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이후, 인생에 현타 올 때 하면 좋은 ‘이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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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 실망하는 일이 처음도 아닌데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30년 지기 친구가 어느 날 연락 두절이 되고 가까운 친척이 왕래를 끊는 관계의 단명함에 지쳐갔다. 어렵게 만든 아이디어를 자신의 생각인 양 포장하고 그 보상을 받는 상사를 볼 때 답답해졌다.

한 길 사람 속 모른다는 말에 공감하면서도 나도 내 속내 다 드러내놓고 살지 않았음을 무겁게 돌이킨다.

목공은 정직하다.

처음 목공을 배우며 느낀 건 ‘정직’이었다. 나무는 정직했다.

노력한 만큼 단단한 골격이 나왔고 투자한 만큼 마감은 깔끔하고 정교해졌다.

목공은 8할을 몸으로 한다. 근육의 섬세한 움직임과 손끝의 미묘한 감각으로 고스란히 결과를 내는 작업이다. 요행이 있을 수 없고 운에 좌우되지 않는다. 나무가 지닌 곧고 바른 특성 그대로다.

나를 설레게 만든 취미

처음 목공을 배우던 때가 기억난다. 공방을 알아보고 기술을 배우고 장비 다루는 법을 익히고 작품을 구상하고 완성해가는 일은 하나하나 눈이 떠지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2평 남짓한 집 베란다에 목공소를 꾸렸을 땐 번잡하고 빠르게 흐르는 도심 속에서 시간이 멈춰 있는 곳이자 나만의 비밀스럽고 조그만 숲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들떴다.

직장인인 내가 목공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하다. ‘놀랍다’ ‘반전이다’ ‘무얼 만드냐’.

게다가 베란다에 작업실을 차리고 판매까지 한다고 하면 다들 신기해한다.

“2평짜리 목공소에서 돈을 번다고?”

이제는 ‘나’를 위해 살 것

어려서부터 손으로 무엇이든 즐겨 만들었다. 하지만 그런 재주를 한 번도 직업으로 발전시켜볼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사회의 정해진 틀에 맞춰 사는 것이 안전하면서도 당연하다 여겼다.

그러나 지금, 나를 중심으로 둬볼 만큼은 세상을 살았으니 남의 눈치 따위는 제쳐두고 생각하기로 했다.

목공은 삶을 윤택하고 밀도 있게 만들어주었다. 비록 아마추어지만 작가의식을 갖게 해주었고 적지 않은 경제적 도움도 되고 있다.

목공은 끝까지 붙잡고 있으면 무언가 결과물이 나온다. 목공을 하며 배운 것들이 너무 많다. 사소하지만 울림을 주었던 것들, 평범하지만 삶의 진실이 담긴 것들, 경험하지 않았으면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 것들.

이 모든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 용기 내 글을 썼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작가,
《아무튼, 식물》 임이랑 작가 강력 추천 에세이!

“도심 속 작은 귀퉁이에서 즐거움의 세계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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