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전쟁’ 40만 눈앞,역대 ‘대통령 다큐’ 최고 기록은 ‘노무현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박스오피스 2위까지 올라섰다. 흥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티모시 샬라메의 ‘웡카’를 바짝 뒤쫓고 있다.
14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웡카’는 지난 13일 7만3330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뒤를 이은 작품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조명한 ‘건국전쟁’이다. 이날 5만2219명을 동원한 ‘건국전쟁’은 라미란 주연의 ‘시민덕희’까지 제치고 박스오피스 2위로 올라섰다. 13일까지 누적 관객은 38만2160명, 14일 내 40만명을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다.
‘건국전쟁’은 2월1일 개봉해 첫날 박스오피스 5위로 출발했다. 설 연휴를 앞둔 7일 윤여정 유해진의 ‘도그데이즈’ 조진웅 김희애의 ‘데드맨’ 등 신작 영화들이 대거 개봉하면서 한때 순위가 7위까지 밀려나기도 했지만 설 연휴 기간인 9일부터 12일까지 23만6411명을 동원해 3위로 상승했다. 이후 여권 정치인들의 관람과 기독교 단체 및 전국 교회들의 단체관람까지 확산하면서 관객 동원을 이어가고 있다.
김덕영 감독이 연출한 ‘건국전쟁’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김 감독이 2021년부터 3년에 걸쳐 만든 작품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 주변인 및 국내외 정치 역사 전문가들의 인터뷰 등을 담아 완성했다. 김 감독은 미국 주요 도시와 하와이 등 이 전 대통령의 행적이 남은 곳도 취재했다.
김덕영 감독은 2020년 한국전쟁 직후 북한 고아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김일성의 아이들’을 내놓았고, 이번 ‘건국전쟁’을 통해 두 번째 작품을 선보였다. 감독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과 삶을 다시 평가하고 싶다는 기획 의도를 밝혔지만, 3·15 부정선거 등을 벌여 민주주의 정신을 해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는 사실 냉정한 쪽에 가깝다. ‘건국전쟁’의 흥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 전직 대통령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성적 보니
정치적인 이슈와 역사에 대한 재평가 등 여러 논쟁을 이끌어내는 ‘건국전쟁’은 첨예한 해석에도 불구하고 2월 극장가에서 최대 화제작임은 분명하다. 최근 제작된 전직 대통령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들의 관객 기록과 비교해도 초반 흥행세가 단연 뚜렷하다.
‘건국전쟁’과 함께 현재 극장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그린 ‘길위에 김대중'(감독 민환기)가 상영 중이다.
1월10일 개봉한 ‘길위에 김대중’은 김대중 전 대통령(1924년~2009년)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작품으로, 청년 사업가 출신의 김대중이 갖은 고초를 겪으며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과정과 1987년 대선 후보로 나서기까지 드라마틱한 여정을 다뤘다.
다섯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사형수, 네 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세 번의 대선 낙선을 거친 낙선 전문가 김대중 대통령의 인생을 스크린으로 옮기기 위해 그의 생전 음성과 과거 사진·글·영상 자료, 측근의 증언, 역사학자의 설명 등 미공개 자료들과 방대한 양의 아카이브 자료를 모았다.13일까지 ‘길위에 김대중’의 누적 관객 수는 12만2998명이다.
앞서 문재인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도 선보여 주목받았다.
2023년 5월10일 개봉한 ‘문재인입니다’(감독 이창재)는 퇴임 이후 평산마을에서의 일상과 그와 오랜 시간 곁에서 동고동락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아닌 ‘사람 문재인’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최총 11만6959명이 관람했다.
이창재 감독은 ‘문재인입니다’ 이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었는지 보여주는 ‘노무현입니다’(2017년)을 연출했다.
‘노무현입니다’는 국회의원, 시장선거 등에서 번번이 낙선했던 만년 꼴찌 후보 노무현 전 대통령(1946년~2009년)이 2002년 대한민국 정당 최초로 치러진 새천년민주당 국민경선에서 지지율 2%로 시작해 대선후보 1위의 자리까지 오르는 드라마틱한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4번의 낙선 이력을 지닌 지지율 꼴찌 후보인 노무현이 한 달 만에 대선후보 1위로 올라서는 역전의 드라마를 되짚는 동시에 그의 주변인의 인터뷰를 통해 정치인 노무현이 아니라 ‘인간 노무현’의 진짜 이야기를 전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최종 관객 수는 185만4867명으로 역대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가운데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