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현장] “호불호 없는 아는 맛 로코” 김영광X채수빈의 ‘나를 충전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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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맛’이라 더 무섭다. 복잡한 세계관도, 머리를 싸매야 할 거대한 미스터리도 없다. 잘생긴 재벌 3세와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계약으로 시작해 사랑으로 발전하는 관계까지. 익숙한 K-로맨틱 코미디의 문법에 ‘전기 능력’과 ‘인공 심장 충전’이라는 기발한 설정 하나를 얹었다. 김영광과 채수빈이 올가을 시청자들의 로맨스 세포를 ‘급속 충전’하기 위해 나선다.
김영광, 채수빈, 박수원 감독 (사진: 넷플릭스)
10월 1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를 충전해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박수원 감독과 배우 김영광, 채수빈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를 충전해줘」는 인공 심장 배터리가 방전된 남자와 전기 능력을 가진 여자의 찌릿 짜릿한 ‘충전 빙자’ 로맨틱 코미디다. 「술꾼도시여자들2」 「산후조리원」 등을 연출한 박수원 감독의 첫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설정부터 만화적이다. 김영광이 맡은 백호랑은 모든 일에 계획을 세우는 ‘플랜맨’이자 그룹 승계를 목표로 살아가는 재벌 3세다. 모든 것을 가진 듯 보이지만 인공 심장을 품고 있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반대편에는 채수빈이 연기한 나보배가 있다. 어린 시절 벼락을 맞은 뒤 몸에 전기가 흐르게 된 드라마 작가다. 직업은 로맨스 작가지만 다른 사람을 감전시킬 수 있는 능력 때문에 정작 연애 경험은 없는 모태솔로다. 그러던 중 자신의 전기가 통하지 않는 ‘인간 고무장갑’ 백호랑을 만나게 된다.
박수원 감독은 “손만 닿아도 사람을 감전시키던 여자가 처음으로 감전되지 않는 남자를 만나 로맨스를 키워나가는 ‘급속 충전 로맨스’”라며 “바쁘게 살며 방전되고 있는 우리도 충전될 수 있다면, 혹은 나도 누군가를 충전해 줄 수 있다면 가치 있는 인생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작품의 출발점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제작진이 내세운 무기는 ‘아는 맛’이다. 재벌 3세 남자 주인공과 사랑스러운 여자 주인공, 계약 관계와 티격태격 로맨스 등 익숙한 장르의 재미를 굳이 비틀기보다는 제대로 살리는 쪽을 택했다.
채수빈 역시 작품 선택 과정에서 바로 이 ‘아는 맛’에 설득됐다고 밝혔다. 그는 “아는 맛이지만 정말 맛있게 만들 자신이 있다는 감독님의 말에 설득당했다”며 “이야기가 통통 튀고 귀여우면서도 따스함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박 감독 역시 현장에서 “아는 맛이라고 해서 굳이 애를 써서 다른 맛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자신감을 보였다. 익숙한 로코의 클리셰를 버리는 대신 배우와 제작진이 ‘한 끗’ 다른 장면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시청 후 거창한 감상보다 그저 “재밌었다”는 한마디가 나오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주연 배우들의 조합 역시 ‘정석 로코’를 향한 기대를 높인다.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온 김영광은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순정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만화 같은 설정과 상황이 재미있었다”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최근 장르물에서 묵직한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오랜만에 간질간질한 로맨스 연기를 하는 과정에서는 쑥스러움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실제 제작발표회에서도 그는 초반 로코 대사가 낯설었지만 촬영하면서 점차 그 매력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채수빈은 전기 능력 때문에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고 살아온 나보배의 외로움과 밝은 면을 동시에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마음처럼 조절되지 않는 능력 때문에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힘들어한다”며 “굉장히 외로우면서도 천진난만함과 밝음이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의 ‘얼굴 합’만큼이나 기대되는 건 코믹 호흡이다. 박수원 감독은 “얼굴 합과 로맨스 합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좋았다”며 “특히 코믹 합이 정말 잘 맞아서 일부러 컷을 하지 않은 적도 있다. ‘찐 케미’를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단순히 ‘충전해야 살 수 있는 남자’와 ‘전기를 가진 여자’의 만남에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처음에는 서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각자의 필요 때문에 함께하게 되고, 점차 서로의 콤플렉스와 약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관계로 발전한다. 박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인류애로 시작해 지독한 ‘입덕 부정기’를 통과하는” 로맨스다.
차우민, 정재광, 신도현 등 주변 인물들도 두 사람의 관계에 변수를 더한다. 차우민이 연기하는 톱스타 지은호는 백호랑과 나보배 사이에서 사랑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정재광은 극에 긴장감을 더할 최도윤을 연기한다. 신도현이 맡은 한설희 역시 백호랑과 나보배의 관계를 흔들 예정이다.
결국 「나를 충전해줘」가 노리는 지점은 명확하다. 익숙한 K-로코를 억지로 낯설게 만들기보다는 시청자들이 좋아했던 바로 그 맛을 제대로 살리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김영광과 채수빈이라는 ‘로코 강자’들의 조합과 전기 충전이라는 판타지 설정을 더했다.
김영광은 작품을 “만화 같은 상상 속에서 벌어지는 꿈 같고 설레는 이야기”라고 소개했고, 채수빈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다 보면 따뜻하고 유쾌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호불호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아는 맛 로코’를 자신한 김영광과 채수빈. 두 사람의 찌릿하고 짜릿한 충전 로맨스가 정말 시청자들의 방전된 로맨스 세포까지 되살릴 수 있을까.
「나를 충전해줘」는 오는 10월 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글 · 나우무비 심규한 편집장
사진 ·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