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가 유행하고 유명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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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사회적인 현상이 생겨났을 때, 사람들은 이를 해설하면서 다양한 심리학 용어를 사용하게 된다. 이를 통해 그 현상이 가진 맥락을 보다 쉽게 분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심리학을 공부하며 배우게 되는 심리 효과는 실로 다양하다. 사실상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사건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분석이 돼 있다. 지금부터는 그중에서도 특히 자주 인용되는 심리 현상들을 모아서 살펴보고자 한다.

바넘 효과

 

‘바넘 효과’란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성격 특성을 자신의 성격과 일치한다고 믿으려는 현상이다. 대표적으로 MBTI, 혈액형별 성격론을 들 수 있다. 이 효과와 관련된 실험을 실시한 미국의 심리학자 포러의 이름을 따서 포러 효과라 부르기도 한다. 바넘 효과는 얼핏 보면 상대를 간파하는 듯해 보이지만, 사실 애매모호한 면이 가득하고 누구에게나 들어맞는 말로 상대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콜드 리딩’이라는 기술과도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최신 효과

 

‘최신 효과’란 가장 나중에 제시된 정보를 더 잘 기억하는 현상이다. 반대가 되는 효과는 ‘초두 효과’로 가장 처음에 제시된 정보를 더 잘 기억하는 현상이다. 메시지에 담긴 내용의 친숙도에 따라, 사람에게 초두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고 최신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관심이 높고 친숙하며 논쟁적인 내용일수록 초두 효과가 잘 나타나며, 비교적 낯설고 무관심한 내용일 경우에는 최신 효과가 더 잘 나타나게 된다.

 

에펠탑 효과

 

에펠탑 효과란 처음에는 무관심했지만, 반복되어 정보가 노출될수록 호감도가 증가하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다른 말로 ‘단순노출 효과’라 부르기도 한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은 처음 건립될 당시만 하더라도 많은 예술가들과 시민들의 혐오를 산 건축물이었다. 높고 무거운 철골 구조물을 천박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재는 프랑스의 주요 관광 스폿이 되었으며 프랑스인들의 자랑거리로 자리를 잡고 있다.

 

자이가르닉 효과

 

‘자이가르닉 효과’란 마치지 못한 일을 마음속에서 쉽게 지우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일이 완결되지 않아서 불편한 마음이 지속되면 잔상이 오래 남기 마련이다. 첫사랑을 평생 잊지 못한다는 속어가 자이가르닉 효과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끔찍한 재난이나 심리적 외상을 겪은 사람이 큰 충격을 받고, 재경험을 반복하게 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또한 일종의 자이가르닉 효과라 할 수 있다.

 

크레스피 효과

 

보상 혹은 벌점의 강도가 점점 강해져야 일의 수행 능률이 계속해서 증가할 수 있다는 효과를 ‘크레스피 효과’라 이야기한다. 우리는 흔히 보상과 벌점을 적절하게 줘야 한다는 뜻에서 ‘당근과 채찍’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1942년 미국의 심리학자 크레스피가 일의 수행 능률을 올리는 당근과 채찍이 효과를 내려면 그 강도가 점점 세져야 한다는 것을 실험으로 입증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크레스피 효과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스티그마 효과

 

스티그마 효과란 부정적인 인식이 한 번 박히게 되면, 그 대상이 점점 더 나쁜 행태를 보이게 되고 부정적 인식도 지속되게 되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스티그마는 ‘낙인’을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스티그마 효과는 ‘낙인 효과’라고도 부른다. 범죄를 한 번 저지른 사람에게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게 되면, 그는 결국 스스로 범죄자로서 정체성을 갖고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 바로 이 이론이다.

 

스놉 효과

 

어떤 상품에 대한 사람들의 소비가 증가하면, 궁극적으로 그 상품의 수요는 줄어드는 효과를 ‘스놉 효과’라 이야기한다. 스놉이란 잘난 체하는 속물을 의미한다. 스놉 효과는 남을 따라 하는 소비 행태를 뜻하는 ‘밴드왜건 효과’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타인과의 차별성을 추구하는 이들이 대중화된 상품을 외면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소비 대상을 바꾸면서 나타나게 된다. 일반 대중들이 쉽게 살 수 없는 명품을 선호하는 것은 일종의 스놉 효과로 인해 벌어지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스트룹 효과

 

스트룹 효과는 단어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단어의 의미와 글자의 색상이 일치하지 않는 조건으로 인해, 색상을 명명하는 반응의 속도가 늦어지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빨간색으로 쓰인 ‘검정’이라는 텍스트를 보고, 글자의 색상이 무엇인지 인지하는 것이 늦어지게 되는 현상이다. 스트룹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단어의 의미를 자동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빨간색으로 쓰인 검정이라는 텍스트를 보면서, 무의식을 배제하고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노시보 효과

 

노시보 효과는 진짜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면 약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환자가 자신이 어떤 병에 걸렸다고 믿을 경우에는 그것이 그대로 신체 기능에 작용해, 실제로 병에 걸린 것과 같은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효과가 없는 약을 먹고도 나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인해 병이 치료되는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 개념이다. ‘나는 해를 입을 것이다’는 뜻을 지닌 라틴어 ‘노시보’에서 따, 이러한 현상을 노시보 현상이라 부르게 됐다.

 

초두 효과

 

앞서 언급한 것처럼 ‘초두 효과’ 또한 사람들에게 많이 일어나는 효과다. 먼저 제시된 정보가 추후에 알게 되는 정보보다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으로, 인상 형성에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첫인상 효과’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는 사람의 첫인상을 3초 만에 받게 된다. 3초 만에 우리는 그 사람의 본질과는 무관하게, 대상을 어떠한 형태로 규정짓게 된다. 이 이미지는 별다른 계기가 없으면 단단히 굳어버리게 되기에 ‘콘크리트 법칙’이라 부르기도 한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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