에 유독 감기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이 바로 ‘면역력’이다. 문제는 그 면역력이라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 설명하자면 말문이 턱턱 막힌다는 점이다. ‘바이러스 감염이나 각종 질환에 잘 걸리지 않도록 막아주는 능력’이라고 말하기는 쉽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 것인지,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 것인지는 설명하기가 영 껄끄럽다.
이 글에서는 면역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면역 시스템의 구조와 작동방식
인간의 몸에는 ‘면역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다.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병원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각종 유해한 존재들을 방어하는 것, 그리고 내부에서 일어나는 손상이나 암 세포 등의 비정상적 현상에 대응하고 회복을 돕는 것. 또한,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선천 면역’과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경험이나 환경 등에 의해 형성되는 ‘후천 면역’으로 나누기도 한다.
면역 시스템을 이루는 면역 세포들은 ‘기억력’을 바탕으로 움직인다. 이전에 만나봤던 병원균이나 바이러스라면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손상이나 비정상적 상황에 대해서도 이전에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대응 능력에 차이가 생긴다. 백신 예방접종을 통한 바이러스 항체 형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새로운 바이러스 또는 기존 바이러스의 변종이 등장했을 때 감염이 보다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는, 면역 시스템이 기존에 겪어본 적 없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기후가 다른 해외 국가에 갔을 때 낯선 질환을 겪기도 하는 것 역시 그 지역에만 존재하는 병원균 등 미생물 때문인 경우가 흔하다. 즉, 면역력은 기본적으로 ‘경험해본 것’에 강하고,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한없이 약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이란?
그렇다면 면역력을 높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감을 잡을 수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면역 시스템이 기억하는 것을 늘리는 일이다. 다양한 병원균에 대한 기억 세포를 형성해두면, 같은 균 또는 비슷한 균에 감염됐을 때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여러 종류의 백신을 미리 접종해두거나, 하나의 백신을 일정 기간마다 재접종하는 것이 이 원리다.
한편, 면역 세포의 전체 수를 늘리거나, 활성화된 면역 세포의 비중을 높이는 것 역시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군대에 비유하자면 전체 병력의 수를 늘리는 방법, 휴가 군인보다 임무 수행 중인 군인을 늘리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 세포 역시 단백질을 기반으로 하는 세포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면역 세포를 만들기 위한 특정 단백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몸에서 필요로 하는 충분한 양의 단백질이 공급되면 면역 세포도 빠짐없이 갖춰지거나 늘어날 수 있다. 충분한 예산이 있다면 모든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면역 세포를 강화시키는 데 기여하는 일부 영양소들이 있다. 비타민 C는 백혈구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며, 비타민 D는 면역 세포의 활성화 비중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 C는 개별 면역 세포의 질적인 측면을 향상시키는 역할, 비타민 D는 전체적인 병력을 증강시키는 역할이라 이해하면 된다.
면역 시스템을 위한 ‘인프라’ 구축
위의 방법들은 면역 세포들을 직접적으로 강화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은 직접적인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 면역 세포들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개선하는 것 역시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면역 시스템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흔히 말하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필요한 이유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액순환을 개선함으로써 면역 세포들이 몸 곳곳을 순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종의 순찰 강화인 셈이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트레스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면역 시스템도 예민한 상태가 된다. 즉, 별로 심각하지 않은 상황에도 면역 세포가 과도하게 반응하는 일이 생긴다. 따라서 스트레스 상황은 가급적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적절히 관리하는 방법을 익혀두고 틈틈이 실천하는 것이 좋다.
영양 측면에서는 다양한 항산화 성분과 섬유질을 섭취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타민 C, 비타민 E, 폴리페놀, 카로티노이드와 같은 항산화 성분들은 면역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로 좀 더 기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섬유질은 면역 기능을 지원하는 장내 미생물군을 강화시키는 역할로 면역 시스템을 보조해준다.
특히 염증 반응이 일어나거나 종양이 생길 경우, 몸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면역 세포를 필요로 한다. 면역력이 분산되면 어느 한 곳에서의 대응 능력이 부족해져 면역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면역력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면역 세포의 능력을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평소 면역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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