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 제작진 향한 계속되는 “미행과 협박”에 넷플릭스 측 ‘이렇게’ 보호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공개되고 뜨거운 화제 만큼이나 다양한 논란의 중심이 된 조성현 PD가 기자 간담회에서 입을 열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이때 가장 눈에 띤 것은 넷플릭스 측의 제작진 보호였습니다.
‘미행과 협박’…넷플릭스, 명함교환·상호 인사 금지
2023년 3월 10일, 서울 중구의 롯데 호텔에서 진행된 ‘나는 신이다’의 PD 기자 간담회에서 넷플릭스 관계자는 “행사 종료 이후 명함 교환 및 상호 인사를 위해 앞으로 나오는 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방문객들에게 요청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나는 신이다’가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여러 사이비 종교들의 의혹을 파헤친 프로그램인 만큼 만에 하나 발생할 지 모르는 안전사고를 대비하기 위함으로 보였는데요, 당일 넷플릭스 관계자는 “조성현 PD는 행사가 끝나면 안전상의 이유로 곧장 자리를 뜰 예정이다”고 공지하기도 했습니다.
조성현 PD는 시즌 2를 언급하기에 앞서 가족과 주변의 걱정, 우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방영 이후 겪는 고충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는 “내가 라디오에서 ‘다른 종교를 다룬 다큐도 준비 중이다’는 이야기를 한 것을 아내가 알게 되었다”며 “아내가 ‘아이들 데리고 집 나갈 거다’라고 엄포를 놓을 정도로 현재 가족들이 힘들어 하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미 시작한 이야기이고 다루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는 조성현 PD는 “일단 새로운 이야기들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고 피해를 입은 분들과 만나 인터뷰하며 일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어 “다만 방영할 매체가 어디가 될 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그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취재 도중 신도들에게 미행과 협박을 당했다며 “촬영 중이면 차에 호신용으로 3단봉과 전기충격기를 준비했다. 제작 활동 15년 동안 처음”이라고 신변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선정성 논란 “당연”, 그래도 해야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MBC에서 제작해 2023년 3월 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됐습니다. 대한민국 사이비 종교를 주제로 이들의 만행과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담아 JMS 3부, 오대양 1부, 아가동산 2부, 만민중앙교회 2부로 총 8개의 에피소드로 방영된 해당 프로그램은 약 2년 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사건, 종교들을 알고 인지해서 사회적인 화두를 던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사회적 변화가 실제로 이뤄지는 듯해서 기쁘다”고 전한 조PD는 ‘사이비 종교’와 관련한 강한 열정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 “가족 중에도 사이비 종교 피해자가 있다. 곁에 있는 친구들 중에도 피해자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 그 일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왜 참담한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인지 있는 그대로 보여주길 원했다”며 JMS의 교주 정명석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 메이플의 녹취록을 그대로 공개하고, 나체로 등장한 여성 신도들의 영상을 모자이크 없이 드러낸 것도 다 의도한 것이라 전했습니다.
이에 생긴 논란에 대해 그는 “선정적이라는 문제 의식은 당연히 가질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있는 그대로 명백하게 보여주지 않으면 가해 종교 단체의 내부자들은 계속해 방어 논리를 구축한다. 그리고 이렇게 보여줘야 피해자가 한두명이라도 빠져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그 영상을 보고 선정성을 느끼는 분들이 있을까. 너무 끔찍하고 추악한 일이다. 보통 사람들이 그 장면을 보고 선정성보단 참담함을 느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넷플릭스 측에서도 신중한 고민 끝에 의견을 수렴했다고 알렸습니다.
“왜 이렇게 정보가 유출돼?” 우리 주변부터 고위층까지
이날 조PD는 “취재하면서 놀랐던 건 고위층이라고 부르는 사람 중에도 신자들이 포진해있다는 것”이었다며 MBC 안에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냐는 물음에 “MBC 안에도 있다고 들었다. ‘왜 이렇게 정보가 유출돼?’ 할 때 팀에 있는지도 의심하고 넷플릭스 쪽에도 안에 있는 게 아니냐고 확인해보라고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이어 “어디든 그런 사람은 있을 수 있다”며 “그 사람들을 색출할 순 없다. 종교를 본인들이 선택했을 뿐. 잘못은 종교를 믿는 사람이 아니라 교주와 위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걸 혼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사이비 종교의 신도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포진되어 있다는 사실과 해악을 끼치지 않는 한 비난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PD 예측대로, 아가동산 가처분 신청 들어왔다
간담회 중 그는 “5~6회에 해당하는 아가동산 내용을 많은 분들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5~6회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조만간 다시 들어올 것 같다. 정확한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2000년대 초반에도 ‘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송금지 가처분이 인용된 적이 있어서 우려스럽다”고 토로했습니다.
실제로 3일 뒤인 2023년 3월 13일, 아가동산 측에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 확인됐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MBC, 조성현 PD, 넷플릭스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아가동산 및 김기순에 관해 허위의 내용을 담고 있다”며 방송을 이어갈 경우 ‘아가동산 측에 매일 1천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충격적인 것은 아가동산 측의 변호인이었는데요, 1999년 ‘그것이 알고 싶다’에 가처분 신청을 냈던 JMS 측을 변호한 것으로 알려진 이 사람은 ‘언론 잡는 변호사’라고 불릴 정도로 여러번 방송 가처분 신청 인용을 이끌어냈다고 합니다.
해당 변호사는 “사건을 맡는 기준은 사회적인 세평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언론 보도로 인해 피해를 입었느냐의 여부”라며 “JMS 사건의 경우 피해자일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대리를 했다가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서 오히려 미력하나마 정명석으로 하여금 사과문을 발표하도록 하고 모든 소송도 취하하도록 하는데 기여했다”고 말했습니다.
종교의 자유 있는 대한민국, 종교에 대한 책임은?
간담회의 끝에서 김 피디는 “우리 사회가 종교의 자유가 주어진 만큼 종교에 대한 책임도 지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며 “피해 규모가 훨씬 적은 미국의 사이비 교주는 종신형에 20년을 더한 형을 받았다. 하지만 정명석은 고작 10년형을 받았고, 그보다 훨씬 더 미약한 처벌을 받은 교주들도 많다”고 우리나라의 법률에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우리 사회가 종교의 책임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는데요, 이러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넷플릭스로 스트리밍 한 게 신의 한 수”, “이런 분들은 국민들이 지켜드려야 합니다”, “용기에 박수 보냅니다…”, “진실을 그대로 담아 보내주신 PD님의 용기와 넷플릭스사에 감사 드립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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