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취향 과다에 취미 부자인 ‘연두홈’이라고 합니다. 좋아하는 것도, 관심 있는 것도 정말 많아요. ‘왜 하루는 24시간 밖에 되지 않을까?’는 제가 매일 하는 생각이랍니다.
예전부터 제 꿈은 ‘살면서 악기 하나, 운동 하나는 할 줄 아는 사람 되기’였어요. 행복하게도 지금은 현재 진행형으로 그 소원을 이뤄가며 살고 있답니다. 우쿨렐레와 피아노를 연주하고, 수영과 러닝을 즐기면서요.
자, 이렇게 제 소개를 해드렸으니 저의 집도 한 번 소개해볼까요?
집 정보
이 집은 체리색 몰딩이 강렬한 6평 구축 오피스텔이에요. 이곳에서 지낸 지는 7개월 정도 되었어요. 그러니까 저의 독립 라이프가 7개월 차에 접어들었네요. 이 집은 저의 첫 독립공간이거든요.
집을 고를 때 전 3층 이상에 위치하는지, 6평 이상은 되는 집인지를 고려했어요. 또 하늘이 보이는 창과 부엌과 화장실의 컨디션을 신경 썼어요.
하지만 집을 선택할 때 제가 신경을 가장 많이 쓴 건, 역시 동네의 분위기였어요. 저는 집에서도 힘을 얻지만 집 밖에서도 힘을 얻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동네에서 살고 싶었어요. 그런 제게 지금의 동네 ‘연남동’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동네였죠. 맛있는 빵집, 카페 그리고 소품 숍과 쇼룸에 연트럴파크까지. 요즘 연남동을 걷는 제 걸음은 언제나 행복을 향한답니다.
저는 미디엄 리스트예요
‘넌 맥시멀 리스트야, 미니멀리스트야?’라고 묻는다면 저는 ‘미디엄 리스트야’라고 답해요. 제가 만든 말이랍니다.
한때는 저도 새로 산 물건의 포장지도 버리지 못하는 맥시멀 리스트였어요. 더 많은, 더 다양한 물건을 소유하는 게 저의 행복이었죠. 그러던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기숙사의 짐을 빼며 생각을 바꾸었어요. 160cm 밖에 안되는 제 짐이 1톤 트럭을 꽉 채우더라고요. 기숙사라 가구도 없었는데요. 그때 제가 너무 많은 걸 붙들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원체 물욕이 많아 비우는 삶이 쉽지는 않았지만, 저는 요즘 나름대로 맥시멀과 미니멀 사이에서 타협한 ‘미니멀 리스트’로 살아가고 있어요. 비움과 채움의 느슨한 줄다리기를 하는 중이라고나 할까요? 이 집의 인테리어 컨셉은 이런 저의 ‘미디엄 라이프’에서 시작했어요. 너무 많은 물건이 아니라, 꼭 필요한 물건으로 얻은 행복으로 공간을 채우며 지내고 있어요.
내게 맞게 집꾸미기 TIP
집을 꾸미기에 앞서 저는 ‘내가 이 공간에서 뭘 할 건지’에 초점을 맞췄어요. 홈 카페, 재택근무, 악기 연주, 그리고 요가… 이런 제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제한된 공간에 테트리스를 하는 것처럼 가구를 채웠죠.
첫 독립으로 집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고민하며 계획 단계부터 막힌 분이라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돌아보는 걸 추천드려요! 어떤 가구를 필수로 넣어야 하는지 한결 알기 쉬워지거든요.
색과 패턴의 조화로 꾸민 침대
그럼 이제 침대 공간부터 보여드릴게요.
침대는 제가 구매 전 가장 많이 고민했던 가구 중에 하나예요. 6평 원룸에서 침대가 차지하는 존재감은 클 수밖에 없잖아요. 원래 저는 앤티크 한 침대 프레임을 사고 싶었어요. 하지만 수납공간이 워낙 부족한 오피스텔이라, 현실과 타협해 지금의 수납형 침대를 구매했답니다. 결과적으론 대만족이에요!
많은 인테리어 고수분들이 그러듯, 저 역시도 패브릭으로 집의 분위기를 변신시키는 편이에요. 원룸에선 특히 ‘침구 컬러=집의 분위기’ 아닌가요? 때문에 저는 자주는 아니지만 계절에 2~3번 정도는 침구를 교체하고 있어요. 매트리스 커버와 이불, 두 개의 베게, 크고 작은 사각형에 채워진 패턴과 컬러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무드는 제 집꾸미기의 즐거움 중 하나랍니다.
아쉬움을 다짐으로 바꿔 준 책상
책상은 오피스텔의 옵션이에요. 공간을 비효율적으로 차지하는 책상으로, 이 공간은 늘 저에게 아쉬운 부분인데요. 특히 그 아쉬움이 커진 건, 이 책상이 24인치 아이맥과 24인치 모니터를 한꺼번에 감당하지 못했을 때부터예요. 그래서 최근 큰 다짐을 했답니다.
바로 듀얼 모니터를 올리고도 남을 커다란 책상과, 그 책상을 감당할 수 있는 큰 집에서 살 수 있게 더 열심히 살자는 다짐을요! 빨리 이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라봅니다.
옵션이지만 내 스타일로 꾸민 옷장
다음으로는 옷장을 보여드릴게요. 이 역시도 오피스텔의 옵션이었는데요. 공간을 너무 크게 차지해서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만족해요. 원룸이라 요리를 하면 음식 냄새가 옷에 밸까 봐 걱정했는데, 옷장이 냄새로부터 옷을 지켜주더라고요!
밋밋한 옷장의 한 쪽 문엔 포스터를 붙이고, 한 쪽 문에는 걸이형 거울을 달아 꾸몄어요.
연남동 최고 맛집, 주방
이 집에서 가장 ‘미디엄’을 유지하기 어려운 주방이에요. 저는 배달보단 집 밥을 해먹는 걸 좋아하는데, 그러다 보니 식재료와 식기가 많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또 점점 식기 욕심이 자라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많은 물건을 어떻게 잘 정리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상부장과 하부장에 식기와 상온 보관이 가능한 식재료를 보관하기로 했답니다.
특히 식기들은 여러 정리 용품의 힘을 빌려, 크기와 형태 별로 분류했어요. 수저와 조리도구는 수저 통에, 양념과 조미료는 선반장에 넣어 정리했어요. 전자레인지는 냉장고 위에, 밥솥과 다른 주방가구는 냉장고 옆 3단 선반에 올려 요리 동선을 최소화했어요.
식기를 정리하며 제가 가장 신경 쓴 건, ‘꺼내기 쉽게 하자’였어요. 손이 닿지 않아서 쓰지 않는 물건이 생기지 않았으면 했거든요. 각종 정리 용품의 도움으로, 가진 모든 물건을 사용하고 싶었던 제 목표를 이룬 것 같아요.
테이블을 사면서 많은 고민을 했는데요. 6평 원룸에 너비가 800인 원형 테이블을 두는 게 좀 과할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테이블 조립을 마친 후 그런 걱정은 금세 사라졌답니다. 정말 만족하는 가구 중 하나예요.
테이블에서는 홈 파티, 홈 카페, 홈 브런치 등등을 즐기고 있어요. 맛있는 음식을 한 상 차려놓고 시간을 보내는 건 제가 이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취미 중 하나예요. 가끔 이 집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여기가 실은 연남동 최고 맛집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답니다.
집들이를 마치며 –
저는 원래부터 인테리어를 좋아했어요. 그러니까 갑자기 집꾸미기에 빠지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는 거죠. 늘 예쁜 것에 관심을 가지며 사는 사람, 그게 저였거든요. 예쁜 문구, 소품, 가구, 공간…. 용돈이 아니라 ‘월급’을 받는 어른으로 성장한 지금, 그 관심을 실현하고 실천하며 살고 있는 것 같네요.
집은 제게 많은 의미지만, 그래도 그중에서 제게 가장 크게 다가오는 건 역시 ‘집은 위로의 공간이다’라는 거예요. 독립을 하기 전, 기숙사에서 4년, 셰어하우스에서 6개월 정도를 살았는데, 그때 전 타인과 공간을 공유하며 ‘마음껏 울 수 있는 공간의 부재’의 불편함을 뼈저리게 느꼈거든요. 힘든 일이 있을 땐 오히려 펑펑 울어버리면 좀 괜찮은데, 그런 최소의 공간도 허락되지 않으니 정말 힘들었죠.
그런 제게 이 집은 제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제 감정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위로의 공간’이 되어 주어 참 소중해요. 앞으로도 이 공간에서 저는 마음껏 감정을 풀고 위로받으며 지낼 것 같네요. 오늘 이렇게 저희 집 집들이에 와주셔서 감사드려요. 오늘도 내일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