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사탕’ →김태리·홍경의 ‘이 별에 필요한’…감성 자극 애니메이션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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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탕'(왼쪽)과 ‘이 별에 필요한’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컬처웍스·넷플릭스

5월 말 상상력으로 가득 찬 세계를 만날 수 있는 두 편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관객을 찾아온다. 

한국을 대표하는 아동문학 작가 백희나의 그림책을 원작으로 한 ‘알사탕’과 최근 K애니메이션 뉴웨이브의 중심으로 인정받는 한지원 감독의 ‘이 별에 필요한’이 개성 넘치는 설정과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내놓는다. 애니메이션 영화의 주요 관객층인 가족 단위 관객을 넘어 2030세대의 감수성을 자극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야기들이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알사탕’(감독 니시오 다이스케)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2020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드 추모상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의 ‘알사탕’과 ‘나는 개다’를 원작으로 하는 21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다. 지난 3월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국민 동화로 인정받는 ‘구름빵’으로 데뷔한 백희나 작가는 ‘삐약이 엄마’ ‘장수탕 선녀님’ 등 상상력과 감성을 겸비한 작품들로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왔다. 손으로 직접 만든 인형과 무대를 활용한 독창적인 동화 세계를 구축하며 국내외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해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그림책에서 스크린으로 확장된 ‘알사탕’은 외로운 동동이에게 찾아온 마법의 알사탕이 들려주는 따뜻한 진심을 그리는 작품이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놀던 동동이가 우연히 신비한 마법의 알사탕을 얻게 되며 펼쳐지는 마법 같은 이야기다. 알사탕을 먹은 동동이는 의문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하고, 인간은 물론 사물과 동물의 진심까지 듣게 되면서 일상이 마법처럼 변화한다. ‘경청’과 ‘공감’의 가치를 일깨우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한국이 아니라 일본 최대 애니메이션 제작사 토에이 애니메이션이 투자·제작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490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극장가로 이끈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제작진이 합류해 백 작가 특유의 환상적인 세계를 3D 애니메이션으로 생생하게 구현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을 선도하는 토에이 애니메이션은 그간 ‘은하철도 999’ ‘드래곤볼’ ‘세일러문’ ‘원피스’ 등 세대를 아우르는 대표작을 다수 제작했다. ‘알사탕’은 토에이 애니메이션이 한국 아동문학을 원작으로 제작한 첫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한국 그림책의 따뜻한 감성과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정교한 작화가 만나 어떤 작품으로 완성됐을지 기대를 모은다.

일본 제작사를 통해 영화화된 과정에 대해 백희나 작가는 “토에이 애니메이션이 작품에 대해 보여준 진심”을 보고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한국적인 정서를 작품에 넣으려고 서울의 여러 동네를 직접 찾아다니는 등 애니메이션에 원작의 고유한 정취를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    

● 김태리와 홍경의 사랑 ‘이 별에 필요한’

30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이 별에 필요한’(감독 한지원·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은 2050년 서울을 배경으로 화성 탐사를 꿈꾸는 우주인 난영과 뮤지션의 꿈을 접어둔 제이가 만나 꿈과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내용이다. 근미래로 배경을 설정한 제작진은 익숙하면서도 미래적인 정서가 공존하는 레트로 사이버 펑크스타일의 공간을 묘사한다. 자율 주행 자동차 등 아날로그와 최첨단을 넘나들며 데이트를 즐기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담았다. 

난영과 제이의 목소리 연기는 배우 김태리와 홍경이 각각 맡아 일과 사랑에 진심을 다하는 청춘의 연애를 색다른 감성으로 그려낸다. 두 배우는 애니메이션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감독이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부터 참여해 의견을 나눴고 실사 촬영에도 동참해 사실적으로 작품이 완성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영화에서 난영은 화성 탐사라는 꿈을 향해 직진하고, 제이는 뮤지션의 꿈을 잠시 접어둔 상태다. 4차 화성 탐사 프로젝트의 마지막 관문에서 아쉽게 떨어진 난영은 꿈꾸던 음악을 포기한 채 레트로 음향기기를 수리하는 제이와 우연히 마주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에게 스며들며 사랑에 빠진다. 상대방의 꿈을 응원하며 새로운 미래를 꿈꾸던 난영과 제이는 갑작스럽게 이별하면서 갈등을 겪는다.

데뷔작인 단편 애니메이션 ‘코피루왁’과 ‘마법이 돌아오는 날의 바다’를 거쳐 지난 2023년 개봉한 영화 ‘그 여름’을 통해 독보적인 감성의 작화와 자신의 삶을 압축한 이야기를 선보인 한지원 감독은 ‘이 별에 필요한’에서 사랑의 감정에 대해 더 깊게 이야기한다. 헤어짐을 뜻하는 ‘이별’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별’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아낸 제목은 누군가의 부재로 인해 존재가 더 커지는 사랑의 특징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한 감독은 “떠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소중한 가치인 사랑이 우리에게 항상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별에 필요한’은 각자의 꿈이 멈칫한 순간 만난 난영과 제이의 사랑을 중심으로 꿈을 향한 응원과 성장, 가족애 등을 아우른다. 현재 애니메이션 영화 작업에 한창인 봉준호 감독은 이 작품에 대해 “우주와 일상을 감싸안는 섬세한 시각적 완성도”라는 추천평을 남겼다.

‘이 별에 필요한'(왼쪽)과 ‘알사탕’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롯데컬처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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