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두 마디
<건축 전공 부부, 딥그린 하우스를 꾸미다>를 기억하시나요? 딥그린 컬러로 가득한 집, 그 두 번째 매력을 소개합니다. 건축 설계와 플랜테리어를 겸업하고 계신 문별님은 꽃과 식물로 공간을 디자인하며 집을 꾸몄어요. 심지어 작은 정원이 있는 침실까지. 이번엔 31평 아파트 속 식물 집사의 공간에서 봄을 느껴봐요.
풀 내음이 가득한 집
안녕하세요, 이전 집들이에 이어 다시 뵙게 되었네요. 건축을 전공하고, 건축 설계사로 일하며 플랜테리어를 겸업하고 있는 문별이에요. 똑같이 건축을 전공한 남편과 3년 차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어요.
저는 MBTI의 맨 앞 글자가 ‘E’일 만큼 외향적인 편이지만, 외출이 어려운 요즘이라 이전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어요. 우울하지만, 집에서 좋아하는 식물을 가꾸며 재미를 찾고 있답니다. 식물 상태를 확인하고, 물을 주면 시간이 훌쩍 흐르는 ‘풀 내음이 가득한 집’. 오늘은 그곳에서의 일상을 소개해요. ‘플랜테리어’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드리려고 해요.
맥시멀리스트 식물 집사
플랜테리어, 그 매력은 뭘까요? 식물은 인테리어로도 좋은 요소지만 가장 좋은 건 돌볼 때 큰 위로를 준다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미니멀리스트’를 꿈꾸면서도 점점 더 많은 식물을 들이게 되네요. 어쩔 수 없죠. 식물을 가꾸는 시간이면 마음이 참 편해지니까요. 거기에 물과 햇빛만으로 새잎을 내어주는 걸 보면 내심 고맙기도 하고요.
많은 분들이 어떻게 하면 식물을 잘 고르고 기를 수 있냐고 물어보시기도 해요. 그럴 때 제 대답은 ‘건강한 식물을 고르고, 식물에 맞는 환경에서 키우기’죠. 아무리 예쁘더라도 생기가 없으면 오래 키우기 어렵고, 생기가 있어도 환경이 안 맞으면 건강했던 식물도 안 좋아지기 마련이거든요. 오래오래 푸릇한 빛을 즐기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을 고려해 주시면 좋아요.
계절마다 포인트가 있는 중문
저는 현관을 지나 바로 보이는 중문 옆에 식물을 가져다 두었어요. 그리고 계절마다 그 종류를 바꾸죠. 그런 점에 있어 이곳은 작지만 아기자기한 저만의 포인트 공간이에요. 집안의 다른 문들에 비해 조금 더 밝은 빛인 중문은 자연스러운 나무를 닮아 어떤 식물과도 잘 어울려요.
가벽으로 공간을 분리한 침실
이곳은 침실이에요. 발코니에 정원이 있어 그런지 다른 곳보다도 싱그러움이 가득한 곳이랍니다. 원래 이곳엔 가벽이 없었지만, 화장실과 공간을 분리하고 싶어 아치형 문을 가진 벽을 세웠어요. 그리고 딥그린 커튼을 달아 뒷 공간을 따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침실의 또 다른 포인트는 남편이 꼭 설치해야 하냐고 물었던 ‘펜던트 조명’이에요. 처음엔 그랬어도 지금은 저보다도 조명을 더 자주 사용하고 있답니다. 셀프로 설치하는 과정 중 많이 헤매기도 해, “셀프로 하는 건 쉬운 게 하나 없다”라고 느꼈던 기억이 나요.
작은 식물이 자라나는 발코니
드디어 소개드릴 이곳은 저의 작은 화단이에요. 집에 있는 모든 식물의 분갈이와 관리가 이루어지는 공간이죠. 지금은 침실 발코니에 만들어져 특색 있는 정원이 되었지만, 처음엔 없어질 뻔한 위기도 있었어요. 확장해서 침실을 넓히려고 했었거든요. 하지만 비용과 단열 문제로 공사를 취소했고, 화단을 직접 디자인해 넣었답니다. 덕분에 햇빛이 좋은 날 나와서 앉아있기도, 혹은 실내에서 마냥 바라보기도 좋은 공간이 되었어요.
아직은 식물들은 작아서 잘 보이지 않지만, 햇빛이 가득 비치는 이곳에서 열심히 새잎을 내며 잘 자라 주고 있어요. 점점 울창해질 풍경이 기대될 정도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