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전 오늘(29일), 경기도 용인의 한 공장 천장에서 시신 32구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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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

지금으로부터 딱 37년 전 오늘, 경기도 용인시의 한 공장 천장에서 목을 매달아 목숨을 끊은 시신 32구가 발견됐다. 그들의 몸에는 신경안정제가 검출됐다.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변사체로 발견되는 유례 없는 사건이 발생하자 당시 한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자살이냐 자살로 연출된 타살이냐 등 의혹투성이인 해당 사건이 ‘사이비 종교’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에 온갖 추측성 루머들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도대체 숨진 이들은 누구이며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무엇일까. 사건의 실마리는 한 인물에서 찾을 수 있었다. 

‘박순자’라는 한 중년 여성은 지병을 앓던 중 병원에서 ‘원인 불명’ 진단을 받고 절망에 빠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병이 거짓말같이 회복됐다. 삶의 구원을 받았다고 생각한 그는 눈을 번뜩이며 “이건 신의 손길이다”라며 외쳤다.

이후로 박순자는 기독교복음침례회, 일명 ‘구원파’라 일컫는 사이비 종교의 독실한 신자가 됐다.

그는 그곳에서 신앙 활동을 이어가며 신도들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간증 사례를 설파했다. 그렇게 특유의 친화력과 화술을 통해 자신을 추종하는 세력을 규합하게 됐다.

박순자는 자신의 뜻을 함께하며 추종하는 이들과 함께 ‘시한부 종말론’을 숭상하는 새로운 종교를 창시했다. 그 종교가 바로 ‘오대양’이다.

자신은 오대양을 지배할 사람이자 앞으로 전 세계를 장악할 것이라며 신도들을 더욱 결집했다.

종교 지도자의 신분으로 사업까지 손을 벌린 그. ‘주식회사 오대양’이라는 공예품 제조 회사를 설립하고 공장을 세웠다.

그리고 신도들과 그들이 자녀들에게 단체생활을 할 것을 강요하며 공장에 신도들을 감금한 뒤 노동을 하게 했다.

공장에 갇힌 신도들은 모든 생활을 통제와 억압받았을 뿐만 아니라 박순자 일당은 폭행까지 일삼았다. 급기야 “사채까지 끌어오라”는 명령까지 했다.

채권자들의 빚 독촉과 자금난에 시달리던 박순자는 열성 신도들과 자신의 가족 등 31명과 함께 공장 식당 천장에 나흘 동안 숨어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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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들은 채권자들의 고발로 수색에 나선 경찰들에 의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시신을 부검한 결과 신경 안정제인 ‘하이드라민(Hydramine)’이 검출됐다고 밝히며 “신경 안정제를 복용 후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단체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라고 설명하며 집단 자살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당시 일부 여성 변사체에서 검출된 정액, 무릎을 구부린 채 목이 매달린 시신이 발견된 점, 부검의 타살 의혹 진술과 주식회사 ‘오대양’과 세모 그룹과의 권력 유착 의혹 등 숱한 의문점을 남겼다.

오랜 세월이 지나며 ‘오대양 집단 변사 사건’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흐릿해져 갔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절대자의 존재 그리고 믿음이라는 간절함을 악용하는 사례들이 여전히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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