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훈련병 사망] 이틀 전에 올라온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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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차려를 받는 육군 훈련병들. /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망한 육군 을지부대(12사단) 훈련병이 40㎏가량의 군장을 하고 군기훈련(얼차려)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훈련병의 부모인 A씨가 지난 26일 훈련병 커뮤니티 ‘더 캠프’에 올린 글. 숨진 훈련병이 횡문근융해증으로 숨졌다고 전해 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틀 뒤인 28일 숨진 훈련병이 횡문근융해증 의심 증상을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따라 숨진 훈련병이 40㎏ 군장을 한 채 얼차려를 받았다는 주장이 사실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훈련병의 부모인 A 씨는 지난 26일 훈련병 커뮤니티 ‘더 캠프’에 올린 글에서 “점호 불량으로 6명을 (완전군장) 20㎏에 책 같은 걸 더 넣게 해서 40㎏으로 만들어 메고 세 시간 정도 뺑뺑이, 벌, 얼차려를 줬다. 그중 한 명이 다리 인대와 근육이 다 파열돼 시퍼렇게 변하고 쓰러져 의무실에 있는데도 기절한 척하는 줄 알고 이송하지 않았다. 그러다 골든타임을 놓친 듯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숨진) 아이가 게거품을 물고 상태 악화돼 민간병원으로 이송했는데 사망했다. 소변으로 까만 물이 나왔다고도 하더라”라며 “같이 있던 우리 아들들도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A 씨 주장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다. 다만 숨진 훈련병의 소변에서 까만 물이 나왔다고 들었다는 A 씨 언급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변에서 까만 물이 나오는 병은 횡문근융해증인데, 사망한 훈련병이 횡문근융해증 의심 증상을 보인 것으로 28일 전해졌기 때문이다. A 씨 언급에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을 수 있단 얘기다.

횡문근융해증은 무리한 운동, 과도한 체온 상승 등으로 근육이 손상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운동 부위의 갑작스러운 근육통과 함께 검붉은색(콜라색)의 소변을 누는 것이다. 심하면 발열, 구토, 전신쇠약, 부종 등의 전신 증상을 동반하거나 갑작스러운 콩팥 기능 악화로 급성신부전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인이 횡문근융해증으로 밝혀지면 군은 군기훈련을 가혹행위 수준으로 진행해 병사가 죽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망한 훈련병은 20㎏가량의 완전군장을 한 채 팔굽혀펴기, 선착순 뺑뺑이, 구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기훈련 중 체력단련에는 ‘완전군장 상태에서 보행’, ‘앉았다 일어서기’, ‘팔굽혀펴기’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완전군장 상태에서 구보(달리기)’와 ‘완전군장 상태에서 팔굽혀펴기’는 포함돼 있지 않다.

숨진 훈련병이 완전군장 상태에서 팔굽혀펴기와 구보를 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누리꾼들은 “군장 푸시업을 시켰다니…”, “이 정도면 고문이다”, “입대한 지 며칠 안 된 훈련병한테 저런 말도 안 되는 걸 왜 시킨 건지 이해할 수 없다”, “(훈련병 때) 별 짓을 다 당해봤지만 군장 메고 팔굽혀펴기는 안 해봤다. 그건 고문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숨진 훈련병의 군장이 40㎏가량이었다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가혹행위 수위가 ‘고문’ 수준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40㎏은 개인천막부터 방한모까지를 모두 넣은 ‘FM 완전군장’의 무게(약 38.6㎏)보다 무거운 것이다. 채널A ‘강철부대’는 연예인들이 40㎏ 군장을 메는 시범을 보이게 하는 장면을 내보낸 바 있다. 여가수인 츄는 군장을 들어 올리지도 못했다. 군장을 멘 가수 희철은 주위의 도움을 받고서야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코미디언 장동민만 겨우 군장을 들어 올려 어깨에 메는 데 성공했다.

숨진 훈련병이 일반인은 들어 올리기조차 힘든 무게의 군장을 하고 군기훈련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숨진 훈련병은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쯤 강원 인제군 12사단에서 군기훈련을 받다 쓰러졌다.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악화해 지난 25일 오후 사망했다. 같이 얼차벼를 받던 훈련병들이 숨진 훈련병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현장에 있던 집행 간부에게 보고했지만 별다른 조처가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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