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배터리…이석희 前하이닉스 대표, SK온 ‘구원투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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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 SK온 새 수장으로 발탁

불황 타개·풍부한 제조업 경험, SK온 흑자전환 기여 기대

이석희 SK온 사장. ⓒSK이노베이션 이석희 SK온 사장. ⓒSK이노베이션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가 적자 탈출을 꿈꾸는 SK온의 새 수장으로서 돌아왔다. ‘반도체 불황’ 늪에 빠졌던 SK하이닉스를 구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쓴 역량을 바탕으로 SK온의 흑자 전환을 달성할 방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2024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통해 SK온의 사장으로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를 선정했다. 이석희 사장은 지난해 3월 SK하이닉스 대표직을 내려놓은 지 1년 9개월 만에 경영일선으로 복귀했다.

SK온은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리된 이후 적자 행진 이어왔다. SK온은 2021년 6880억원, 지난해 1조7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올해 상반기(4762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861억원 적자를 냈다.

올해 적자 폭은 줄였지만 올 하반기부터 전기차 수요가 하락하면서 배터리 업계도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SK온은 올해 4분기 첫 흑자 달성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었지만, 그 전망도 다소 불투명해졌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이 사장의 첫 번째이자 최우선 과제는 ‘흑자 전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에 드리워진 그림자 속에서 이 사장이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SK온도 SK하이닉스와 같은 그림을 그리게 될지 주목된다.

SK그룹은 이 사장의 반도체 전문가로서 역량을 높게 평가해 삼고초려 끝에 SK하이닉스 대표로 영입했다.

이 사장은 인텔,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를 거쳐 SK하이닉스 DRAM 개발부문장, 사업총괄(COO) 등을 역임했다. 이 사장은 인텔에서 약 10년간 근무하며 최고 기술자에게 수여되는 ‘인텔 기술상’을 3차례 받는 등 글로벌 역량과 제조 기술 전문가로서 인정받는다.

발탁 당시 반도체 업계에는 그간 호황기가 끝나고 한파가 올 것이라고 예고돼 있었다. 이에 이 사장은 당시 취임사에서 “당장의 추위에 대비하되 더욱 멀리 보고 준비하자”를 골자로 업계 침체 대응에 대해 강조했다.

2018년 말에 SK하이닉스의 대표가 된 그는 본격적으로 회사 운영을 시작한 첫해인 2019년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2년 만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매출이 전년 대비 34.8% 증가한 42조9978억원, 영업이익은 147.6% 급증한 12조4103억원을 올렸었다.

이 같은 성과에는 그가 이룬 반도체 기술 발전과 수율 안정화가 크게 기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공급망 차질 등 불리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늘어나는 IT기기 수요에 맞춰 반도체 제품 공급을 확대한 그의 과감하고 기민한 판단력도 뒷받침됐다.

이렇듯 업계 불황 타개·풍부한 제조업 경험을 보유한 그는 수율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때 수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사장에 대해 “‘인텔 기술상’을 3차례 수상하는 등 글로벌 제조업 전문가로서 SK온을 첨단 기술 중심의 글로벌 톱티어(Top Tier) 배터리 기업으로 진화시킬 최적의 인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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