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며느리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 그런데 대형마트는 전어 판매 아예 포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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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전어 / 뉴스1 자료사진

가을 전어가 실종됐다. 급기야 대형마트들이 전어 판매를 포기하고 나섰다.

전어는 한국에서 가을철 별미로 손꼽히는 생선 중 하나다. 가을 바다의 진미로 불리며 특히 구이와 회로 사랑받아왔다. 가을철에 제철을 맞이한 전어는 지방이 풍부해지며 그 맛이 더욱 고소해진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별미다. 구이뿐만 아니라 전어회나 세꼬시로도 즐겨 먹으며, 신선할수록 그 식감과 풍미가 뛰어나 많은 이들이 가을이 되면 전어를 기다리곤 한다.

전어 구이 / 뉴스1 자료사진

하지만 올해는 이러한 전어를 쉽게 접하기 어려워졌다. 전어는 서식하는 바다 수온이 14~27도일 때 잘 자라는데, 올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해수 온도가 27도를 넘는 고수온 현상이 이어지며 전어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고수온으로 인해 폐사한 전어도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공급량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들이 전어 판매를 포기하거나 판매 물량을 크게 줄이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롯데마트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올가을 전어회 판매를 완전히 중단했다. 이마트는 전어회를 판매하고 있지만, 그 양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구이용 전어 물량을 지난해의 절반 정도로 줄였으며, 이로 인해 전어를 찾는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실망스러운 가을을 보내고 있다.

가격도 심각할 정도로 비싸졌다. 이달 중순 기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전어 1kg의 가격은 약 4만 원대다. 지난해보다 두 배에서 최대 세 배까지 올랐다. 대형마트에서도 전어회 180g이 2만 4000원, 전어 세꼬시 180g이 1만 9000원에 팔린다. 예년과 동일한 가격이지만 판매 물량 자체가 줄어 소비자들이 전어를 접하기 어려워졌다. 홈플러스에서는 구이용 전어를 마리당 129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7.5% 오른 가격이다.

전어의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고수온 현상 외에도 이상기후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서해 연안의 해수 온도가 이례적으로 높아져 전어뿐만 아니라 꽃게, 오징어, 홍합 등 다양한 제철 수산물의 어획량도 감소했다. 특히 서해안의 전어 어장은 평년보다 더 넓게 분산되어 조업 효율이 크게 떨어졌고, 이로 인해 전어 조업량이 작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전어뿐만 아니라 가을철 대표적인 제철 수산물인 꽃게와 오징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꽃게는 올해 어획량이 작년 대비 47% 감소했다. 암꽃게 1kg의 가격은 전년 대비 219% 상승해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할 정도다. 오징어 역시 어장을 이탈해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소비자들의 식탁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

전어는 한국의 가을철 대표 생선이다. 구이로 먹을 때는 전어 특유의 고소함이 배가 되어 입맛을 돋우고, 회로 먹을 때는 싱싱한 전어의 신선한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전어 세꼬시는 작은 가시까지 전부 씹어 먹을 수 있어 그 식감이 독특하다. 고소한 맛과 풍부한 지방이 특징인 전어는 보통 쌈 채소와 고추, 마늘 등을 곁들여 쌈으로 즐기거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문가들은 고수온 현상이 지속될 경우 앞으로 전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산물의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가을 전어 / 뉴스1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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