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새벽 2시에 악마로 변하는 여자와 그를 돌보는 남자의 이야기, 좀비로 변한 딸을 지키려는 아빠의 분투, 초고속 스피드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레이서의 이야기가 광복절 연휴에 극장에서 관객을 기다린다. 코미디와 오컬트를 접목한 영화부터 화려한 레이싱 액션으로 경쟁력을 갖췄다.
배우 임윤아와 안보현이 주연한 ‘악마가 이사왔다’가 13일 개봉하면서 현재 박스오피스 1, 2위를 지키는 조정석의 ‘좀비딸’, 브래드 피트의 ‘F1 더 무비’와 3파전에 본격 돌입했다. 광복절인 15일부터 주말이 겹친 17일까지 3일간의 연휴가 이어지는 ‘광복절 특수’를 노리면서 가족 단위 관객을 겨냥한다.
관객의 관심이 가장 집중된 영화는 신작인 ‘악마가 이사왔다'(제작 외유내강). 매일 밤 악마가 돼 깨어나는 여자 선지(임윤아)를 둘러싼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전개되는 작품이다. 안보현은 낮에는 평범하지만 밤이면 몰라보게 달라지는 선지를 지키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 역이다. 코미디와 오컬트, 설레는 로맨스의 감정을 오가는 임윤아와 안보현의 호흡을 중심으로 성동일과 주현영까지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합류해 극을 다채롭게 꾸민다.
이상근 감독은 2019년 여름 데뷔작인 ‘엑시트’로 900만 관객에 성공했다. 기대 속에 내놓는 두 번째 연출작인 이번 ‘악마가 이사왔다’는 ‘엑시트’를 연출하기 전부터 구상했던 시나리오로, 감독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상근 감독은 개봉 전 맥스무비와 인터뷰에서 “인생이라는 길에서 길을 잃은 두 사람이 만나서 같이 걷다가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으로 선한 사람이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모습,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모습에 희열을 느낀다”며 “누군가는 판타지 같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작품을 통해 어딘가에 있을 길구 같은 사람들을 소개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상상으로 구현했지만, 선지와 길구라는 두 인물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 희망을 담고 싶었다는 의미다. 앞서 ‘엑시트’가 그렇듯 ‘악마가 이사왔다’ 역시 표면적인 스토리의 이면에 숨은 메시지를 해석하는 재미도 있다.

● 400만 돌파 향하는 ‘좀비딸’ VS ‘F1 더 무비’
조정석의 ‘좀비딸’과 브래드 피트의 ‘F1 더 무비’는 광복절 연휴에 나란히 400만 관객을 겨냥한다. 여름 극장가에서 쌍끌이 흥행을 벌이는 두 영화는 12일까지 각각 355만6624명, 373만3050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록하면서 박스오피스 1, 2위에 올라 있다. 이미 입소문이 퍼진 만큼 관객 동원에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좀비딸'(연출 필감성·제작 스튜디오N)은 좀비로 변한 딸을 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훈련하는 아빠 정환(조정석)의 분투를 그렸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딸 수아(최유리)와 정환의 모친 밤순(이정은), 정환의 고향 친구인 동배(윤경호), 정환의 첫사랑 연화(조여정)가 작은 바다 마을을 배경으로 벌이는 ‘좀비딸 지키기’가 따스한 웃음과 뭉클한 눈물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완성됐다.
지닌달 30일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는 ‘좀비딸’은 355만명 동원의 성과에 힘입어 광복절 연휴에도 가족 단위 관객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2주 동안 꾸준히 관객을 모으면서 ‘검증된 영화’라는 점에서 광복절 연휴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막강한 뒷심을 보이는 ‘F1 더 무비’ 역시 무난하게 4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25일 개봉해 벌써 두달 째에 접어들었지만 관객의 발길은 계속된다. 특히 CGV IMAX 스크린과 메가박스 돌비 시네마 등 특수관에서 영화를 반복해 관람하는 ‘N차’ 선택이 이어지면서 올해 극장 개봉작으로 이미 최고 성적에 올랐다.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오후 1시 현재 이들 3편은 예매율 2~4위에 나란히 올라 있다. 1위는 팬덤의 집중적인 관심이 몰린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차지한 가운데 광복절을 앞두고 3편은 각각 7~9만명 사이의 예매량을 기록하면서 3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개봉하는 22일 전까지 이들 영화의 흥행 대결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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