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절반을 제거하는 ‘알코올계의 타노스’라 불리는 양주가 있다.
왕년에 술 좀 마셨다는 주당들도 ‘KO패’를 선언했다고 전해지는 양주는 바로 롯데주조(현재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의 ‘캪틴큐’다.
캪틴큐는 숙취 없는 양주로도 유명했다. 이유는 이틀 동안 깨어나지 못해 숙취를 느낄 새가 없어서다.
요즘 MZ세대들은 모르지만, 고인물 주당들은 그때의 숙취를 기억하지 못하는지(?) 다시 한번 마시고 싶은 술로 캪틴큐를 꼽고 있다.
캪틴큐는 위스키가 흔하지 않았던 지난 1980년 출시된 술로, ‘럼(rum)’에 식용 알코올을 섞은 것이었다.
정확한 명칭은 ‘대중 양주’로 양주 원액은 조금 넣고 나머지는 감미료, 합성향, 주정으로 채운 가짜 양주를 말한다. 2015년 단종을 앞두고는 럼 원액 자체를 일절 첨가하지 않았다.
이때만 해도 양주는 비싼 가격 때문에 대중이 쉽게 접하기 어려웠다. 당시 소주는 한 병에 200원이었다.
캪틴큐는 한 병에 3,000원이었는데, 요즘 물가로 계산하면 한 병에 3만 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편에 속했다. 싼 가격에 양주를 즐기고자 하는 청춘들에게 불티나게 팔렸다.
캪틴큐는 저렴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맛을 자랑했다고 한다. 쌉싸름하면서도 바닐라 향이 매력적이었다는 후문이다.
롯데주류 관계자에 따르면 ‘캪틴큐’는 2015년까지 3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연간 5억 원 정도의 꾸준한 수익을 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가짜 양주를 만드는 업체들에 악용되면서 캪틴큐의 이미지도 ‘가짜 술 제조 용도’로 퇴색, 결국 롯데주류는 2015년 말, 35년 만에 캪틴큐의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단종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술을 사랑하는 콜렉터들은 지금도 재출시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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