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로 머리 빠지는 환우들 위해 탈모 막는 ‘기적의 모자’ 개발한 삼성서울병원 의료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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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들에게 ‘기적’ 같은 냉각 모자 

삼성서울병원 제공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환우들의 걱정을 한시름 덜어 줄 ‘냉각 모자(쿨링캡)’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지난 1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진석·암교육센터 조주희·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냉각모자가 항암치료로 인한 탈모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암 관련 세계 최고 학술지 중 하나로 꼽히는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F=45.4)’ 최근호에 실렸다.

임상종양학회지가 이번 연구를 실은 것은 최근 암 치료에서도 환자중심성이 중요시 되면서 암환자의 부작용 관리, 외모 변화 문제에 대한 관심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암환자의 머리가 빠지는 건 항암제의 특정 성분이 모낭세포나 피부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앞서 연구팀은 선행 연구에서 냉각모자를 쓰면 혈관이 수축돼 두피로 가는 혈액순환이 느려지고, 모낭세포를 망가뜨리는 항암제의 영향도 감소시켜 탈모를 예방하는 효과를 입증 해냈다.

연구팀은 2020년 12월 23일부터 2021년 8월 27일 사이 유방암 1~3기로 진단받고 치료받은 139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군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환자를 냉각 모자군(89명)과 대조군(50명)으로 나눠 나머지 조건을 동일하게 유지해 냉각 모자 착용 여부에 따른 ‘지속탈모 및 모발의 양과 굵기’, ‘스트레스’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냉각 모자는 머리가 닿는 부분에 매립된 관을 따라 냉각수가 일정 온도로 순환하면서 두피 열을 내리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환자들은 항암 치료 전 30분 동안 모자를 착용하고, 치료 후 90분 동안 모자를 추가로 쓴 채 연구에 참여했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연구 기간 동안 환자에게는 머리를 밀지 않도록 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52%가 지속탈모를 경험한 반면, 냉각 모자군은 13.5%에서만 나타났다. 모발의 두께 역시 대조군은 치료 시작 전 보다 치료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감소했으나 냉각 모자군은 오히려 더 두꺼워졌다. 

항암치료 종료 6개월 뒤 가발을 착용하는 비율 역시 냉각 모자군에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탈모를 가리려 가발을 착용하는 환자의 비율이 대조군은 32%에 비하여 절반 수준인 17%에 불과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탈모 스트레스도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다. 

연구를 주관한 안 교수는 “냉각 모자를 착용하면 모낭 손상이 덜하기 때문에 항암 치료 후 머리카락이 다시 날 때 빨리 나고, 굵은 모발이 날 확률이 높아진다”며 “환자에게 근거 기반 치료를 선택할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은 의료진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암 환자를 위한 냉각모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허가를 받고, 미국과 유럽 등에서 암치료 가이드라인에 포함돼 실제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보조적 암치료로 쓰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신의료기술 등록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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