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얘기하면 여친이 도망갑니다”… 유명 공기업 다니는 ‘흙수저’ 청년이 고백한 가정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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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듯한 직장 다니지만, 부모님 노후 준비 안 됐다는 남성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한국전력공사에 재직 중인 한 청년이 집안 형편 때문에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푸념했다. 

최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집안 형편 말하면 여자들이 다 도망가네”라는 제목으로 남성 A씨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유명 공기업에 재직 중인 A씨는 “전전여친도 그렇고 전여친도 그렇고, 집안 형편 이야기하는 순간 눈빛이 달라지더라”라며 “서로 사랑을 했던 게 맞는지 싶을 정도로 싸늘하게 변해서 뒤돌아서더라”라고 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부모님은 여전히 달동네에 산다. 빚은 없지만 노후 준비도 못 하고 여전히 공장에서 일하는 중이다. A씨가 결혼한다고 해도 지원받을 수 있는 돈도 없다. 

집안 사정 말하면 여친 떠나… “이번생에 결혼은 힘들 것 같다”

공기업에 다니는 A씨는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대출을 받으면 결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지만, 전에 사귀었던 2명의 여친은 그의 집안 사정을 알고 이별을 택했다. 

A씨는 “말하는 순간 다 도망간다. 정말 다정하게 잘해주고 그런 거 다 소용없다. 똑같이 가난한 여자 만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전전여친은 우리 집이랑 비슷했는데도 도망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맞다. 결혼은 현실이다. 내가 여자라도 나랑 결혼하는 건 심각하게 고민해 볼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이번 생 월급쟁이로 결혼은 힘들 것 같네”라며 “결혼할 여자는 대학생 때 만났어야 했나 보다. 진짜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던 시절에”라고 했다. 

이어 “저랑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 있나요?”라며 누리꾼들의 의견을 물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노후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게 큰 거 같다”, “집안에서도 남자한테서도 미래가 안 보인 듯”, “내 딸이 저런 집에 시집간다고 해도 말릴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자기와 맞는 사람다운 여자와 사랑하면 된다”, “할 사람들은 다 결혼 한다”, “결혼에서 진짜 중요한 건 저런 것들이 아닌데… 진짜 너무 많은 분들이 불쌍하게 살고 있는 듯”이라며 A씨를 위로하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최근 리서치업체 엠브레인과 함께 전국의 20~49세의 미혼남녀 1164명을 대상으로 결혼과 출산에 대한 심층 인식조사를 벌인 결과 27.4%는 결혼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남성은 결혼  기피 이유로 경제적 불안(20.1%),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18.9%), 결혼 조건을 맞추기 어려워서(15.8%)를 들었다.

여성은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17.6%), 가부장제 및 양성 불평등 문화(16.2%), 결혼하고 싶은 인연을 못 만날 것 같아서(12.4%)의 이유를 결혼 기피 이유로 꼽았다.

다만 결혼 생각이 없는 미혼남녀 544명 중 38.6%는 정부 정책과 기업 지원이 늘어나면 의향을 바꿀 수 있는 유동층이었다. 61.4%는 정부 정책이나 기업 지원과 무관하게 비혼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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