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봉준호 감독과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 배우 강동원 등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특별기획 프로그램 ‘까르뜨 블랑슈’에서 만난다.
오는 17일 개막하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 처음으로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 주최해 국내외 영화∙문화계 명사들이 직접 선정한 추천작을 상영하고 작품에 얽힌 경험과 깊이 있는 감상을 관객과 나누는 특별 섹션 ‘까르뜨 블랑슈’를 마련한다. 까르뜨 블랑슈(Carte Blanche)는 프랑스어로 ‘백지수표’를 뜻하는 말로, 누군가에게 제한 없는 선택의 자유를 부여할 때 사용되는 표현이다.
명사들의 시선을 통해 작품을 재발견하는 까르뜨 블랑슈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매기 강 감독, 배우 강동원, 은희경 소설가, 방송인 손석희가 참여해 각자의 애정이 담긴 작품을 소개하고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GV)를 진행한다.
● 봉준호 → 아오야마 신지 ‘유레카’
영화 ‘기생충’으로 2019년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총 4개 부문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은 이번 까르뜨 블랑슈에서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유레카'(2000년)를 선택했다. 비극을 겪은 이들이 떠나는 치유의 여정을 통해 아오야마 신지 감독 특유의 섬세한 심리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봉 감독은 “조용히 다가와 천천히 스며들고, 마침내 가슴속 깊은 곳까지 뒤흔드는 정서적 울림. 이제 우리 곁을 떠난 아오야마 신지의 걸작”이라고 애정을 보였다.
● 매기 강 → 봉준호 ‘괴물’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단숨에 전 세계를 사로잡은 매기 강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년)을 택했다. 매기 강 감독은 “‘괴물’을 보기 전에는 한 영화가 그렇게 많은 분위기를 오갈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이 영화를 통해 여러 가지 분위기가 하나의 영화 속에 공존할 수 있다는 것과 그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며 자신의 영화 세계에 깊은 영향을 끼쳤음을 밝혔다.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싱어롱 상영회를 예고한 만큼, 올해 영화제에서 매기 강 감독의 활약이 예고됐다.
● 강동원 → 최동훈 ‘전우치’
강동원은 자신이 출연한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무비인 ‘전우치'(2009년)를 선정했다. 고전 소설 ‘전우치전’을 모티브로 한 ‘전우치’는 조선에서 봉인된 도사가 현대 서울에서 펼치는 유쾌한 활극 액션으로 606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사로잡았다. 강동원은 “많은 분이 ‘원조 K히어로물’이라고 말씀해 주는 작품으로, 오랜만에 큰 스크린에서 함께 즐기고 싶다”고 기대를 밝혔다.
● 은희경 → 미야케 쇼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인간 내면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온 은희경 소설가는 미야케 쇼 감독의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2022년)을 선택했다. 선천적 청각장애를 지닌 복서 케이코가 겪는 심경의 변화를 그린 작품으로, 세밀한 감정 묘사를 특징으로 한다. 은희경 소설가는 “침묵에 집중하고 허공 한가운데에 쓰고 그리고 상처를 준 사람끼리 강가에서 인사를 나누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 손석희 → 시드니 루멧 ‘뜨거운 오후’
손석희는 시드니 로멧 감독의 ‘뜨거운 오후'(1975년)를 꼽았다. 무더운 여름날, 뉴욕에서 성전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은행 강도를 벌인 두 사람의 절박한 상황과 사회적 갈등을 그린 긴장감 넘치는 범죄 드라마로 영상미가 돋보이는 명작이다. 손석희는 “올해로 개봉 50주년”이라며 “실화, 사회적 소수자, 비극 그리고 미디어에 대한 통렬함 때문에 당시 국내에서 볼 수 없었지만 봐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은 영화다. 무엇보다도 알 파치노”라고 특별한 소재와 강렬한 배우의 존재감을 선택의 이유로 꼽았다.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음달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간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원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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