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알고 있지만”…이재용, ‘팔로우 35만’ 사칭 SNS 고소 안하는 진짜 이유
삼성전자 그룹의 회장인 이재용을 사칭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팔로워 35만 5000명을 돌파한 가운데 삼성전자 측이 이에 대한 대응을 안하는 이유가 공개돼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개설한지 3년만에 팔로우 35만 달성한 이재용 ‘사칭 SNS’
이재용 회장을 사칭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삼성전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경영원칙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서 삼성전자가 지켜나갈 약속입니다”라는 소개글이 쓰여 있습니다.
2023년 3월 30일 현재 해당 계정의 팔로워 수는 35만 7000명을 돌파했습니다. 사칭 계정치고는 팔로워 수가 많은 편인데 예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7만 4000여명입니다. 또 재계 대표 인플루언서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78만 9000여명입니다.
하단에는 ‘삼성 팬 페이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지만 일반 네티즌들은 이재용 회장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착각하기에 충분합니다.
실제로 다수의 누리꾼은 이재용 회장이 직접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DM을 보내고 있는데 해당 계정이 많은 이들 사이에서 크게 주목 받자, 삼성전자 측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이재용 회장의 공식 계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가 사칭 SNS 제재 안하고 지켜보는 이유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은 지난 2020년 8월 개설된 후 현재까지 총 85개의 게시물을 올리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해당 계정의 운영자는 이재용 회장이 사업장을 방문한 날에 공식 보도자료 사진을 갈무리해 올리는가 하면, “잠실 삼성SDS 방문. 황태 곰탕 맛있다. 아이폰도 있었다”라는 글귀를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또 해당 계정에는 이재용 회장이 간호사복을 입은 듯한 사진 등 이재용 회장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게시물도 다수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탈권위적인 모습이 보기 좋다”며 환호했습니다.
해당 계정 운영자는 2020년 공지글에서 “이재용 (당시) 부회장 SNS가 존재하지 않아 가상의 팬페이지를 만들었다”며 “전 세계에 이재용 부회장을 그리고 삼성의 최신 정보를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계정 운영자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칭 계정을 만들었다가 강제폐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해당 계정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지만 ‘팬페이지’를 표방하고 있어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뉴시스는 업계 관계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관계자 측은 “해당 계정의 운영자가 이재용 회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밝혔고, 딱히 이재용 회장과 삼성전자에 해가 되는 글을 올리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지켜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와 이재용 대인배네”, “저 계정 몇번봤는데 너무 웃김”, “삼성 관대하네”, “진짜 팬심이 큰가보다 정성다해 운영하던데ㅋㅋㅋ”, “친근한 재벌 이재용 회장님”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버지 이어 삼성 이끌어가고 있는 ‘이재용 회장’
한편 1968년생으로 올해 나이 56세인 이재용은 경기초등학교와 청운중학교,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하고 이후 일본 게이오기주쿠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이재용은 ‘대상 홀딩스’ 부회장인 1977년생 올해 45세인 전 부인 임세령과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슬하에 두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1년 전 삼성전자에 총무그룹 부장으로 입사한 이재용은 경영기획팀에서 상무와 전무로 임원직을 거치고, 최고운영책임자 겸 부사장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2014년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병으로 입원한 이후 삼성전자, 나아가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총수가 되었습니다. 2015년 5월 15일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되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갤럭시 노트7 폭발 사고 이후 책임을 지고 등기이사의 자리에 올라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뛰어들었습니다.
2020년 10월 25일 이건희 회장이 사망하면서 명실상부한 기업 1인자가 되었습니다. 물론 국정농단 의혹으로 감옥에 수감되는 등 여론이 좋진 않은지라 명목상 삼성전자 부회장에 머물고 있지만, 회장직에 올라서는건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2022년 형집행 완료 처분이 되고 사면도 되면서, 실제 3대 회장 직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았는데 세간의 예상대로, 이건희 전 회장이 취임한지 35년, 사망한 지 2년만인 2022년 10월 27일 삼성전자 이사회를 통해 회장 승진안이 의결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재용은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인 11월 1일에 취임식을 진행하여 삼성전자 회장 직위로 재임하였습니다.
이재용은 취임식이나 행사를 하지 않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 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공판에 출석해 “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 만들겠다”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회장직으로 오르면서 아버지인 이건희 前 회장에 이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갈 예정일 것으로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언론은 삼성 회장 취임에서 ‘책임경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긍정적 의미를 대대적으로 부여했으며, 이재용 회장 취임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 계열사 주가가 상승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선대 회장에 비견할 만한 업적을 만들고 싶은 ‘이재용 회장’
이재용은 회장취임 이후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부분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관련해 정부는 2023년 3월 15일 민간 투자로 2042년까지 총 300조원을 들여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기업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 계획에 함께한 삼성전자가 용인 남사읍을 신규 반도체 라인으로 선정한 것에 대한 의문점도 제기되었는데 삼성그룹은 이병철 선대 회장을 시작으로 반도체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반도체 라인과 연계해 선대 회장을 떠올리는 상징적인 지역도 있는데 이병철 창업 회장의 기흥, 이건희 선대 회장의 화성·평택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가장 최근에 지은 평택캠퍼스를 건설한 후 회장에 취임했지만 이재용 회장과 연결지어 떠올릴 수 있는 반도체 라인이나 지역이 없었습니다.
삼성전자와 정부의 계획 대로 용인시 남사읍에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라인이 건설된다면 이곳은 이재용 회장이 주도한 첫 번째 반도체 라인이란 상징성을 갖게 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작품’으로 내세울 새 생산단지가 조성되는 셈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 계획에 대해 “이재용 회장이 2022년 10월 취임한 이후 선대 회장에 비견할 만한 업적을 만들고 싶었을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용인 클러스터 조성에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흥·화성·평택·이천 등 반도체 생산단지와 인근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등을 연계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될 수 있다”며 “300조원이 투자되면, 직간접 생산유발 700조원, 고용유발 160만명이 생길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에스(DS)부문장(사장)은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해 “대한민국 미래 첨단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글로벌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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