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적다고 했더니 오지 말라니?” 태극기도 못 올린 日 아시안게임, 끝나고도 시끄러운 이유
올빼미기자 조회수
아시안게임은 끝났습니다.
그런데 선수들의 경기 이야기 대신, 개최지 책임자의 말이 다시 논란이 됐습니다.
태국 테크볼 대표팀 관계자들이 제공된 식사의 양과 구성을 지적했는데요.
돌아온 반응에는 이런 말이 들어 있었습니다.
“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
영상을 올린 사람들이 조회수를 얻으러 온 것인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말도 나왔습니다.
발언자는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였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한국 선수단에는 태극기 게양 사고와 버스 배차 문제로 사과했던 조직위인데, 이번에는 책임자의 대응 태도가 도마에 오른 겁니다.
왜 식사 영상 하나가 폐막 이후까지 이어지는 논란이 됐을까요.
선수들 밥이 적다는 영상이었는데, 이야기는 ‘조회수’로 흘렀습니다.
발단은 태국 테크볼 대표팀 관계자들이 공개한 식사 영상이었습니다.
음식의 양이 적고, 채소도 두 종류를 함께 고를 수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경기장 식사가 어떻게 제공되는지 보여주면서 불만을 표현한 것이죠.
선수들에게 식사는 사소한 문제가 아닙니다.
연습하고 경기를 치른 뒤 다시 몸을 회복해야 하니까요.
일반적인 식사 만족도와 별개로, 운동량에 맞는 양과 구성이 제공되는지는 대회 환경을 평가할 때 살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영상에 대한 조직위원장의 반응은 식사량을 설명하는 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게시물을 올린 사람들의 의도까지 문제 삼았습니다.
개최지 책임자가 “무엇 하러 왔나”라고 물었습니다.
오무라 지사는 10월 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해당 게시물을 언급했습니다.
영상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관계자들이 조회수를 올리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무엇을 하러 왔는지 의문을 제기한 뒤, 오지 않았으면 좋았겠다고 덧붙였고요.
이 대목에서 논란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식사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대회를 책임지는 사람이 참가한 감독과 코치의 방문 자체를 달갑지 않게 여겼다는 말까지 한 겁니다.
영상에 잘못된 내용이 있었다면 그 부분을 바로잡으면 됩니다.
식사 운영에 오해가 있었다면 제공 주체와 실제 내용을 설명할 수도 있었죠.
하지만 참가자를 향한 강한 말이 더해지면서, 식단보다 대응 방식에 시선이 쏠리게 됐습니다.
다만 “조직위가 직접 그 식사를 줬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여기서는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테크볼의 식사와 숙소 운영은 대회 조직위가 직접 담당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테크볼은 추가 종목으로 채택되는 과정에서 국제경기단체가 운영과 비용을 맡는 조건이 정해졌습니다.
조직위도 문제가 된 식사를 자신들이 제공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식단 책임을 오무라 지사나 조직위에 그대로 돌리면 사실관계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그 설명을 듣고도 남는 질문이 있습니다.
직접 제공한 식사가 아니라면, 그 사실을 설명하면 되는 것 아니었을까요.
불만이 자신들을 향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이유만으로, 참
가한 관계자에게 오지 않았으면 좋았겠다고 말해야 했는지는 별개입니다.
이틀 뒤 나온 설명은 “태국 전체가 아니라 감독·코치”였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오무라 지사는 발언의 대상을 다시 설명했습니다.
태국 선수단 전체에 한 말이 아니라, 식사 영상을 올린 감독과 코치에게 한정된 발언이었다는 것입니다.
10월 8일에는 태국 선수단을 환영한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표현이 강했다는 의견을 들었다며, 오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말 대신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취지로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이 설명으로 확인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태국팀 전체를 거부한 발언이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동시에 게시물을 올린 관계자들에 대한 불만은 남겨뒀습니다.
그래서 이를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정리하기보다는,
대상과 표현을 수정한 해명으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정작 태국 감독은 “목표는 조회수가 아니라 금메달”이라고 했습니다.
태국 대표팀 감독도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상을 가볍게 촬영한 것이고, 지사의 발언을 특별히 마음에 담아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개최 측을 비판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취지도 전했고요.
대회 참가 목적은 조회수가 아니라 금메달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갈등을 더 키우기보다는 자신의 의도를 설명하는 쪽을 택한 겁니다.
참가자가 그렇게 받아들였다고 해서 개최지 책임자의 표현을 평가할 필요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양쪽이 똑같이 거친 말을 주고받았던 상황으로 그려서는 안 되겠죠.
현재 확인되는 흐름은 식사 영상, 지사의 강한 반응, 후속 해명, 감독의 설명 순서입니다.
한국 팬들에게는 이미 잊기 어려운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이번 발언이 한국에서도 눈길을 끄는 이유는 앞서 벌어진 운영 사고들 때문입니다.
특히 남자축구 시상식은 오래 남을 장면이었습니다.
한국은 10월 3일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습니다. 금
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 섰는데, 애국가 연주가 끝날 때까지 태극기가 정상적으로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조직위는 이후 사전 확인이 미흡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게양 로프의 매듭이 상단 도르래에 걸렸다는 것이 자체 조사 결과였습니다.
고의였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우승한 바로 그 순간을 다시 만들어 줄 수도 없습니다.
실수라는 설명이 필요한 이유와, 실수여도 비판받아야 하는 이유가 함께 있는 장면입니다.
결승 당일 훈련하려는데 버스가 없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일본과의 결승 당일 오전 훈련을 취소해야 했습니다.
예정된 버스가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경기 전에 몸을 풀고 슛 감각을 점검하려던 일정이 배차 문제로 사라진 겁니다.
조직위는 이 문제를 자신들의 실수로 인정했습니다.
한국이 금메달을 땄다는 결과로 이 불편을 덮을 수는 없습니다.
선수들이 운영 차질을 견디고 좋은 결과를 낸 것이지, 차질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니까요.
국제대회에 온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한 대접보다 약속된 일정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이동하고, 준비한 훈련을 하고, 제때 경기를 치를 수 있어야 합니다.
축구 선수들을 태운 버스가 야구장으로 향하기도 했습니다.
수송 문제는 농구만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국과 카타르의 남자축구 경기를 앞두고 공식 셔틀버스가
예정된 축구 경기장이 아닌 인근 야구장으로 향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졌고, 경기 시작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이동은 대회 운영의 뒷부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선수들에게는 경기 준비의 시작입니다.
경기장에 언제 도착할지 알아야 식사와 휴식, 몸풀기 시간을 맞출 수 있습니다.
잘못된 목적지로 향하거나 차량이 오지 않으면 그 계획 전체가 흔들립니다.
그래서 버스 문제를 단순한 교통 불편이라고만 보기 어려운 겁니다.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 한국을 중화민국으로 소개한 일까지 있었습니다.
국가와 국호를 확인하는 절차에서도 실수가 나왔습니다.
9월 18일 남자하키 한국과 방글라데시 경기 전에는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연주됐습니다.
20일 근대5종 시상식에서는 한국을 중화민국으로 잘못 소개했다가 정정했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대표팀으로 출전한 자리에서 국가와 이름이 각각 틀린 겁니다.
한 번의 사고라면 그 원인을 찾고 바로잡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런데 수송, 국가 연주, 국호 안내, 국기 게양처럼 서로 다른 업무에서 문제가 이어졌습니다.
대회 전체의 확인 절차가 충분했는지 물을 수밖에 없는 흐름입니다.
참가국을 존중하는 일은 환영 인사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름과 국가, 국기를 정확히 확인하는 기본적인 업무에서도 드러납니다.
숙소와 입국 과정에서도 선수들의 부담이 커졌습니다.
대회 초반에는 입국 과정의 전산 문제로 선수들이 공항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조립식 숙소를 이용한 선수들은 공간의 불편도 설명했습니다.
남자농구 장재석은 자신의 큰 키 때문에 다리가 닿고, 샤워할 때도 몸을 숙여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런 사례를 보면 문제는 선수들이 더 좋은 시설을 원했다는 정도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선수의 신체 조건과 경기 준비에 맞는 환경을 마련했는지, 이동과 휴식 시간을 정상적으로 보장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숙소와 식사, 버스는 메달이 결정되는 경기 장면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그 경기장에 어떤 몸 상태로 도착하는지를 좌우하는 요소들입니다.
한국에는 사과했습니다…태국의 불만에도 먼저 필요했던 것은 설명이었겠죠.
조직위는 대한체육회에 공식 사과 서한과 이메일을 전달했습니다.
태극기 게양 과정의 과실을 인정했고, 대회 기간 수송과 의전에서 발생한 차질에도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사과가 있었다는 사실은 함께 적어야 합니다.
다만 태국의 식사 영상에 대응할 때도 비슷한 책임감이 먼저 드러났다면 어땠을까요.
직접 제공한 식사가 아니라는 설명과, 참가자의 불편을 확인하겠다는 태도는 함께 보여줄 수 있었을 겁니다.
이번에 논란이 커진 것은 밥의 양 때문만이 아닙니다.
문제를 지적한 사람에게 무엇 하러 왔느냐고 묻고, 방문을 달갑지 않게 여겼다는 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식단을 둘러싼 설명보다 참가자의 의도를 의심하는 반응이 앞에 놓인 것이죠.
선수들은 대회가 끝나면 돌아갑니다.
하지만 잘못된 국가를 들었던 순간, 버스를 기다리다 훈련을 취소한 오전,
금메달 시상대에서 올라가지 못한 태극기는 기록으로 남습니다.
개최 측이 남겨야 할 마지막 인상은 불만을 제기한 사람을 탓하는 말보다,
그 기록을 어떻게 바로잡고 다음에는 반복하지 않을지에 대한 설명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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