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가 너무 높아서… 공연 보던 관객들 구토하고 병원에 실려가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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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성스러운 수산나’
오페라 ‘성스러운 수산나’

오페라의 작품 수위가 지나치게 높은 나머지 관객들이 구토하고 병원에 실려가는 일이 독일에서 벌어졌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된 오스트리아 안무가 플로렌티나 홀칭거의 작품 ‘성스러운 수산나(Sancta Susanna)’를 관람하던 관객 18명이 심한 메스꺼움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문제의 작품은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피어싱이 진행되고, 노골적인 성행위와 함께 대량의 가짜 및 실제 피가 사용되는 등 과격한 연출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오페라 극장 대변인 세바스티안 에블링은 “토요일에는 8명, 일요일에는 10명의 관객이 극장 측의 방문자 서비스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 관람자들을 대상으론 의사가 호출돼 치료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홀칭거는 독특하고 자유분방한 공연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춤과 서커스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공연엔 전라 혹은 반라 상태의 여성 출연진이 등장한다. 이전 공연에서는 칼 삼키기, 문신 새기기, 자위, 그리고 피와 배설물로 그리는 ‘행동 회화’가 포함되기도 했다. 홀칭거는 한 인터뷰에서 “좋은 춤 기술은 완벽한 동작을 소화하는 것뿐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소변을 볼 수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성스러운 수산나’는 홀칭거가 처음으로 오페라 무대에 도전한 작품으로 지난 5월 슈베린의 메클렌부르크 주립 극장에서 초연됐다. 이 작품은 1920년대 표현주의 작곡가 파울 힌데미트의 오페라 ‘성스러운 수산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힌데미트의 ‘성스러운 수산나’는 수녀가 제단 위에 올라가 벌거벗은 채 그리스도의 허리천을 찢는 장면으로 논란이 됐던 작품이다.

힌데미트의 원작 오페라는 1921년 슈투트가르트 오페라에서 초연될 예정이었으나 신성모독이란 항의가 빗발쳐 결국 1922년에야 무대에 올랐다. 홀칭거의 ‘성스러운 수산나’는 원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무대 중앙에 이동식 반파이프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벌거벗은 수녀들과 십자가에 못 박힌 나체의 사람들, 그리고 미사를 집전하는 레즈비언 사제가 등장하는 장면으로 충격을 안기고 있다.

홀칭거가 문제의 작품을 자신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져갔을 때는 잘츠부르크와 인스브루크 주교들이 “성스러운 미사에 대한 무례한 풍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홀칭거는 이 오페라가 교회를 조롱하려는 의도보다는 보수적인 종교 기관과 성적 하위문화, 성적 취향 공동체 간의 유사성을 탐구하려는 목적이 더 컸다고 주장했다.

슈투트가르트 공연 당시에도 관객들은 미리 작품의 수위에 대해 경고를 받았다. 성인 관람객만 볼 수 있는 공연은 관람 전 냄새, 큰 소리, 노골적인 성행위, 성적 폭력 등 다양한 잠재적 트리거가 등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블링은 “모든 관객에게 경고문을 주의 깊게 읽어 볼 것을 다시 한 번 권장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공연 도중 상황이 너무 불편할 경우 “시선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객 중 일부가 공연 도중 심한 메스꺼움과 충격을 겪었음에도 작품의 흥행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다. 슈투트가르트 오페라에서 남은 다섯 차례의 공연은 모두 매진됐고, 다음달 베를린 폴크스뷔네에서 열릴 두 차례 공연 역시 이미 표가 모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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