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인종차별 논란에 휩쌓인 아카데미 수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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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오펜하이머’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가여운 것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엠마 스톤의 인종차별적 행각이 질타를 받고 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기존의 수상자 5인이 참석해 올해의 주인공을 축하했는데, 먼저 남우조연상의 시상자로는 지난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조연상을 수상한 키호이콴과 마허샬라 알리, 팀 로빈스, 샘 록웰, 크로스토프 발츠가 함께했다.

지난해 수상자인 키호이콴은 마치 자신이 수상한 것처럼 기쁘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이름을 발표했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옆자리에 앉은 아내와 기쁨의 키스를 나눈 뒤 자신을 축하해주는 동료와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호응하며 여유롭게 무대에 올랐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그는 환한 미소로 그에게 트로피를 건네는 키호이콴의 얼굴은 보지도 않은 채 트로피를 낚아채다시피 수령했으며 팀 로빈스, 샘 록웰 등과는 주먹 인사를 하면서도 다시 한 번 그에게 축하를 전하려는 키호이콴은 그냥 무시해버리고 말았다.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아니면 정말 경황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해당 시상식을 지켜본 많은 이들은 그의 행동이 인종차별적인 행동이었다고 분노하며 지적하고 있다.

뒤이어 시상식 막바지에는 여우주연상의 발표가 있었다. 이번 시상에는 셀리 필드, 제니퍼 로렌스, 양자경, 샤를리즈 테론, 제시카 랭이 함께 등장했으며, 역시나 지난해 수상자인 양자경이 ‘가여운 것들’에서 열연을 펼친 엠마 스톤을 호명하고 트로피를 전달했다.

‘라라랜드’에 이어 두 번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은 엠마 스톤. 하지만 트로피를 전해주는 양자경과는 짧게 눈만 마주쳤을 뿐이며, 옆에 서있던 제니퍼 로렌스에게 다시 트로피를 건네받고 뜨거운 포옹을 하는 미묘한 그림을 연출했다.

두 사람 다 경황이 없었다고 하기에는 자신에게 트로피를 전해주는 이와 가장 먼저 인사와 축하를 전해받는 것이 일반적이라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 전 세계 팬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는 두 사람이라 이번 시상식에서 보여준 모습은 무척이나 아쉽다.

반면에 ‘오펜하이머’로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킬리언 머피는 무대에 오를 때부터 포레스트 휘태커와 벤 킹슬리, 그리고 전년도 수상자 브랜든 프레이저, 매튜 맥커너히, 니콜라스 케이지와 차례대로 인사를 나눈 뒤 소감을 전해 대조를 이뤘다.

더군다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박찬욱 감독이 연출을 맡는 ‘동조자’에 출연해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엠마 스톤은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에 출연한다고 해 우리 입장에서는 더욱 더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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