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군대에서 OOOO로 불린다는 미남배우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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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질란테’ 최정열 감독

남주혁씨가 군대에서 비질란테로 불리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비질란테'(극본 이민섭)를 연출한 최정열 감독의 말이다. 남주혁은 ‘비질란테’에서 낮에는 법을 수호하는 모범 경찰대생이지만, 밤이면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는 비질란테로 살아가는 김지용 역을 맡아 한국형 다크히어로의 매력을 보여줬다.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정열 감독은 “영화와 시리즈는 다른 현장일 거라고 겁을 주는 분도 있었다”고 웃었다. 2016년 장편 영화 연출작 ‘글로리데이’를 선보인 최 감독은 2019년 영화 ‘시동’에 이어 ‘비질란테’로 첫 시리즈 연출에 도전했다. 지난 11월8일부터 매주 2회 분량의 에피소드를 공개한 ‘비질란테’는 11월29일 최종회인 7,8회를 선보였다.

“8부작인 만큼 총 8번의 엔딩을 만들어야 하는 건 부담이었지만, 재미있어요. 매회 끝날 때마다 시청자가 다음 회를 보도록 만드는 게 숙명이었어요. 그런 작업이 영화와 달라 흥미로웠습니다.

11월30일 기준 ‘비질란테’는 OTT 플랫폼 내 콘텐츠의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디즈니+ 한국과 대만의 ‘톱10 TV쇼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 역시 공개 이후 톱10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 “유지태, 첫 미팅 때 이미 조헌 역할에 완벽 이입”

‘비질란테’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범죄자들을 자신만의 정의로 심판하는 한국형 다크히어로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법과 정의에 대한 다양한 화두를 던지는 스토리, 강렬한 캐릭터들의 빅매치, 이를 아우르는 리얼한 액션이 돋보였다.

시리즈는 어린 시절 눈앞에서 어머니를 폭행한 뒤 죽음에 이르게 했지만,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는 이유로 낮은 형량을 받는 범죄자를 처단하는 김지용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후에도 김지용은 법망을 피해 제대로 처벌받지 못한 범죄자들을 직접 처단한다. 주로 맨주먹으로 적을 제압하는 남주혁의 다부진 몸에서는 다크히어로의 짙은 고뇌가 드러난다.

“김지용은 경찰대학교 학생이에요. 모범적인 학생의 모습은 남주혁씨가 다른 작품들에서 보여줬어요. 그렇지만 밤에 활동하는 비질란테의 모습은 다른 작품에서 보여준 적이 없어요. 그 새로운 모습이 신선할 것 같아 함께하게 됐습니다.”

“액션이 많은 작품이니까 주혁씨가 몸을 열심히 키웠어요. 리딩을 할 때마다 놀랐죠. 볼 때마다 ‘몸이 이렇게 커졌어?’ 놀랐어요.(웃음)”

또 다른 주인공인 배우 유지태는 조헌 역할을 위해 2~3개월 만에 20kg을 증량해 100kg 이상으로 체중을 늘렸다.

조헌은 ‘법에 모순이 있어도 궁극적으로는 옳은 길로 간다’고 믿는 인물. 그런 신념으로 범죄자들 앞에서 무자비한 폭력을 가한다. “내가 지금부터 너에게 반말을 하겠습니다”라고 내뱉는 조헌의 대사는 그의 캐릭터를 상징한다. 상대를 존중하는 듯 하지만 사실은 협박하는 거친 ‘반존대’의 언어다.

최정열 감독은 “유지태 배우에 대해서는 부드럽고 멜로 장인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는데, 첫 미팅 때 이미 조헌의 몸과 스타일로 나타났다”며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에 압도당했다”고 돌이켰다.

● “멋진 모습보다 김지용의 감정 드러내는 게 중요했다”

죗값에 비해 가벼운 처벌을 받은 가해자들을 향한 비질란테의 자비 없는 응징은 통쾌함을 안긴다. 한편으로는 과연 비질란테의 응징이 맞는 길인지 의문을 자아낸다. 법이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 죗값을 ‘폭력’으로 받아내기 때문이다.

사법체계를 뒤흔드는 김지용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는 광역수사대 팀장 조헌이 그의 뒤를 쫓고 시작하고, 여기에 비질란테를 취재하는 최미려(김소진) 기자, 비질란테의 추종자이자 재벌 2세인 조강옥(이준혁) 등이 얽히고설킨다.

비질란테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시리즈는 에둘러 돌아가지 않는다. 범죄자들의 악행과 비질란테의 징계를 빠르게 펼쳐냈다. 특히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해 몰입을 더했다.

최정열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달려가는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지용이 느끼는 딜레마나 감정에 대한 고민이 컸지만 전체 8부작 안에 캐릭터와 이야기를 넣어야 했기에 감정까지 풀어내기는 “급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말했다.

“원작이 워낙 방대하고 스핀오프나 시즌제로 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해요. 그렇다면 시즌1의 연출인 저는 달리고, 만약 시즌2가 진행될 때 김지용의 고민을 넣으면 더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김지용의 사연과 딜레마를 구구절절하게 풀어내기보다 액션에 감정을 녹여내는 방식이 최정열 감독의 판단이었다.

김지용의 액션은 감정“이라고 정의한 최 감독은 “무술감독님, 남주혁씨와 얘기할 때 멋있고 신선한 액션보다는 ‘어떻게 하면 김지용이 잘 보일 수 있을까’, ‘그의 감정을 어떻게 하면 보일 수 있을까’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 “영화, 시리즈 연출?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본질”

최정열 감독은 ‘비질란테’에 대해 “캐릭터들이 지닌 각각의 신념이 재미있는 작품”이라며 “캐릭터들이 가진 신념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연출했다“고 강조했다.

“김지용은 슬프게 느껴졌어요. 그가 악을 처단하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열광하고 응원하게 되죠. 그런데 조헌이 지용을 막는 게 옳은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이렇게 복잡한 심정이 작품에 담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김지용은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있고, 조헌은 그에 반대되는 신념을 가지고 있죠. 두 신념이 부딪히면서 질문을 던지고, 여러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이 ‘비질란테’의 목표였습니다.”

첫 시리즈를 연출하면서 창작자로서의 고민도 커졌다.

최 감독은 “이야기에 따라서 시리즈와 영화를 오갈 수 있어 예전보다 창작자의 왕래가 자유롭게 이루어진다”며 “결국 이야기의 본질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복잡하기도 하지만 내실 있게, 좋은 작품을 만드는 일에 제가 풀어야 할 큰 숙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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