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포테이토 지수 80%] ‘대가족’, 가족 의미 곱씹게 하는 착한 영화

170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대가족’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핵가족을 넘어서서 1인 가구 800만 시대인 요즘. 시대를 역행하는 제목으로 주목받는 영화가 있다. 바로 다음 달 11일 개봉하는 영화 ‘대가족’이다. ‘대가족’은 아버지와 아들로 처음 작품 인연을 맺은 김윤석과 이승기의 주연, ‘변호인’과 ‘강철비’를 성공시킨 양우석 감독의 연출로 관심을 모으는 작품이다.
 
‘대가족’은 가문의 승계 고민뿐인 만둣국집 사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간다. 하나뿐인 자식이 승려가 되면서 대를 이를 사람이 없어 걱정인 함무옥(김윤석)에게 생면부지의 손주들이 찾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서울 종로에서 30년 넘게 만둣국집 평만옥을 운영해온 무옥은 빌딩을 여러 채 소유한 알부자. 휴지 한 장 쓰는 데에도 발발 떠는 구두쇠이지만 증조, 고조의 제사까지 지낼 만큼 가문과 전통을 중시한다. 무옥에게는 사별한 아내와 사이에 얻은 아들이 하나 있다. 아들 문석(이승기)으로, 문석이 가문을 이을 생각을 하지 않고 승려의 길을 선택하면서 이들 부자 사이는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태다.

어느 날, 문석이 생물학적 아버지라며 어린 남매가 평만옥을 찾아온다. 문석은 의대에 다니던 시절에 정자를 기증했던 일을 떠올리고, 이유야 어찌 됐건, 무옥은 가문을 이어갈 손자들의 등장에 마냥 기쁘다. 무옥은 자신의 호적에 올리기 위해 친자 확인 검사를 의뢰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손주들을 보호하고 있는 시설을 매일 같이 드나든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에서 아버지와 아들로 만난 김윤석(왼쪽)과 이승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웃음을 위한 무리한 설정, 후반부 집중력 하락 

영화는 제대로 된 대화는커녕 관계가 단절되다시피 한 무옥과 문석을 통해 해체돼가는 가족의 모습을 그린다. 이를 통해 세대 간의 갈등과 분열도 담는다. 무옥이 가문과 돈을 중시하는 데에는 전쟁 고아로서 피난 중에 동생을 잃고 결혼한 후에는 아내까지 잃은 아픔이 있기 때문.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그를 구두쇠에 억척스러운 아버지로 만들었다. 문석이 승려가 된 데에는 어머니의 상중에도 돈이 무엇인지 장사를 하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감과 반발심이 작용했다. 가문과 돈을 중시하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반발하는 아들을 통해서 영화는 세대 갈등을 겪는 오늘날의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모습을 비춘다.

영화는 또 혈연 관계에 있지만 남보다 못한 가족, 피를 나눈 사이는 아니지만 진짜 가족보다 더 진짜 같은 가족, 생물학적 부모와 자식, 한부모 가족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가족을 통해서 그 의미를 곱씹게 한다. 또한 가족의 의미를 확장해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 점이 눈길을 끈다.

‘대가족’으로 ‘미성년’ 이후 오랜만에 가벼운 옷을 입은 김윤석은 아들에게는 차가운 아버지, 직원들에게는 까탈스러운 사장, 손주들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할아버지로, 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앞선 작품에서 보여준 진중한 모습뿐 아니라 유쾌한 모습도 찰떡같이 소화해내며 또 한 번 ‘믿고 볼 수 있는 배우’임을 증명한다. 배역을 위해서 삭발까지 한 이승기는 승려 옷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요긴한 역할을 한다.

‘대가족’은 ‘변호인’과 ‘강철비’ 등에서 시대의 아픔을 소재로 묵직한 감동을 안겼던 양우석 감독의 신작이다. 그런 감독의 작품답게 유쾌함을 내세우고 있으면서 생각할 거리도 던진다. 연말에 가족과 볼 수 있는 영화다. 

다만 웃음을 위한 일부 무리한 설정과 가족 해체과 유사 가족, 세대 갈등과 화합, 전쟁의 아픔 등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은 탓에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점은 아쉽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감독: 양우석 / 출연: 김윤석, 이승기, 김성령, 강한나, 박수영, 김시우, 윤채나, 심희섭, 길해연, 이순재 / 제작 : 게니우스 / 장르 : 드라마, 코미디 / 개봉일: 12월11일 /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06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1
0
+1
0
+1
3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