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와 강풍에 뿌리째 뽑힌 ‘230살’ 오리나무
경기북부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와 강풍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오리나무가 뿌리째 뽑혔다.
지난 23일 새벽 1시께 경기 포천시 관인면 초과리의 오리나무가 강풍과 폭우를 견디지 못하고 뿌리째 뽑혀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포천시가 곧바로 현장답사에 나갔지만 나무는 이미 밑동이 부러진 상태였다. 나무를 지지했던 철근 지지대도 무너져 있었다.
뿌리근이 썩어 있어 강풍에 견디지 못한 듯
이 나무는 230년 이상 된 국내 최고령 오리나무로 높이 21m, 둘레 3.4m에 이른다. 2019년 9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통상 오리나무의 평균 수령은 100년을 넘지 못하지만, 이 나무는 오랜 세월 초과리 마을 앞 들판에 꿋꿋이 자리 잡고 마을주민들의 든든한 쉼터가 되어줬다.
큰 나무들은 수직근이 있어 바람에 잘 넘어가지 않지만 초과리 오리나무는 가운데 뿌리근이 썩어 있어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천시와 국가유산청은 나무가 뽑힌 원인을 조사하고 복원 가능성 등 처리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포천시 관계자는 “뿌리가 일부라도 연결이 돼 있거나 살아있는 게 있다면 복원이 가능한 상황인데 현재 뿌리가 다 절단된 상태”라며 “복원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오리나무에 대한 천연기념물 지정을 해제할 방침이며, 다음 주 주민들을 초청해 위로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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