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캐릭터’ 강박에서 벗어난 임수정의 스모키 화장
배우가 되고 싶은 욕망을 감추고 살던 스타일리스트 서인경(임수정)은 화담(김윤석)을 만난 후 흑화된다.
스모키화장을 하고 나타나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분출하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임수정은 그동안 배우라는 직업 안팎으로 가지고 있던 ‘착한 캐릭터’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실제로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시점에 서인경 캐릭터를 만나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평했다. 비로소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은채에서 벗어나 더 넓은 스펙트럼의 배우가 된 것이다.
원래는 모든 게 꿈이었던 결말
영화를 보고 난 후 관객들이 당황하고 불평하길 원했던 최동훈 감독. 사실은 스승인 천관대사의 죽음부터 화담과의 사투가 모두 결국은 천방지축인 전우치의 꿈이었던 것으로 마무리할 예정이었다고.
하지만, “그런 영화를 누가 보냐?’라고 한마디 한 박찬욱 감독 덕분에 이야기를 추가해서 완성했다고 한다. 허망한 결말보다는 좀 더 대중적인 방식으로 풀어보라는 ‘찐친’의 권유였다.
클라이맥스 신을 청계천에서 촬영한 이유
화담과 전우치가 현대에서 다시 만나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곳은 바로 청계천. 원래 시나리오를 쓸 당시에만 해도 숭례문 위에서 촬영하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2008년 2월 숭례문 방화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청계천으로 옮겨 촬영했다.
하지만 화제가 아니어도 숭례문에서 촬영하지 않을 뻔했다고 한다. 바로 할리우드 영화 ‘점퍼’에서 주인공이 짧지만 숭례문에 서있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걸 본 최동훈 감독이 화들짝 놀라고 만 것.
설정이 겹치는 덕분에 시나리오를 수정한 최동훈 감독. 그럼에도 숭례문에서의 촬영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최근 개봉한 ‘외계+인’에서 고려시대의 벽란정 헛간과 현대를 이어주는 포탈이 위치한 곳이 바로 숭례문이었다.
하나같이 “뭐하냐?”고 물었다던 동료 감독들
지금이야 와이어 액션과 CG도 많이 발전했지만, ‘전우치’ 촬영이 한창이던 2008~9년 당시에는 촬영할 때 이정도로 많은 와이어 액션이 들어간 작품이 없었다. 강동원은 기본적으로 6개, 많게는 10개가 넘는 와이어를 착용하고 연기했었다.
심지어 현장에서는 실체도 없는 요괴와 맞서 싸우는 연기를 혼자 펼쳐야 했는데, 한 번은 현장에 김용화 감독과 나홍진 감독이 놀러 와 최동훈 감독을 조용히 불러 “도대체 무슨 영화를 찍고 있는 거냐?”고 물었다고…
하지만 ‘전우치’는 총관객 618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이후 김용화 감독은 와이어 액션과 CG가 잔뜩 등장하는 ‘신과 함께’로 쌍천만 감독으로 등극했다.
신나는 장면에 숨어있는 디테일
다시 영화의 도입부로 돌아가 보자. 옥황상제의 아들을 사칭해 하늘에서 지상의 궁으로 내려온 전우치가 자신이 누군지 밝히는 장면에서는 듣기만 해도 모두가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희대의 명곡 ‘궁중악사’가 흘러나온다.
무릇, 생선은 대가리부터 썩는 법!
내가 이 병의 목을 치면 너희들이 어떻게 될 것 같으냐?
가락이 너무 신나는 바람에 모두가 간과하는 장면이 있는데, 전우치가 들고 있던 청자의 병목을 붉은색으로 긋자 임금과 신하들의 목에도 동일한 붉은색 줄이 그어진다. 영화를 다시 보면 해당 장면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전우치’ 2편 만들어질 수 있을까?
주인공 전우치를 연기한 강동원은 영화가 개봉하던 당시부터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최동훈 감독 역시 후속 시나리오를 몇 장 썼으나, 잘 써지지 않아 중단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게 15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우치’ 속편에 대해 언급했던 강동원은 지난 1월 중순 ‘외계+인’ 2부 GV에 참여해 최동훈 감독과 “오늘밤 (속편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팬들의 환호를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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