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박찬욱의 새 걸작”…호평 속 베니스 화제작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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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에서 실직 가장 만수를 연기한 배우 이병헌. 사진제공=CJ ENM
‘어쩔수가없다’에서 실직 가장 만수를 연기한 배우 이병헌. 사진제공=CJ ENM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실직 가장의 재취업 도전기를 통해 자본주의를 풍자하는 이 작품에 대해 해외 언론은 “박찬욱 감독의 또 하나의 걸작” “지금까지 영화제 최고 작품”이라는 호평을 쏟아냈다.

‘어쩔수가없다’가 29일 늦은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열리고 있는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됐다. 작품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에는 연출자 박찬욱 감독과 주연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함께했다. ‘어쩔수가없다’는 25년간 재직했던 제지회사에서 덜컥 해고된 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전쟁을 치르는 실직 가장의 이야기.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디 액스’를 각색한 작품으로, 박찬욱 감독이 20년 전부터 영화로 만들려고 했던 ‘숙원 프로젝트’다.

●자본주의 풍자한 블랙 코미디에 해외 언론 호평 일색

‘어쩔수가없다’는 ‘올드보이’ ‘헤어질 결심’ 등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은 박찬욱 감독과, 또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의 주연배우 이병헌의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날 공식 상영 전 언론과 비평가를 대상으로 한 시사는 이례적으로 긴 대기 행렬로 작품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짐작케 했고, 이후 언론에서 작품에 대해 호평 일색의 리뷰를 내놓으면서 ‘어쩔수가없다’는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어쩔수가없다’에 대해 영국 매체 가디언은 “박찬욱 감독의 국가적 상황을 풍자한 센세이셔널한 작품”이라며 “‘아가씨’ ‘올드보이’의 감독이 끊임없이 선보이는 놀라운 블랙코미디”로 평가했다.

영국의 또 다른 매체 스크린데일리는 “소설(원작)이 1997년에 쓰였지만 업계 전반에 걸친 대규모 감원에 직면한 한 가정적인 남자의 절박한 이야기로, AI 시대에 이보다 더 적절한 이야기는 없을 것”이라며 “(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우아하고, 심리적 긴장감과 유쾌하고 코믹한 설정 사이의 균형을 이룬 매우 즐거운 영화”라고 언급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작품의 반자본주의적 메시지, 격렬한 유머 감각, 날카로운 건축미를 언급하며  “박찬욱 감독이 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영화 감독일지도 모른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마스터클래스”라는 표현으로 걸작의 탄생을 알렸다.

또 다른 미국 매체들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보다 만족스러운 작품은 아니지만 환상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끝없이 놀라운 앙상블 작품”(데드라인), “박찬욱 감독은 늘 한계를 넘을 듯한 대담한 영화를 만드는데 새 영화는 그 이상의 작품”(더랩)으로 치켜세웠다.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어쩔수가없다'의 공식 일정 소화 중인 이성민, 박희순, 손예진, 박찬욱 감독, 이병헌, 염혜란.(왼쪽부터) 사진제공=CJ ENM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어쩔수가없다’의 공식 일정 소화 중인 이성민, 박희순, 손예진, 박찬욱 감독, 이병헌, 염혜란.(왼쪽부터) 사진제공=CJ ENM

●”한국배우라면 누구나 박찬욱 감독과 작업하길 원해”

이날 진행된 ‘어쩔수가없다’ 공식 기자회견도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등 주연배우들이 모두 참석해 대화를 나눴다.

특히 박찬욱 감독이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20년을 기다린 사실이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금전 문제라는 현실적 이유와 더불어 “사람들에게 이 스토리를 들려주면 어느 시기든, 어느 나라에서든, 정말 공감되고 시의적절하다고 반응해줬다”라며 “그래서 언젠가 만들어질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긴 시간을 기다릴 수 있었던 배경을 밝혔다.

배우들은 박찬욱 감독과 함께한 작업에 의미를 부여했다.  ‘공동경비구역 JSA’ ‘쓰리, 몬스터’에 이어 이번 작품으로 박찬욱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춘 만수 역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우리나라 배우들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며 박 감독을 작품 선택의 이유로 들며 무한한 신뢰를 나타냈다.

이병헌을 제외한 다른 배우들은 모두 박찬욱 감독과 처음 작업했다. 제지회사 반장인 선출 역 박희순과 또 다른 실직자로 만수의 경쟁자 범모 역을 연기한 이성민은 “시나리오를 보지도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말로, 범모의 아내 아라 역의 염혜란은 “이 영화가 20년 전에 만들어졌다면 나는 함께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로 기자회견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만수의 아내 미리 역의 손예진은 “스토리가 굉장히 강렬하면서 굉장히 웃기고 아름다운데 비극적이고 모든 게 함축돼 있었다”며 “시나리오를 딱 덮고 나서 엄청난 영화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에 아무 것도 따지지 말고 그냥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존경하는 박찬욱 감독님, 이병헌 선배님과 함께 작업하면서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며 “감독님 덕분에 이렇게 베니스 영화제에 올 수 있어서 감개무량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어쩔수가없다’는 베니스 국제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과 은사자상인 감독상, 삼시위원대상 등을 놓고 경쟁부문에 오른 다른 20편과 경연한다. 작품의 수상 여부는 오는 9월6일 열리는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어쩔수가없다'에서 만수의 아내 미리를 연기한 배우 손예진(오른쪽). 사진제공=CJ ENM
‘어쩔수가없다’에서 만수의 아내 미리를 연기한 배우 손예진(오른쪽).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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