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을 마련하기 위해 며칠 전 경기도 하남에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우연한 타이밍에 집꾸미기 에디터님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첫 자취방의 추억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 떠올리고 정리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3년간의 기록들을 돌아보면서 예쁜 순간들을 이곳에 적어보고자 합니다.
저희 집 식구들도 소개할게요. 까만 고양이 두 마리입니다. 이름은 은(silver)과 금(gold)입니다. 혼자 살아도 적적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친구들이에요. 외출했다가 돌아왔을 때 잘 정돈된 예쁜 집에 은이 금이 가 그림처럼 편안하게 반겨주면 힘들었던 모든 일들이 눈 녹듯이 사라졌어요. 잘 정돈되지 않을 때도 많았지만요.
아름다운 뷰가 펼쳐지는 우리 집
처음에 집을 알아볼 때도 “어차피 작은 집에서 살게 될 건데 초록이 보이는 예쁜 뷰를 내 정원으로 삼자”는 마음이었어요. 무조건 산 또는 강을 끼고 있고 일출 또는 일몰이 예쁘게 보이는 곳을 찾았습니다. 서울에서 전망이 예쁘다는 곳은 다 찾아봤던 것 같아요.
그러다 우연히 회사 근처에 있으면서 집값도 너무 비싸지 않고, 전망이 좋은 집을 발견했습니다. 8평 원룸이지만 답답하지 않은 구조와 깔끔한 상태도 마음에 들었고요.
인테리어 컨셉은?
무조건 “나답게 꾸미자”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좋아하는 소품들을 조화롭게 배치해 보고, 다정한 느낌이 감돌기를 바랐던 것 같아요. 내추럴함이 많이 느껴지는 분위기를 선호해서 나무의 결이 잘 드러나는 가구를 선택하려 했고, 곳곳에서 귀여움이 보이는 집을 원했습니다.
지브리 스튜디오 영화 중 “마루 밑 아리에티”라는 작품이 있는데, 꼭 소인 아리에티의 집과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공간의 모든 곳에 손때가 묻은 것처럼 정성이 보이는 그런 집을 꿈꿨습니다.
중요시했던 포인트는?
아무래도 가성비였던 것 같아요. 막내작가 시절의 주먹만 한 월급으로 이러쿵저러쿵 집을 꾸미려 하니 중고마켓에 꾸준히 들어가서 서칭도 하고 각종 인테리어 소품샵 플리마켓이나 B급 상품 세일, 초특가 할인 등등을 열심히 찾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집꾸미기에서 탁자나 유용한 욕실, 주방 용품들을 좋은 가격에 구매하기도 했어요.
사계절을 감상할 수 있는 침실
또 침실은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곳이라 인테리어를 자주 바꾸려 했던 것 같아요. 패브릭 하나만 바꿔도 새 기분이 나니까요! 그래서 이불도 자주 바꾸고, 침대 앞 보일러실 문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한 커튼도 자주 바꿨어요.
분위기 전환에는 조명도 한몫하잖아요. 이사 온 후 첫 크리스마스 시즌에 분위기를 내려고 샀던 별 모양 조명은 은은하고 너무 예뻐서 계속 달아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