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페이 중단하라” 얼차려로 숨진 훈련병 관련 통렬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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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을지부대에서 얼차려를 받다 사망한 전남 나주 출신 훈련병 박 모(25) 씨 사건과 관련해 군인권센터가 강력한 비판을 남겨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훈련병들이 훈련소에서 ‘팔굽혀펴기’ 얼차려를 받고 있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훈련병의 호흡수는 분당 50회로 민간병원에 들어왔을 때 의식은 있었지만 헛소리하는 상태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소장에 따르면 박 씨는 “‘몇 살이에요?’ ‘이름이 뭐예요?’와 같은 간단한 질문에도 대답을 잘하지 못했다.

이어 임 소장은 “속초 의료원에서 2~3시간 치료했지만 열이 안 내려가 강릉 아산병원으로 이송했을 때도 거의 열이 40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훈련병이 받은 얼차려에 대해 “(20~25㎏)완전군장을 한 채 팔굽혀 펴기, 선착순 뺑뺑이를 돌렸다고 하더라”며 “6명의 군기 훈련 대상 훈련병을 상대로 완전군장 달리기를 시킨 뒤 1등만 빼고 또 돌리는 벌을 줬다”고 언급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강원도 인제에서 ‘얼차려’를 받던 중 숨진 훈련병 사건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방송화면

그는 “군이 철저하게 정보단속을 했지만, 휴일을 맞아 훈련병이 부모들과 통화를 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알려졌다”며 사건이 알려진 경위를 설명했다.

임 소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군에 헌신하는 만큼 국가가 군인의 인권을 지켜줘야 한다”며 “애국페이로는 더 이상 국방의 의무를 유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애국페이는 애국심으로 군인들의 노동력을 착취한다는 뜻인 신조어다.

또 “군기 교육은 고문이나 가혹행위가 아니라 규율을 지키라는 일종의 각성효과를 주는 것”이라며 “얼차려를 가혹행위 수준으로 하는 것은 통제되지 않는 지휘체계가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숨진 훈련병 빈소 / YTN뉴스 캡처

그는 “해당 훈련병이 쓰러진 날은 입대한 지 9일 차 되던 날 이다”라며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적응도 잘 안되는 상황에 기합을 줬나”라고 말했다.

앞서 육군은 훈련병이 군기 훈련을 받던 상황과 관련해 규정에 부합하지 않은 정황이 포착됐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구체적인 상황은 민간 경찰과 조사를 통해 확인하겠다고 했다.

이에 임 소장은 “군은 수사가 아니라 조사라고 이야기하는데, 이건 말장난이다. 사건을 톤다운시키기 위한 은폐 과정이다”라며 “채상병 사건이 터졌을 때도 군은 수사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국방부는 이런 문제가 오늘 채상병특검법 의결에 영향을 줄까 봐 전전긍긍하는 것 같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숨진 훈련병의 부검 결과 횡문근융해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는 소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경찰은 이와 관련해 숨진 훈련병의 혈액 조직 검사 등을 통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횡문근융해증은 무리한 근력 운동이나 지나친 체온 상승, 외상, 음주 등으로 근육이 손상됐을 때 골격근세포가 녹거나 죽어 신장을 폐색 및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2012년 강원도의 한 육군 부대에서 야간행군 중 숨진 훈련병의 사인이 횡문근융해증 및 급성신부전증으로 드러나는 등, 군에서 무리한 훈련을 하다 해당 질환을 호소하는 군인들이 적지 않다.

숨진 훈련병에게서 횡문근융해증이 공식적으로 확인될 경우 육군이 훈련병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군의 훈련 방식과 인권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 군은 징병된 병사들의 안전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육군은 이번 사건에 대한 민·군 합동조사를 마치고 민간 경찰에 수사를 이첩할 예정이다.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28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사건을 이첩한 이후에도 한 점의 의혹 없이 투명하게 진상이 규명되도록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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