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에 함께 빠진 형제, 숨진 채 발견… 이날은 아들의 ‘생일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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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동생 구하려 뛰어들었다가 함께 실종된 형제…숨진 채 발견

사진=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강원 홍천군 대룡저수지에서 관광용 부교 설치 작업을 하던 중 물에 빠진 40대 남성 A씨. 함께 작업 중이던 40대 형 B씨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두 사람은 저수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실종됐는데, 두 사람 모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지난 28일 경찰·소방당국에 따르면 대룡저수지에서 실종된 형제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날 형제가 모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자 현장에 있던 유족들은 연신 가슴을 치며 오열했는데, 이날은 숨진 채 발견된 형제 중 동생의 둘째 아들 생일이어서 유족들의 슬픔은 더욱 컸다.

고인의 아들 생일은 이제 아버지의 기일이 됐다.

사망 날은 숨진 동생 아들의 생일…”아빠가 케익 사올 거라며 기다리고 있어”

유족들은 아직 고인의 자녀들에게 사고 소식을 알리지 않은 상태다. 사망한 동생의 아내는 강원일보와 인터뷰에서 “아직 자녀들에게 남편이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알리지 못했다”라며 “둘째 아들은 ‘아빠가 생일 케익과 선물을 사 오기로 약속했다’며 퇴근만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통곡했다.

한편 지난 27일 오후 2시 54분께 대룡저수지 둘레길 관광용 부교 건설 작업 중 A씨는 로프가 풀린 보트를 잡으려다 물에 빠졌다.

인근에 있던 작업자인 형 B씨가 동생을 구조하기 위해 저수지에 입수했으나 빠져나오지 못하고 함께 실종됐다. 당시 사고현장에는 3명이 작업 중이었고, 형제가 물에 빠지자 나머지 1명이 소방당국에 구조를 요청했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소방과 경찰, 농어촌공사는 보트와 드론 등 장비 23대와 인력 63명을 동원에 이틀간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첫날 이들을 찾지 못했다. 이후 둘째날인 어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사고 현장의 수심은 성인 남성 키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관리에 책임이 있는 지자체와 원청업체는 구명조끼를 배치·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천군은 “시공사가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는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며 유족 측에 사과했다. 

형제가 변을 당한 곳은 홍천군이 추진하는 ‘홍천강 물빛 낭만길 생태탐방로’ 조성 사업 현장이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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