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아파트 산다고 무시당한 엄마… “아이 키우면서 ‘상대적 박탈감’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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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1억도 차이 안나는데 아파트로 사람 차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로 아이들을 차별 대우 한다는 폭로글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로 ‘사람 차별’하는 거 너무 우습네요”라는 제목으로 초등생의 엄마로 추정되는 A씨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서 A씨는 “10억~20억원 차이 나는 아파트도 아니고(이것도 차별·무시하는 건 웃기긴 한데), 지방 1억도 차이 안 나는 아파트끼리 편 가르기 하며 무시하는 거 너무 웃기다”라고 했다. 

그는 “최근 제가 사는 지역 주변에 그런 일이 있더라”라며 최근 살고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일을 소개했다. 

A씨 “ㄱ아파트 사는 아이들이 ㄴ아파트는 아이들을 무시하고, 그걸로 ㄴ아파트 사는 학부모가 항의하니 ㄱ아파트 사는 학부모가 지역 커뮤니티에 그 학부모를 욕하고 난리가 났다”고 했다.

이어 “임대 산다고 무시하고, 전세 산다고 무시하고, 오래된 아파트라고 무시하고, 장사한다고 무시하고, 중소기업 다닌다고 무시하고, 국산차 탄다고 무시하고, 이게 말이 되냐?”고 따졌다. 

그는 “ㄱ아파트 사는 아이가 전학 온 친구에게 ‘넌 어디 살아?’ 물어봐 ‘ㄴ아파트’라 답했더니 ‘그럼 넌 우리랑 못 놀겠다’ 하고 가버렸단다. ㄴ아파트는 ㄴ아파트끼리 놀아야 한다니”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단편적인 상황만 봐도 거지 같은 세상”이라며 “아이를 키우면 혼자일 때 느끼지 못했던 상대적 박탈감이 많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슬픈 현실이 참 아기 키우는 입장에서 서글프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지방 전세 1억짜리 아파트 살면서 임대 아파트 애들 유치원 못 들어오게 해야 한다는 엄마가 있었다”, “애들은 부모에게서 배운다”, “지방에서 아파트 차이가 어디 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거주지를 바탕으로 한 혐오… 결국은 어른들 잘못

거주지를 바탕으로 한 혐오는 계속해서 반복 생산되고 있다. 

지난 24일 LG유플러스 STUDIO X+U의 공포 미스터리 ‘타로: 일곱 장의 이야기’에도 임대 세대에 산다는 이유로 다른 학부모들에게 ‘임대맘’이라고 불리며 차별을 당한다는 내용이 기기도 했다. 

주거(주공아파트 거지), 휴거(휴먼시아 거지), 엘사(LH 사는 거지), 빌거(빌라 거지) 등은 대표적인 주거지 차별 사례다. 2010년대 초반 일부 학생들이 사용하던 단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에는 임대주택을 둘러싼 다양한 논란이 일 때마다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확산을 반복한다. 

이를 두고 비단 아이들 탓을 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같은 동네 단지라도 아파트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벌어지고, 내 집 마련이 버거워 전세와 월세를 살아야 하는 주거 현실을 새로운 계급 구도로 만들어 서열화한 건 결국 어른들의 어긋난 관념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는 곳이 계급으로 굳어져 가는 현실에서 당장 임대주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쉽지 않겠지만,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를 위해서는 임대주택을 향한 차별적 시각을 깨뜨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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