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의 ‘태풍상사’, ‘폭군의 셰프’ 첫 주 성적과 비교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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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날라리’였던 강태풍이 초보 상사맨으로 변신해 그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도 위기의 무역 회사를 배경으로 초짜 사장과 직원들의 사투를 그린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가 지난 11일과 12일 2편의 이야기를 공개하고 힘치게 출발했다.
‘태풍상사'(극본 장현·연출 이나정)는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직원도 돈도 팔 것도 없는 무역회사의 사장이 되어버린 초보 상사맨 강태풍(이준호)의 고군분투와 성장을 그리는 작품이다. 화려한 시간을 뒤로하고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그의 여정은 극의 배경인 1990년대를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 일으켰고, 동시에 회사를 반드시 되살려야 한다는 시청자의 응원까지 이끌어냈다.
첫 회 시청률 5.9%(닐슨코리아·전국기준)로 출발한 ‘태풍상사’는 2회에서 0.9%P 상승한 6.8%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전작인 임윤아·이채민 주연의 ‘폭군의 셰프’ 1·2회 시청률인 4.9%, 6.6%를 모두 웃도는 수치이다. 특히 ‘폭군의 셰프’가 최고 시청률 17.1%로 유종의 미를 거둔 만큼 ‘태풍상사’ 역시 그 흥행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한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세대의 시작
첫 주 방송에서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강태풍이 갑작스럽게 쓰러진 아버지에게는 회사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태풍상사를 지키기 위해 직원으로 입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을지로 중소기업 태풍상사에는 사장 강진영(성동일)을 비롯해 경리 오미선(김민하), 영업부 과장 고마진(이창훈), 총무부 차장 차선택(김재화), 경영부 이사 구명관(김송일), 물류부 대리 배송중(이상진) 등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일꾼들이 함께한다. 이들은 “일의 보람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와 이웃 그리고 나라가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당시 고도성장을 일군 우리 사회 분위기를 엿보게 했다.
하지만 연쇄적인 부도 소식이 들려오며 세상은 불안한 균열을 드러냈다. 태풍상사도 그 거대한 파도를 피하지 못했고, 결국 진영은 책임감과 압박 속에 쓰러진다. 진영의 죽음과 함께 병원 TV에서는 “정부가 국제통화기구(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사실상 국가부도를 인정한 것”이라는 속보가 흘러나오며 한 시대가 저물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격랑 속에서 태풍은 아버지의 회사를 지키기로 결심한다. 비밀 금고에서 발견한 “아버지는 너의 꿈을 응원한다” 등 빼곡하게 적힌 진영의 ‘통장 편지’는 그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이후 태풍은 화려했던 외양을 모두 지우고 평범한 직원으로 첫 출근에 나섰다. 태풍은 미선과 함께 들른 납품 현장에서 위화감을 느꼈다.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느꼈던 ‘세월의 때’를 찾을 수 없었던 그곳에서 무언가 잘못됐음을 직감하고 회사를 지키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으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작품은 1997년의 풍경과 감성, 음악, 패션 등을 되살리며 자연스럽게 그 시절로 빠져들게 했다. 당시 TV 프로그램 자막 폰트를 구현한 오프닝부터 삐삐(무선호출기) 숫자 메시지, 카세트테이프, 공중전화 옆에서만 터지는 씨티폰 등 그 시절을 실감 나게 재현했다. 특히 집이 파산해 야반도주를 하거나 채용 취소 통보, 근무했던 은행에서 대기 발령을 받는 등 모두에게 힘들었던 당시 시대상을 통해 공감대를 높였다.
타이틀롤을 맡은 이준호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자유를 만끽하는 청춘 강태풍으로 눈빛과 말투는 물론 노래와 춤 등 다채로운 연기를 펼치며 그 시대의 온도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IMF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인물의 상반된 감정 또한 섬세하게 표현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이준호는 날라리 청춘에서 아버지의 뜻을 잇는 상사맨으로 거듭나는 태풍의 변화를 특유의 따뜻한 에너지와 현실적인 면모로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김민하는 두 동생과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를 돌보며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태풍상사 경리 오민선 역으로 1990년대 직장인의 단단한 생존력과 따스한 온기를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