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인사가 마지막 대화라니”… 응급실 뺑뺑이 7시간 뒤 수술받은 50대 아빠 결국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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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7시간 만에 수술했지만 끝내 숨진 50대 가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응급실 ‘뺑뺑이’로 아빠를 떠나보내게 됐다는 딸의 눈물 어린 하소연이 전해졌다.

16일 ‘경향신문’은 경남 거제 조선소에서 일하던 박동원씨(가명·54)가 119 구급대 신고 7시간 만에 수술했지만 끝내 숨졌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씨의 딸 이슬씨(가명·25)는 웃으며 일터로 떠나는 아빠를 향해 여느 때처럼 출근 인사를 건넸다. 이게 마지막 인사가 될 줄도 모르고 말이다.

박씨는 그날 오후 8시 퇴근길에 갑작스레 복통을 호소, 가까운 A병원을 찾아 진통제를 맞았다. 병원은 CT(컴퓨터단층촬영)와 엑스레이, 피검사를 진행한 뒤 이상이 없다고 진단했고, 박씨는 귀가했다.

그러나 박씨 상태는 계속해서 악화했다. 딸 이슬씨는 A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고, 병원에선 직접 와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가족들은 새벽 3시 119 구급대를 불렀다.

하지만 A병원조차 이송을 거부했다. 구급대는 거제 지역과 인근 진주, 부산, 창원 소재 약 10곳의 병원에 환자 이송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새벽 4시 반이 되어서야 거제 소재 B병원이 진통제라도 놓아주겠다며 오라고 했다. 다시 CT를 찍고 검사를 한 결과 급성 복막염 판정으로 당장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그러나 해당 병원에는 수술 가능한 의사가 없었다고.

B병원 응급과장이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아 70분간 여러 차례 전화를 돌렸지만 소용없었다. 그 사이 박씨 열은 심해졌고 혈압은 떨어졌으며 폐렴 증상도 나타났다. 그렇게 오전 8시 부산 소재 C병원에서 수술 허가가 떨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딸 이슬씨 억울함 토로해

거제에서 부산까지 약 64km를 1시간 30분 걸려 이동하는 동안 박씨 의식은 점차 옅어졌다. 박씨는 복통을 호소한 지 14시간, 119에 신고한 지 7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30분이 돼서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박씨 수술은 무사히 마쳤지만 이미 다른 장기가 망가진 뒤였다. 결국 그는 중환자실에서 호흡기를 달고 지내다 이틀 뒤 심정지로 사망했다.

딸 이슬씨는 “아버지가 (뺑뺑이로) 시간을 허비하다가 점점 의식을 잃었다”며 “어디에 어떻게 이 억울함을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매체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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