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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지산지 유즈키 로아 명예훼손 소송 화해…6년 만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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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스트리머 산업이 커질수록 익명 제보를 원료로 삼는 폭로 콘텐츠도 함께 몸집을 키워왔다. 아바타 뒤에 실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법적으로 정리되기까지 시간이 걸린 탓에, 피해를 증명하는 일은 대체로 당사자 몫으로 남았다. 일본 버추얼 스트리머 그룹 니지산지(にじさんじ) 소속 유즈키 로아(夢月ロア)가 5년 넘게 끌어온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그 공백이 남긴 대가가 재판 기록으로 드러났다.

운영사 ANYCOLOR는 2026년 8월 13일 유즈키 로아가 외부 배포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재판상 화해가 성립했다고 알렸다. 화해는 도쿄지방재판소(東京地方裁判所)에서 같은 해 5월 18일 제16차 변론준비기일에 이뤄졌다. 대리인 오자와 가즈히토(小沢一仁) 변호사도 발표 당일 X 계정 @ozawakazuhito를 통해 같은 사실을 보고하고 화해 조항을 공개했다.

발단은 2020년이다. 유즈키 로아는 그해 7월 자신이 만들었다는 ‘마계 사투리(魔界訛り)’ 말투를 같은 그룹 소속이던 금붕어자카 메이로(金魚坂めいろ)가 비슷하게 쓴다고 운영사에 문제를 제기했고, 금붕어자카 메이로는 원래 쓰던 방언이며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같은 해 10월 21일 운영사는 비밀정보 유출과 비밀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금붕어자카 메이로와의 계약 해지를 발표한다. 그 무렵 폭로·비평 성향의 버추얼 스트리머 나루카미 사바키(鳴神裁)가 유즈키 로아가 신인을 괴롭혀 은퇴로 몰았다는 취지의 영상을 여러 차례 공개했고, 비난이 집중된 유즈키 로아는 같은 날짜로 활동을 멈춘 뒤 현재까지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소송은 2024년 11월 제기됐다. 소장에 따르면 유즈키 로아는 명예권과 명예감정, 영업권을 침해당했다며 위자료와 일실이익 등 약 2240만 엔(한화 약 2억 원대)의 배상을 청구했다. 문제가 된 것은 2020년 10월부터 11월 사이 올라온 영상 3편으로, 니지산지 운영진과 유즈키 로아가 금붕어자카 메이로를 그만두게 했다는 취지의 제목이 붙은 영상, 캐릭터 위에 ‘신인 죽이기(新人潰し)’라는 문구가 겹쳐 표시된 영상 등이 포함됐다. 나루카미 사바키 측은 유즈키 로아를 연기하는 인물이 공개되지 않아 일반 시청자가 특정할 수 없다며 동정 가능성(同定可能性)을 다퉜고, 공익 목적이 있었으며 금붕어자카 메이로 본인 등에게 설명과 자료를 받아 내용을 진실로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화해 조항 제1조에는 “피고는 원고에게, 다른 라이버로부터 제공받은 정보에 근거해 결과적으로 사실에 반하는 내용의 동영상 방송을 하여 원고에게 다대한 폐를 끼친 점을 사죄한다(被告は、原告に対し、他のライバーから提供された情報に基づき、結果的に事実に反する内容の動画配信をし、原告に多大な迷惑をかけたことを謝罪する)”는 내용이 담겼다. 유즈키 로아가 괴롭힘 행위를 한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이를 다른 라이버나 회사와 함께 했다는 사실도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금붕어자카 메이로에 대한 계약 해지 사유가 유즈키 로아와 무관하다는 점도 명시됐다. 영상에 쓰인 정보는 금붕어자카 메이로 본인의 증언, 그에게 정보를 전한 일부 버추얼 스트리머와의 대화, 회사 내부 정보라며 허위 사실을 전한 일부 버추얼 스트리머와의 대화, 익명 제보자에게서 나온 것으로 정리됐다.

오자와 변호사는 판결 대신 화해를 택한 이유에 대해 “최종적으로는 단순히 금전 청구에 관한 판단을 판결로 얻기보다, 어떤 경위로 상대방 버추얼 스트리머의 방송이 이뤄지게 됐는지를 화해 절차에서 확인하는 편이 유즈키 로아 씨의 명예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적절하다고, 유즈키 로아 씨와 함께 판단했다(最終的には、単に金銭請求に関する判断を判決で得るよりも、どのような経緯で相手方VTuberの配信がされることになったのかを和解手続において確認することの方が、夢月ロアさんの名誉回復という観点からは適切だと、夢月ロアさんとともに判断しました)”고 설명했다. 유즈키 로아도 X 계정 @yuzuki_roa에 “하지 않은 일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낼 수 없기에 이렇게 많은 시간을 잃어버렸다(やっていない事をやっていないという証拠は出せないのでこれだけたくさんの時間を失ってしまいました)”, “조금이라도 내게 일어난 일을 알리기 위해 화해를 선택했다(少しでも自分に起きたことを知ってもらうために和解を選びました)”고 적었다.

나루카미 사바키는 발표 당일 X에 정보를 주로 당사자와 소속 라이버 1명, 내부에서만 알 수 있는 정보를 가져온 인물에게서 얻었으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알리며 “결과적으로 여러분에게 허위 정보를 전하고 말았음을 사죄한다. 죄송했다(結果として、皆様に虚偽の情報を伝えてしまったことを謝罪します。申し訳ございませんでした)”고 밝혔다. 본인 설명에 따르면 2023년 2월경부터 11월경까지 형사 사건으로 수사를 받아 불기소됐고, 민사 재판은 2024년 12월경부터 2026년 5월경까지 이어졌다.

법원 기록에는 소송대리인의 교정을 거치지 않은 본인 작성 서면이 여러 건 포함됐다. 2019년 1월 데뷔해 2020년 6월 유튜브 구독자 30만 명을 넘겼던 유즈키 로아는 소장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우울증, 사회불안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2024년 11월 작성한 진술서에는 “내 시간은 멈춘 채로다(私の時間はとまったままです)”라는 문장이, 2025년 7월 진술서에는 그해에도 매일 100건가량 중상 글이 달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상대 방송 내용을 하나씩 옮겨 적고 사실과 다른 지점을 덧붙인 서면은 150쪽을 넘겼다.

ANYCOLOR가 최근 공개해온 권리침해 대응 사례와 견주면 이번 건의 성격이 분명해진다. 회사는 2026년 7월 15일 소속 라이버 시라유키 토모에(白雪巴)를 대상으로 한 익명 게시판 글 작성자들과 합계 140만 엔 규모로 합의했고, 유우키 치히로(勇気ちひろ) 건에서는 약 120만 엔의 배상이 인정된 바 있다. 청구액이 2240만 엔이었던 이번 소송이 금액 확정이 아니라 경위 확인으로 끝난 것은, 개별 게시물 단위의 합의와 달리 장기간 굳어진 서사 자체를 뒤집는 데 무게를 뒀음을 보여준다. 아바타에 대한 침해가 이를 연기하는 사람에 대한 침해로 이어진다고 본 판례가 발신자정보 공개 절차를 시작하던 시점에는 없었다는 점도 서면에 기재돼 있다. 상대를 특정하는 데만 수년이 걸린 배경이다.

회사는 명예훼손과 방해 행위, 악의적 정보 유출에 대해 민사와 형사 양면에서 법적 조치를 취하는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루카미 사바키는 2021년 10월 유튜브 계정이 정지된 뒤 트위캐스팅(ツイキャス)을 주 무대로 삼아 왔다. 활동 휴지 6년째를 앞둔 유즈키 로아는 여전히 니지산지 소속 신분이며, 활동 재개 여부는 공표되지 않았다. 오자와 변호사도 대리인 입장에서 언급을 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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