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감사 출석 하니, 방시혁‧어도어 경영진 공개 저격 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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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하니(오른쪽)가 안호영 위원장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출처=국정감사 생중계 화면 캡처

“죄송한데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20·본명 하니 팜)가 15일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소속사 어도어 경영진은 물론 모회사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동안 직장 내 괴롬힘을 주장한 하니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어도어의 김주영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고 설명하자 “죄송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회사에서 우리(뉴진스)를 신경쓰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하니가 속한 뉴진스는 최근 어도어 대표직에서 해임된 민희진 전 대표의 편에 서서 현 경영진과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달 1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직접 출연해 사내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민 전 대표의 복직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하니가 주장한 ‘직장 내 괴롭힘’이 이슈의 중심이 되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및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하니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 “이런 일 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국정감사 출석”

이날 오후 2시30분 흰색 셔츠에 아이보리 컬러의 니트를 입고 국회에 출석한 하니는 “여기에 나오지 않으면 (괴롬힘이)조용히 넘어가고 또 묻힐 것 같았다”며 “앞으로 이런 일은 누구나 당할 수 있다. 선배든 후배든 동기든 연습생들이 이런 일을 당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약 1시간 동안 이뤄진 질의에서 핵심 쟁점은 하니가 주장한 ‘직장 내 괴롬힘’과 ‘따돌림’에 관한 진위였다. 이날도 하니는 하이브 산하의 다른 레이블에 소속된 한 그룹의 매니저로부터 “무시해”라는 말을 들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부산대 축제를 가는 날(5월28일) 하이브 사옥 내 헤어 메이크업 공간에서 메이크업을 마치고 밖에서 기다리는데 다른 팀의 멤버 3명과 여성 매니저를 마주쳐 인사를 했다”고 밝힌 하니는 “5분, 10분이 지난 뒤 그분들이 다시 나왔는데 그 매니저가 제 눈과 마주치고 따라오는 멤버들에게 ‘못 본 척해’ ‘무시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그 분(매니저)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비슷한 일을 여러 번 겪었다는 게 하니의 주장이다. “데뷔하고 높은 분과 몇 번이나 마주쳤는데 저희 인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며 “인사를 받지 않는 건 인간으로 예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가 지목한 ‘높은 분’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으로 보인다. 앞서 뉴진스 멤버의 부모들 역시 ‘방시혁 의장이 멤버들의 인사를 한번도 받아주지 않았다’고 주장한 대목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은 하니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회사의 분위기가 있었다”며 “블라인드 앱(회사별 소통 플랫폼)에서 소속사 직원들이 뉴진스를 욕하는 걸 봤고, 뉴진스의 일본 성과를 낮추고 역바이럴을 한 정황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역바이럴은 부정적인 내용을 SNS 등 온라인에 유포하는 일종의 부정 마케팅 방식이다. 하니의 이 같은 주장 역시 앞서 민희진 전 대표가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놓은 발언과 일치한다.  

이에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은 ‘회사가 뉴진스를 싫어한다면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하니는 “저희는 (하이브 내 레이블과 비교해)다르게 데뷔했고, 잘 돼서 저희를 낮추려는 행동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속사가)저희를 지키고 싶으면 사과하거나 액션을 취해야 한다”며 “미래를 말하기 전에 이 문제(직장 내 괴롭힘)를 빨리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거듭 요청했다. 

지난달 1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한 그룹 뉴진스. 사진출처=유튜브 캡쳐 

● 김주영 대표 “아티스트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주영 대표는 하니의 따돌림 주장에 대해 “보관 기간이 만료된 CCTV를 복원할 수 있는지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했다. 저도 하니의 주장을 믿고 있다”면서도 “현재 상황에서 당사자 간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사실 관계 확인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현재 노동청에서 관련 조사가 이뤄지는 만큼 이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어 “아티스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인권까지 보호해서 아티스트가 가진 꿈과 희망을 잘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어도어의 신임 대표가 된 지 한 달 반이 됐다. 믿고 조금만 더 시간을 주면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하니는 마지막 발언 시간이 주어지자 “제가 이런 일을 겪으면서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법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며 “그래도 인간으로 서로를 존중하면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은 없지 않을까”라고 힘주어 말했다.

베트남계 호주인인 하니는 팬들로부터 ‘한국에서 이런 경험을 하게 해서 미안하다’는 글을 받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팬들은)죄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하니는 “저는 한국에서 사랑하고 가족같은 멤버들, 직원들을 만났다. 한국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준 나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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