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감독하지 않았으면…” 팬들이 이렇게까지 말리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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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대호’ 반대하는 사람들의 뜻밖의 이유…싫은 게 아니였다
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팬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다음 시즌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놓인 화두는 역시 감독 문제입니다. 현재 팀을 이끌고 있는 김태형 감독과의 재계약 가능성부터 완전히 새로운 인물을 데려오는 시나리오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중입니다.
그리고 이 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이대호입니다. 롯데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구단 역사상 몇 안 되는 영구결번의 주인공인 그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인데요. 부산 야구를 상징하는 얼굴이 감독으로 돌아온다는 상상만으로도 팬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조선의 4번 타자, 숫자로 증명된 이대호
이대호가 왜 이렇게까지 특별한 이름으로 평가받는지는 그가 세웠던 기록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그는 한국 프로야구에서만 17시즌 동안 197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 2199안타, 374홈런, 1425타점을 남겼습니다. 여기에 일본과 미국 무대에서 뛴 기간까지 더하면 한·미·일 통산 안타는 2895개에 이르는데, 이는 KBO 출신 선수 가운데 최다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2010년에는 타율, 안타,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까지 타격 7개 부문을 모두 석권하는 전무후무한 성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 9경기 연속 홈런은 한·미·일 프로야구를 통틀어도 유일한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정작 본인이 몸담았던 롯데에서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는 점이 그의 화려한 커리어에서 유일하게 채워지지 않은 퍼즐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기에 ‘감독 이대호’가 롯데의 숙원인 우승까지 이뤄낸다면 그보다 극적인 스토리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감독이라는 자리
문제는 감독이라는 직책은 선수 시절의 명성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자리라는 데 있습니다. 감독은 매 순간의 선택을 평가받는 자리이기 때문이죠. 그 평가는 대부분 칭찬보다 비판에 가깝습니다. 투수를 한 타자 더 상대시키면 왜 진작 바꾸지 않았느냐는 말이 나오고, 반대로 교체하면 왜 좀 더 믿어주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뒤따릅니다. 번트를 지시하면 소극적인 야구라는 평가를 받고, 강공을 선택했다가 실패하면 기본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쏟아집니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떤 선택도 정답이 되기 어려운 자리인 셈입니다.
최근 LG 트윈스의 사례만 봐도 이 자리의 냉정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3년 사이 두 차례나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염경엽 감독조차 올 시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곧바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화려한 성과가 현재의 부진을 완전히 가려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현재 롯데의 전력이 당장 우승을 노릴 만큼 완성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도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스토브리그에서의 보강 여부에 따라 다르겠지만, 획기적인 전력 상승 없이 감독 교체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대호만은 감독을 하지 않았으면”
팬들의 속마음
바로 이 지점에서 롯데 팬들의 마음은 복잡하게 갈리는 부분인데요. 이대호가 감독이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기대만큼이나 “이대호만은 감독을 맡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존재하죠. 이런 반응은 그의 지도력을 의심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너무나 아끼는 레전드 선수이기 때문에 매일 승패의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앉히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인데요.
선수 이대호는 이미 완성된 전설로 남아 있습니다. 타석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불러일으켰고, 은퇴식에서는 그의 등번호 10번이 영구결번으로 지정되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이름이 됐습니다. 하지만 감독 이대호에게는 그런 보호막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연패가 이어지고 투수 교체가 어긋나며 타순이 꼬이기 시작하면 언젠가는 비판의 화살이 그를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팬들이 진짜로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죠. 가장 사랑했던 선수를 자신들의 입으로 비판해야 하는 상황이 오고 박수를 받으며 떠났던 전설이 야유 속에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결국 “이대호는 감독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은 역설적으로 팬들의 가장 강한 애정의 표현일 수도 있는데요.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실패가 확실해서도 아닙니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감독이라는 자리에 앉는 순간, 지금까지 쌓아온 전설의 이미지가 냉정한 승패의 세계와 뒤섞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롯데의 다음 감독이 누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이대호가 실제로 후보에 오를지, 그리고 본인이 그 길을 선택할지도 미지수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그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만으로 팬들이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쏟아낸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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