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한일 출입국 간소화 조치에 대해 한국과 일본이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지난 18일 열린 ‘한·일 재계회의’ 환송 오찬에서 “출입국 간소화 조치는 양국 국민과 기업인들에게 큰 혜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출입국 절차가 간소화될 경우, 양국 경제인들에게 상당한 경쟁력 제고가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조 장관은 특히 “2006년 상호 비자 면제 이후 약 20년 만에 출입국 간소화 조치가 실현된다면, 이는 시간이 곧 경쟁력인 양국 경제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이러한 변화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권 검사가 최소화되거나 면제되는 방안이 논의되며, 유럽의 셍겐조약과 유사한 제도가 도입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셍겐조약은 27개국이 국경을 넘을 때 여권 검사 등 복잡한 절차를 면제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제도다. 이처럼 한일 간에도 출입국 절차가 간소화되면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양국 경제 협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 장관은 이어 한일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한일 양국은 이제 관계 개선의 흐름을 궤도에 올려야 할 시점”이라고 밝히며, 프랑스와 독일이 역사적 화해를 이루고 유럽의 번영을 이끈 사례를 언급했다. 한일도 이러한 틀을 바꾸면 동북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 장관은 또 “한일 관계의 발전은 양국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의 협력 관계는 경제뿐 아니라 안보와 외교 등 다방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양국 간 문화 교류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조 장관은 한국 젊은이들이 일본의 야키토리와 하이볼을 즐기고, 일본 젊은이들이 김치볶음밥과 양념치킨을 즐기는 모습을 언급하며, 두 나라의 문화가 서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작품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고,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이 한국에서 여전히 사랑받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 장관은 또한 한일 양국이 저출산·고령화, 에너지 위기 등 공통된 글로벌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 나라가 이러한 위기 속에서 함께 지혜를 모아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공급망 문제와 탈탄소 사회 구축 등의 현안에 대해 협력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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