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의 뉴진스·아일릿 지키기…”성장 발전 위해 노력” 내부 단속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사이의 분쟁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가열되는 가운데 하이브가 소속 그룹인 뉴진스와 아일릿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뉴진스가 소속된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등 경영진이 하이브로부터 독립을 위해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이에 하이브가 감사에 착수한 뒤 여러 폭로전이 이어지는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소속 그룹 및 사내 구성원을 독려하기 위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박지원 하이브 CEO는 23일 하이브 및 계열사인 레이블 어도어와 빌리프랩 직원들에게 사내 공지 이메일을 보내 “이번 사안은 회사 탈취 시도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안이어서 이를 확인하고 바로잡고자 감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일정 부분 회사 내외를 통해 확인된 내용들이 이번 감사를 통해 더 규명될 경우 회사는 책임 있는 주체들에게 명확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의 감사 착수 직후인 22일 오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밝힌 내용에 대해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 대표는 앞서 내놓은 입장문을 통해 현재 논란의 발단은 지난달 데뷔한 하이브 산하의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의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일릿의 데뷔 앨범을 프로듀싱한 하이브 방시혁 의장을 겨냥해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번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하이브 CEO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건들은 아일릿의 데뷔 시점과는 무관하게 사전에 기획된 내용들이라는 점을 파악하게 됐고, 회사는 이러한 내용들을 이번 감사를 통해 더 구체적으로 확인한 후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하이브라는 울타리 안에서 어도어, 쏘스뮤직, 빌리프랩 등 여러 레이블이 소속된 이른바 멀티레이블 구도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에 대해 “많은 시행착오 속에 발생한 또 다른 시행착오라고 생각한다”며 “사태를 마무리 짓고 멀티레이블의 고도화를 위해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하는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브와 어도어 경영진의 갈등은 22일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하이브는 이날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임원 A씨 등 경영진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고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 등이 어도어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투자 펀드 등과 접촉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민 대표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이번 사태의 출발을 ‘아일릿의 뉴진스 베끼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도어는 지난 2021년 하이브가 자본금 161억원을 출자해 만든 회사다. 이듬해 7월 데뷔한 뉴진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해 매출액 1102억원, 영업이익 335억원, 당기 순이익 265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브는 어도어의 지분 80%를 확보한 최대 주주다. 민희진 대표는 지분의 18%를 확보하고 있고 나머지 2%는 다른 임원진이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는 감사 착수와 함께 민희진 대표 등 경영진을 해임하는 안건에 대한 주주총회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