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친 존재감’으로 난리 난 배우 관련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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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포테이토 지수 79%] ‘경성크리처’ 한소희만 보인다…득일까 실일까

1945년 3월, 도쿄 대공습으로 일본은 패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경성에는 조금씩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하지만 새벽이 오기 전 어둠이 가장 짙다고 하지 않던가. 힘없는 조선인들은 일본의 만행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이는 경성 최고의 전당포 금옥당의 대주 장태상(박서준)에게도 해당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극본 강은경·연출 정동윤) 시즌1은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광복 직전의 경성을 배경으로 한다. “돈, 물건, 사람”을 찾으려면 경성 제1의 정보통 장태상을 거쳐야 할 만큼, 혼란한 시기에도 그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그런 장태상에게도 위기는 찾아온다. 갑작스럽게 사라진 이시카와 경무관(김도현)의 애첩인 명자(지우)를 찾지 못하면 가진 것을 모두 빼앗길 위기다. 이에 장태상은 10년째 실종된 어머니의 단서를 찾아 만주에서 경성으로 넘어온 윤채옥(한소희)과 부친 윤중원(조한철)을 상대로 정보를 맞교환하는 거래를 한다.

윤채옥 부녀는 죽은 사람도 찾아낸다고 소문난 토두꾼(실종된 사람을 찾는 이들을 일컫는 단어). 예상대로 금방 명자의 마지막 행선지를 파악하는데, 명자가 향한 곳은 한번 들어간 환자는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는 옹성병원이다.

이들은 무언가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그곳으로 향한다.

● 예쁘고, 화려한 액션, 책임감까지 강한…매력 독식한 윤채옥

‘경성크리처’는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가족끼리 왜이래’ 등을 쓴 강은경 작가가 극본을,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통해 세밀하고 힘있는 연출력을 선보인 정동윤 PD가 연출을 맡았다. 파트1, 2로 구성한 시즌1(총 10부작) 공개 전에 이미 시즌2 촬영을 마쳤을 정도로 넷플릭스가 자신감을 보이는 작품이다.

여기에 톱스타인 박서준과 한소희의 만남으로 기대를 샀지만, 최근 언론시사회를 통해 시즌1 가운데 파트1에 해당하는 1~6회까지 공개한 ‘경성크리처’는 하반기 최고 기대작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한 만듦새를 보여준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평면적으로 그려지는 캐릭터들이다.

장태상은 경성의 ‘위대한 개츠비’ 같은 존재로, 일제강점기가 아닌 나라에서 살아본 기억이 없다. 시대의 상황은 그를 “그저 살아남는 것에 진심인 사람”으로 만들었고, 끈질긴 생존으로 일제강점기 치하에 자수성가했다.

“예쁜 눈”을 가진 윤채옥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던 장태상은 처음엔 자신의 안위를 위해 명자 찾기에만 몰두한다. 그러다 옹성병원에 갇힌 사람들을 목격하고, 이들을 구하고자하는 결심으로 나아간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성장하고 변화하는 인물이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게 그려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반해 윤채옥은 10년 넘게 어머니를 찾아 헤맨 절절한 사연과 장태상을 홀린 외모, 일본군을 단번에 제압하는 뛰어난 무술 실력, 옹성병원에 갇힌 아이들을 외면하지 않는 강인한 책임감 등 모든 매력이 집중됐다. 한소희는 그런 윤채옥을 탁월하게 소화한다.

오직 한소희의 매력이 극의 중심이 집중되면서 장태상을 비롯한 다른 캐릭터들의 능력과 개성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인물들이 형성한 균형감이 부족한 점 역시 극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 731부대 연상…가슴 아픈 역사로 탄생한 괴물

가슴 아픈 역사로 탄생한 괴물의 정체는 깜짝 놀랄만하다. 향후 ‘경성크리처’가 사연을 간직한 괴물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옹성병원에서 가토 중좌(최영준)는 조선인 포로들을 상대로 끔찍한 실험을 자행한다. 그렇게 공격 본능밖에 남지 않은 크리처가 탄생하고, 가토 중좌는 자신의 만든 크리처의 모습을 보며 감탄한다.

이미 넷플릭스의 또 다른 오리지널 시리즈인 ‘스위트홈’에서 여러 크리처가 등장했지만, ‘경성크리처’에는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의 한(恨)이 녹아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극 초반 가토 중좌가 만주에서 경성으로 내려온 설정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 하얼빈 일대에서 한국인과 중국인 등 전쟁 포로를 대상으로 잔혹한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 관동군 731부대를 떠올리게 한다. 이들에게 끌려온 포로들은 이른바 마루타(통나무)라는 암호로 불렸고, 옹성병원에서도 이들을 마루타라고 지칭한다.

정동윤 PD는 “다른 작품들과 ‘경성크리처’ 속 크리처의 가장 큰 차별화는 슬픈 정서가 녹아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어두웠던 경성에서도 가장 음습한 지하 감옥에서 탄생한 괴물은 그 자체로 콧등을 시큰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낸다.

연출: 정동윤 / 극본: 강은경 / 출연: 박서준, 한소희, 수현, 김해숙, 조한철, 위하준 외 / 플랫폼: 넷플릭스 / 공개일: 파트1-12월22일, 파트2-2024년 1월5일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스릴러, 호러, 액션, 괴수, 시대극 / 회차: 10부작(파트1 7부, 파트2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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