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이 반대 민원에도 폐사한 멸종 위기 1급 시베리아 호랑이 ‘태백이’를 박제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최근 서울대공원 동물원 동물기획과는 민원·제안 통합관리 시스템인 ‘응답소’를 통해 태백이 박제에 반대한다는 민원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동물원은 민원인에게 “귀하의 제안은 태백이가 죽음 이후에도 자유롭도록 화장하여 자연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안하신 말씀이라 생각된다”며 “서울대공원은 많은 사랑을 받았던 태백이의 죽음을 너무나 안타까워하고 사후에도 평안하게 영원히 자연 속에서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태백이 표본을 보존하겠다는 의사는 굽히지 않았다.
동물원은 “태백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태백이 본연의 모습을 온전히 보존한다면 먼 미래(수 백년 또는 일천 년 후)에 우리 인류의 후손들이 과거의 역사를 돌아볼 때 ‘자연사의 기록’이자 ‘국가자연유산’으로 소중하게 기억하게 되리라 기대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직접 박제한 표본은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실물로서의 기록이며 생물학적, 역사적 기록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물원은 “수많은 표본들이 축적되면서 그 자체가 자연사의 자료가 되어 전시·교육 분야와 자연 연구 분야의 미래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멸종위기 동물들의 종 보전을 위하여 동물의 생태적 모습과 유전정보(DNA)를 후대에 전달하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설명에 따르면 최근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표본을 통해 그 동물이 살았던 당시 서식지와 어떤 먹이를 즐겨 먹었는지까지 밝혀낼 수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표본은 먼 미래(수백년 또는 일천년 후) 후대 과학자들의 연구 자료로 활용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표본을 연구함으로써 후대에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한 마리라도 더 구할 수 있다면 표본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며 태백이 박제에 대한 강력한 소신을 전했다.
태백이는 지난 4월 19일 폐사했다. 태백이의 폐사 원인은 ‘담관의 심한 섬유화와 협착, 간 지방증’으로 나타났다.
이후 동물원은 지난달 태백이를 박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고 동물단체를 중심으로 시민들은 박제를 반대한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태백이에 앞서 ‘낭림’, ‘코아’, ‘한울’, ‘강산’ 등 시베리아 호랑이 네 마리가 2016~2021년 폐사해 이미 박제된 바 있다.
이에 시민들은 “이미 박제된 표본이 있는데 왜 태백이까지 박제하냐”며 “요절한 태백이를 호랑이별로 편히 보내주지 못할망정 두 번 죽이냐”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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