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에 사표” 민희진, 뉴진스 전속계약 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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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어도어와 전속계약 분쟁을 예고하고 있는 그룹 뉴진스. 사진제공=어도어

그룹 뉴진스를 기획하고 프로듀싱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떠난다고 밝혔다. 이로써 뉴진스와 어도어 및 하이브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은 전속계약 해지를 둘러싼 극한의 갈등으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민희진 전 대표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오늘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한다”며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 간 계약을 해지하고 하이브에 주주 간 계약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브와 그 관련자들의 수많은 불법에 대해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하나하나 진행할 예정”이라고도 말했다. 

민희진 전 대표와 어도어의 모기업인 하이브의 갈등은 지난 4월 촉발됐다. 하이브는 당시 어도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차지해 뉴진스와의 독립을 모색한 사실을 확인하고 전격 감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민 전 대표는 하이브의 주장에 “불법 감사”라고 맞서면서 7개월 동안 분쟁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와 현재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할 기미도 전혀 없기에 더 이상의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판단으로 결단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입장문에서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길 바랐고 뉴진스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난 4월 두 차례에 걸쳐 내부고발 이메일을 보낸 이유” 역시 하이브의 잘못을 지적하는 동시에 뉴진스의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하이브가 소수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자신에게 “경영권 찬탈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마녀사냥을 하면서 대기업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무지하고 비상싱적인 공격을 해댔다”는 게 민 전 대표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돈에 연연해 뒤틀린 조직에 편승하고 안주하고 싶지 않다”고 하이브를 떠나는 이유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SM엔터테인먼트 출신인 민희진 전 대표는 지난 2019년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제안을 받고 하이브의 CBO(최고브랜드관리자)로 입사했다. 이후 하이브 산하의 레이블 쏘스뮤직 등에서 연습생으로 몸담고 있던 민지 등 멤버들을 모아, 2021년 신규 레이블 어도어의 대표이사를 맡아 뉴진스를 제작해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뉴진스가 일본 데뷔를 앞둔 지난 4월 하이브와의 갈등이 폭발하면서 양측은 극한의 대립을 벌이고 있다. 하이브와 민 전 대표뿐 아니라 민 대표를 향한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빌리프랩 등이 얽힌 여러 소송전이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민희진 전 대표는 최근 보유 중인 어도어의 주식에 대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뜻을 하이브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하이브는 민 전 대표를 어도어의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이미 주주간계약이 해지됐다고 맞서고 있다. 입장 차이가 큰 만큼 향후 풋옵션 행사와 관련한 법적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민희진 전 대표가 하이브와 공식적으로 이별을 택하면서 뉴진스의 거취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뉴진스는 민 전 대표가 어도어의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직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자신들이 하이브 내부에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민 전 대표의 복직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하이브가 이를 수용하지 않자, 뉴진스의 멤버 하니는 최근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민희진 전 대표의 대표이사직 복귀와 어도어의 정상화를 요구했고, 하이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담은 내용증명을 어도어에 발송했다. 사실상 전속계약 해지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으로 민 전 대표와 뉴진스 그리고 하이브와 어도어가 벌이는 전속계약 분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희진 전 대표의 사임과 뉴진스의 내용증명과 관련해 하이브는 아직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하이브와 분쟁을 겪고 있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20일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사진제공=어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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