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이어 또… 한국 문학계에 또 하나의 대형 낭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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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 작가 김주혜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주혜는 ‘작은 땅의 야수들’로 10일 2024 톨스토이 문학상(야스나야 폴랴나상) 해외문학상을 받았다. / 연합뉴스
한국계 미국인 작가 김주혜와 번역가 키릴 바티긴이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열린 2024 톨스토이 문학상(야스나야 폴랴나상) 해외문학상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바티긴은 김주혜의 ‘작은 땅의 야수들’ 러시아어판의 번역을 맡았다. /연합뉴스(김주혜 작가 제공)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들썩이는 한국 문학계에 또 하나의 낭보가 전해졌다. 한국계 미국 작가 김주혜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까지 제치고 러시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연합뉴스 보도를 통해 12일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김주혜는 장편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로 2024 러시아 톨스토이 문학상(야스나야 폴랴나상) 해외문학상을 수상했다.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김주혜는 ‘작은 땅의 야수들’의 러시아어 번역가 키릴 바티긴과 함께 해외문학상을 받았다. 2003년 톨스토이 탄생 175주년을 기념해 제정된 톨스토이 문학상은 러시아 문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힌다.

이번 수상에서 특히 주목받는 점은 김주혜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를 포함한 여러 후보를 제치고 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국계 작가의 작품이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의 나라 러시아에서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더욱 이목을 끈다.

김주혜의 데뷔작인 ‘작은 땅의 야수들’은 일제강점기 한반도를 배경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겪은 투쟁과 삶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다산북스를 통해 출간됐으며, 러시아에선 바티긴의 번역을 통해 인스피리아에서 출간됐다.

심사위원 파벨 바신스키는 이 작품을 두고 “알렉시 톨스토이의 ‘갈보리로 가는 길’에 비견될 만큼 성숙하고 투명한 작품”이라며 호평했다. 그는 또한 “여기에는 한국 독립의 상징인 호랑이와 짐승들이 있다”며 작품의 깊이와 김주혜의 필력을 높이 평가했다.

김주혜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수상에 대한 소회와 더불어 한국 문학의 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한국인들의 깊고 뜨거운 영혼이 한국 문학의 힘”이라며 최근 세계 문학계에서 한국 문학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주혜는 “작가 개개인의 실력뿐만 아니라, 한국문학번역원 등 국가적 지원과 한국의 문화적 인지도가 함께 이루어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한국 문학의 가장 큰 강점은 진정한 인간을 그리는 데 있다”며 소설 속 인물들이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입체적인 인간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주혜는 “이러한 인물들을 통해 독자들은 연민을 느끼고, 그들의 고통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며 마음을 열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주혜는 자신을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소개하면서도 “나는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운동가였던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은 땅의 야수들’을 썼다면서 한국의 독립 이야기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폭력에 맞서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주혜는 이번 수상이 특히 의미 있는 이유에 대해 “톨스토이의 재단에서 상을 받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어릴 적 여러 번 읽었으며, 글을 쓸 때마다 이 책의 페이지를 펼쳐 따라 쓸 만큼 큰 영향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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